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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법개악반대

[법무부장관님께] 14. 안녕하세요, 홍세화입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께, 안녕하신지요? 최근에 법무부는 난민법 개정을 예고했습니다. 난민법이 행정 관리들의 편의주의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난민보호를 목적으로 갖는다고 할 때, 개정안은 개선 방향이 아니라 개악의 방향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번 개악안이 의회에서 통과한다면, 난민 심사의 벽은 더 높아지고 신청 절차는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난민 신청 접수 장소는 대폭 축소되고, 난민 신청자가 출국하면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간주하여 가족결합을 어렵게 만들고, 90일 동안이었던 소송 기간은 30일로 줄어들어 난민 신청자들이 변호사 등의 도움을 받기가 어려워지는 반면에 강제소환은 더 쉬워질 것입니다. 장관께 이 개악안의 철회를 요청하려고 이 글을 씁니다. 20년 동안 프..
[법무부장관님께] 13. 안녕하세요, 강이슬입니다. 법무부 장관님께 법무부 장관님,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정부가 난민을 대했던 흐름을 봤을 때 이 결정은 그저 난민의 고통을 끝까지 책임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무책임한 결정인 것이죠. 법무부 장관님께서는 난민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잘 아실 겁니다. 난민이 되었을 때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잘 아실 겁니다. 또 법이라는 것이 사회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사회가 흘러가는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기에 법무부 장관님은 이런 결정에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잘 아실 겁니다. 난민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앞장서서 만들어 낸 지옥의 희생자입니다. 20세기 초 제국주의 국가들은 중동과 아프리카를 식민지 분할하여, 종족 간•종교 간 갈등을 부추겼습니다. ..
[법무부장관님께] 12. 안녕하세요, 한나현입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부 장관님.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스물아홉의 청년입니다. 그리고 저는 뉴스에서 그토록 걱정하는 - 이민을 가고 싶어하고, 아이를 낳고 싶어하지 않는 - 소위 ‘청년문제’의 바로 그 청년이기도 합니다. 누구든 자신이 나고 자란 곳에서 좋은 삶을 살고 싶을 것이고,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저 이후의 삶을 한국에서 꾸리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이 ‘사회’의 끔찍함을 목도하기 때문입니다. 난민신청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비인격적인 사건들은 장관님께서도 잘 알고계실 것입니다. 난민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냉혹함, 무신경함, 적대감은 제가 속해있는 이 곳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습니다. 지난해 예멘 난민의 입국을 두고 한차례 광풍이 불었습니다. 해가 바뀌고 몇 개..
[법무부장관님께] 10. 안녕하세요, 이상아입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코트디부아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고 지금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이상아라고 합니다.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한 코트디부아르(Cote d'Ivoire)에는 제가 17살이 된 해였던 2011년에 내전이 발생하였습니다. 긴 기간의 시위로 긴장감이 맴돌고 있던 상황에서 내전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던 날이었습니다. 밖에서 시위자들이 떼창을 하며 행진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학교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학교 지하실로 대피하였고 시위자들의 떼창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된 후에야 부모가 방문하는 대로 학생들은 학교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제 아버지는 곧 저를 찾으러 오셨고..
2019 인종차별철폐의 날 참가 후기-'전달된 말과 지워진 말' 퍼포먼스를 함께 하며 2019년 3월 17일에 열렸던 인종차별철폐의 날 공동행동 '모두의 목소리! 모두를 Respect' 행사에 자원활동으로 함께해 주신 이민혜님의 후기를 공유해드립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직 쌀쌀한 3월의 일요일, 저는 공동행동에 자원활동가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행사에서 맡은 역할은 부스 진행과 ‘전달된 말과 지워진 말’이라는 퍼포먼스에 공연자로 참여하는 것이었는데요. 도착해보니 보신각엔 이미 여러 여러 부스가 늘어서 있었고, 앞 무대에서는 공연팀이 리허설을 진행하는 중이었습니다. 난센 활동가님을 만나 퍼포먼스에 참여할 다른 자원활동가분들과 함께 안무가분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퍼포먼스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듣자 곧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무대를 채우..
[법무부장관님께] 9. 안녕하세요, 이다현입니다. 법무부 장관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단지 난민분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오늘 이 편지를 드립니다. 난민에 대한 지나친 온정주의에서 무작정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난민법 개정의 이면에 “난민에 대한 보호” 보다 “신속한 난민 처리”라는 의도가 없길 바랄 뿐입니다. 한국은 난민협약 가입국이며 어느 정도의 난민을 수용할 여력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난민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이유로 난민들의 난민 인정 심사 권한까지 제한해 버린다고 과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요? 난민 심사 자체를 막고, 강제 송환으로 대한민국 땅에 들어오는 것을 막으면 한국이 “난민문제”에서 자유로워 질까요? 저는 오히려 난민에 대한 정확한 정보, 한국의 난민법과 심사절차, ..
[법무부장관님께] 8. 안녕하세요, 김윤정입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부 장관님, 한국 시민들도 생계 및 학업, 친지방문 등 여러 이유로 인하여 시민권이 없는 환경에 노출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인종이나 성별, 언어 등 여러 요소가 어떤 피해를 가져오는지도 깨닫습니다. 저 역시 한국이 아닌 곳들에 머무르며 시민권의 유무가 사람을 얼마나 일상을 억죄는지 배웠고, 한국에 머무를 때 마다 제가 인지 못한 여러 특혜을 누리고 있단 사실을 염두에 두고 활동합니다 자신이 보유한 사회문화적 자본을 버리고 다른 곳에서 살겠단 결정은 내리는 그 순간까지, 사람들은 스스로의 복잡한 사정들과 조건들은 저울질 합니다. 그러나 난민신청을 하게 되는 사람들의 경우, 떠나야만 한단 사실 외의 조건들을 저울질할 기회가 없습니다 시민권이 없을 때 정치적 발언권이 어떻게 사라지고 권리의 범..
[법무부장관님께] 7. 안녕하세요, 김규리입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에서 국제개발협력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규리입니다. 난민법•출입국관리법 개정과 관련하여 제 의견을 전하고자 편지를 쓰게 되었어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난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학교 도서관에서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었는데, 처음 읽었을 때 충격이 굉장히 컸어요. 자연도태설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자연도태설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지구의 인구 밀도를 기근이 적당히 조절한다는 말이에요. 자연이 스스로 과잉 생물을 주기적으로 제거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죠)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파하고, 외면받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국제사회의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서울에 있는 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