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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장관에게편지쓰기캠페인

[법무부장관님께] 10. 안녕하세요, 이상아입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코트디부아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고 지금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이상아라고 합니다.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한 코트디부아르(Cote d'Ivoire)에는 제가 17살이 된 해였던 2011년에 내전이 발생하였습니다. 긴 기간의 시위로 긴장감이 맴돌고 있던 상황에서 내전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던 날이었습니다. 밖에서 시위자들이 떼창을 하며 행진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학교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학교 지하실로 대피하였고 시위자들의 떼창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된 후에야 부모가 방문하는 대로 학생들은 학교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제 아버지는 곧 저를 찾으러 오셨고..
[법무부장관님께] 7. 안녕하세요, 김규리입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에서 국제개발협력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규리입니다. 난민법•출입국관리법 개정과 관련하여 제 의견을 전하고자 편지를 쓰게 되었어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난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학교 도서관에서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었는데, 처음 읽었을 때 충격이 굉장히 컸어요. 자연도태설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자연도태설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지구의 인구 밀도를 기근이 적당히 조절한다는 말이에요. 자연이 스스로 과잉 생물을 주기적으로 제거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죠)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파하고, 외면받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국제사회의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서울에 있는 난민..
[법무부장관님께] 6. 안녕하세요, 박경주입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께 지금 저를 둘러싼 어떠한 법 하나가 없어지거나 혹은 새로 생겨난다고 해도, 제 삶은 결코 송두리째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왜냐면 저는 시민/국민으로서 어느 정도의 ‘현상될 권리’와 저를 재현/대표해줄 ‘정치체(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그리 크지는 않더라도) 한곳에 정주하며 축적한 사회/문화/경제자본은 법의 영향력에도 삶이 덜 “휩쓸리도록” 하는 기반이 되어 줄 것입니다(물론 이를 맹신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난민과 국민사이’의 거리는 절대 멀다고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관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난민이라는 지위/조건에 놓인 이들은 다릅니다. “떠나왔지만 돌아갈 수 없다는” 상황과 함께 그들에게는 법의 영향력을 막거나 버텨낼 ‘재간’이 없기에(더 ..
[법무부장관님께] 4. 안녕하세요, 이다은입니다. 박상기 장관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다은이라고 합니다. 우선 바쁘신 와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해요. 작년부터 한반도에는 평화의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가끔씩 긴장의 흐름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에 담아두었던 평화의 기대들을 조금씩 펼쳐보고 꿈꾸며 기대하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평화가 깨어진 곳은 더욱 춥고 어둡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우리사회 각처에서 드러나는 혐오와 차별의 문제가 그것입니다. 그리고 특히, 작년에는 제주예맨난민 이슈를 시작으로 난민들이 한국사회에 ‘드러나며’ 화두가 되었던 해였습니다. 하지만 난민이슈는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그들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외국에서 2년 정도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업무로 출국했지만 언제나 비자를..
[법무부장관님께] 3. 안녕하세요, 문아영입니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中 박상기 법무부장관님, 안녕하세요. 저는 평화교육단체 피스모모에서 활동하며 난민인권센터 회원이기도 한, 한 사람의 시민, 문아영이라고 합니다. 저를 소개하며 잠시 멈칫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시민”이라는 단어를 쓰며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거든요. “나는 시민인가? 그러한가?” 저의 이 머뭇거림 속에는 조금 더 긴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어찌하여 지금, 여기의 나는 시민이고 누군가는 시민이 아닌 것인가?” 누구도 태어나기를 스스로 선택하지 않습니다. 태어날 국가를, 부모를 선택하는 이도 없습니다. 삶은 그렇게 주어지는 것이거나, 우리는 그..
[법무부장관님께] 2. 안녕하세요, 김규환입니다. 박상기 장관님께. 지난 2월 3일 미국 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에 해당하는 슈퍼볼 대회에 캐나다 최대 노조인 유니포(Unifor)는 GM의 공장 폐쇄를 비난하는 32초짜리 광고 만듭니다. 광고는 “무엇이 우리를 캐나다인으로 만드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이어 “어려움에 처한 친구나 이웃을 지원하는 것, 도움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기꺼이 돕는 행동이 바로 캐나다인의 정체성“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캐나다는 GM에 약 12조원의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10년 만에 GM은 공장 폐쇄로 자금 지원에 대한 캐나다의 손길에 답을 했습니다. 광고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이 납니다. "GM, 너희는 우리의 은혜를 잊어버렸겠지만, 우리는 결코 너희의 탐욕을 잊지 않겠다“ 하나의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