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장관님께] 9. 안녕하세요, 이다현입니다.

 

법무부 장관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단지 난민분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오늘 이 편지를 드립니다. 난민에 대한 지나친 온정주의에서 무작정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난민법 개정의 이면에 “난민에 대한 보호” 보다 “신속한 난민 처리”라는 의도가 없길 바랄 뿐입니다.

한국은 난민협약 가입국이며 어느 정도의 난민을 수용할 여력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난민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이유로 난민들의 난민 인정 심사 권한까지 제한해 버린다고 과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요? 난민 심사 자체를 막고, 강제 송환으로 대한민국 땅에 들어오는 것을 막으면 한국이 “난민문제”에서 자유로워 질까요?

저는 오히려 난민에 대한 정확한 정보, 한국의 난민법과 심사절차, 난민으로 인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예측과 전달이야말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하는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난민 인정을 받은 난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와 관리가 이루어져야 오히려 향후 한국사회에서조차 소외 받고 생존의 위기에 마주하게 된 난민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성이자, 이제 막 사회로 나와 직업을 찾는 구직자이자, 향후 50년은 더 한국사회에서 살아갈 시민입니다. 즉, 난민 혐오 주장에 따른 난민에 의한 테러, 범죄, 일자리부족문제에 가장 취약할 수도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난민 보호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지금까지 제가 만나온 난민분들은 제 주변 외국인친구들과 다름이 없었고, 오히려 더 어렵고, 힘들게, 기본적인 혜택조차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위상과 권위를 누리려면 그에 따른 책임 또한 마땅히 져야 합니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물질적인 발전 수준과 함께 보편적 가치에 대한 의식수준과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의식 또한 높아져야 하고, 이것이 바로 현재 대한민국이 당면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난민법 개정이 난민 문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개입과 조치, 난민 인권에 대한 존중과 보호를 통해 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한국의 책임을 다하려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4월 16일

이다현 드림

 

 

 

 

---

 

 

최근 법무부장관은 난민제도 '악용을 막는' 난민법 개정을 발표했고 입법예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난센은 난민 정책의 근본적인 방향 설정 없이 난민신청자들의 권리만을 제한하는 법무부의 개정안에 반대합니다. '난민에게도 사람으로서의 권리가 있다'는 난민법의 애초 의도가 훼손되지 않도록, 시민분들과 <법무부장관에게 편지쓰기>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약 한달간 시민분들의 편지가 법무부장관께 도착합니다. 매일매일 보내지는 편지를 난센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 이 캠페인에 함께 참여하고자 하시는 분은 refucenter@gmail.com으로 문의주세요.

 

 

난민인권센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