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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

[법무부장관님께] 12. 안녕하세요, 한나현입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부 장관님.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스물아홉의 청년입니다. 그리고 저는 뉴스에서 그토록 걱정하는 - 이민을 가고 싶어하고, 아이를 낳고 싶어하지 않는 - 소위 ‘청년문제’의 바로 그 청년이기도 합니다. 누구든 자신이 나고 자란 곳에서 좋은 삶을 살고 싶을 것이고,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저 이후의 삶을 한국에서 꾸리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이 ‘사회’의 끔찍함을 목도하기 때문입니다. 난민신청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비인격적인 사건들은 장관님께서도 잘 알고계실 것입니다. 난민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냉혹함, 무신경함, 적대감은 제가 속해있는 이 곳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습니다.

 

지난해 예멘 난민의 입국을 두고 한차례 광풍이 불었습니다. 해가 바뀌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많은 사람들이 “과연 그럴 일이었는가?” 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는 동안 많은 난민들이 한국에서 고통받았습니다. 난민입국에 격렬히 반대했던 이들은 이미 자신이 무슨 말을 했던가를 잊어버렸을지 몰라도 고통은 여전히 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몫입니다.

 

이러한 사태를 초래하게 된 것은 이제껏 형식적인 난민제도만 만들어두었을 뿐 난민을 받아들일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난민법 개정은 이에 대한 반성이 담겨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난민을 잘 내쫒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난민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난민을 받을 줄 모르고, 받기 싫어하는 사회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닙니다. 국민을 위한 법과 인간을 위한 법은 결코 상충되지 않을 것입니다.

 

법무부 장관님, 여하 관계자 여러분!
부디 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이들을 환대하기 위해 애써왔던 사람들과 협력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난민법 개정은 한국사회를 보다 ‘사회’답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의 중요한 기로일 것입니다.

 

2019년 4월 19일 

한나현 올림

 

 


 

 

최근 법무부장관은 난민제도 '악용을 막는' 난민법 개정을 발표했고 입법예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난센은 난민 정책의 근본적인 방향 설정 없이 난민신청자들의 권리만을 제한하는 법무부의 개정안에 반대합니다. '난민에게도 사람으로서의 권리가 있다'는 난민법의 애초 의도가 훼손되지 않도록, 시민분들과 <법무부장관에게 편지쓰기>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약 한달간 시민분들의 편지가 법무부장관께 도착합니다. 매일매일 보내지는 편지를 난센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 이 캠페인에 함께 참여하고자 하시는 분은 refucenter@gmail.com으로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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