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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통역, 그 언어의 벽을 넘어 비가 아스라이 내리던 오후, 난민 A씨를 만났다. 젖은 비 사이로 시작된 우리의 첫 만남은 각자가 지나왔던 과거의 시간만큼이나 새롭고 낯선 것이었다. 그녀는 내가 만나왔던 여느 방글라데시의 소녀들처럼 으레 낯을 가리더니 금세 제 나이 또래의 발랄함을 되찾았다. 우리가 만나게 된 것은 그녀의 재판을 위해서였다. 나는 며칠 전 변호사 사무실에서 부터 급하게 통역 요청을 받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법원에 도착하였을 때 통역인의 이름이 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법원의 실수로 통역인이 2명이나 섭외가 되어버린 것이다. “안녕하세요” 우리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또 다른 통역인은 훨씬 키가 큰 사람이었다. 깔끔한 수트를 차려 입고 온 그에게서 중년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한편으로 안도했..
<청산별곡> 고려 유랑민들의 절망과 꿈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쳥산)애 살어리랏다. (살거야, 살거야. 청산에 살거야.) 멀위랑 달래랑 먹고, 靑山(쳥산)애 살어리랏다. (머루랑 달래랑 먹고 청산에 살거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울어라 울어라 새야. 자고 일어나 울어라 새야)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너보다 시름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 울고 있어.)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가는 새를 본다. 가는 새를 본다. 물 아래 날아가는 새를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이끼 묻은 쟁기를 가지고 물 아래로 날아가는 새를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링공 뎌링공 하야 나즈란 디내와..
2011년도 난민인권센터 기부금 활용실적
난민영화리뷰 <4월의 어느 날>, 꽃 피는 봄이 왔지만... #1. 형제(兄第) 형제가 있었다. 가난한 환경 속에서 부모님의 남다른 기대를 받으며 그 어려운 사범학교 교육까지 받은 형과 그럼으로써 늘 뒷전으로 밀렸던 동생이었다. 하지만 형은 공산주의자였고 독립운동을 하면서 집안의 미래 따위는 이미 뒷전으로 내던진지 오래였다. 늙은 어머니를 봉양하며 집안을 건사한 것은 결국 그 동생이었다. 그저 동생이라는 이유로 늘 뒤로 밀렸던 아픔 때문에 동생은 형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기로 마음먹는다. 우익 청년단의 감찰부장으로서 벌교에서는 힘 깨나 쓰는 유지였다. 6.25 전쟁이 일어나 벌교가 공산당의 치하로 들어가면서 형은 돌아왔다. 이번에는 동생이 도망자가 된다. 형제의 운명은 늘 대한민국의 질곡과 함께 해 왔다. 다시 전세가 역전이 되고 공산주의자들이 지리산으로 숨어 들..
난센의 새 가족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난센입니다.^^ 워크샵 잘 다녀왔다는 소식 보셨나요? 못보신 분은 바로 아래 글이니 편안한 마음으로 봐주세요. 신입 상근활동가 2명과 7기 인턴활동가 3명이 일하게 돼서 난센 사무실이 북적북적 하답니다. 더 늦기 전에 어서 소개부터 드려야겠습니다. 자, 이제 소개인사 나갑니다~ 집중!! 강은숙 안녕하세요. 3월부터 난센에서 일하게 된 강은숙입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현실의 모순을 공부하면서 어쩌면 약자들의 고통을 먼 발치에서만 지켜보았던 것 같습니다. 한계와 마음의 빚을 느끼다가 이제서야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보다 가까이 그 현실들을 함께 느끼고, 함께 아파하고, 나아가 함께 풀어가고자 난센 활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에서 5.18 참여자들의 삶의 발자취를 기록..
2011년 연말 기준 국내 난민 현황 2011년 연말 기준 국내 난민 현황 난민인권센터는 국내의 난민신청자 및 인정자 현황 등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2011년 연말 기준으로 국내의 난민 현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연도별 통계 1) 난민신청 대한민국이 난민신청을 접수한 1994년 이후 2011년 연말까지 총 3,926명이 난민신청을 하였습니다. 2011년에는 난민신청을 접수한 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난민신청을 하였는데, 한 해 동안 총 1,011명이 난민신청을 하였습니다. 2007년 717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300~400명 가량이 난민신청을 하였는데, 2011년에는 평년의 2.5배에 가까운 수가 난민신청을 하였습니다. 2) 난민인정 한편 2011년에는 모두 42명이 새로 난민지위를 인정받아, 19..
[FMR] "잊혀지고 방치된 난민들: 일본의 도호쿠 대지진 이후 난민들의 상황" Forgotten and Unattended: refugees in post-earthquake Japan 잊혀지고 방치된 난민들: 일본의 도호쿠 대지진 이후 난민들의 상황 글: Katsunori Koike(카츠노리 코이케) 출처 : Forced Migration Review, Issue 38, 2011, pp.46-47, 원본(PDF) 일본은 세계최고의 재난 대비 방안 국가이면서도, 가장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2011년 지진 후에도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난민들과 난민신청자들은 지진 후 더욱 엄격해진 이동의 자유 제한, 더 악화된 빈곤, 그리고 필수적 정보의 부족 등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감당해야만 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을 덥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을 잃..
[FMR]개입, 법의 준수 그리고 책임성 Towards engagement, compliance and accountability 개입, 법의 준수 그리고 책임성 글 : Annyssa Bellal, Gilles Giacca and Stuart Casey‐Maslen 출처 : Forced Migration Review, Issue 37, March 2011, pp.4~6 원본(PDF) UN을 포함한 국제기구들과 지역기구들은 비국가무장조직(ANSA)들이 국제규범을 위반했을 경우 국제적 차원에서 그 책임을 지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 비국가무장조직(ANSA: Armed Non‐state Actors) 국가의 제재를 받지 않는 조직으로 군사적 작전 등을 수행하며 정치적, 종교적 또는 군사적 목적을 가지고 활동한다. 이 기사에서는 개인소유의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