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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법개악

[법무부장관님께] 23. 안녕하세요, 김유찬입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국제과정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유찬입니다. 저는 작년에 기회가 닿아 체코에서 열린 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대회가 끝난 날에는 친구들과 함께 프라하의 골목들을 누비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려던 찰나, 한 남자가 걸어가던 저를 붙잡고 제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저에게 화를 내며 침을 뱉고 갔습니다. 그날, 전 충격에 빠져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존중이 아닌 위협을 받아야 했다는 것이 억울했습니다. 제가 어디에 사는지, 몇 살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미래에 무엇이 하고 싶은 지. 이런 사실들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제 인종은..
[법무부장관님께] 21. 안녕하세요, 김세경입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님께 장관님,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살고 있는 김세경이라고 합니다. 난민법이 실질적으로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바뀌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이주민과 난민에 대해 관심이 많아진 저는 작년에 미국 내 난민정착지원기관에서 약 8개월 동안 인턴십을 했었습니다. 제가 일했던 팀에서는 클라이언트(난민)가 미국에 입국하는 순간부터 90일 동안 주거, 의료 서비스, 사회복지 서비스, 취업지원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였습니다. 하루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한 클라이언트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클라이언트는 미군에서 일했었기 때문에 특별 비자를 받아 비교적 쉽게 미국에 오게 된 사람이었고, 저는..
[법무부장관님께] 19. 안녕하세요, 김현민입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스무살이 된 김현민 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4월16일에는 친구들과 함께 안산 세월호 추모제에 갔습니다. 신호등을 기다리는 중, 어떤 기자님이 저희 무리로 와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그분은 몇몇 질문을 하면서, 왜 이런 곳에 와야 할 것 같냐고 물었습니다. 사람이 죽었으니까요, 라고 답했습니다. 써놓고 보니 난민을 지지하고자 하는 이유도 같습니다. 사람이니까요. 저에겐 어떤 사회적, 정치적 이유보다도 생명을 가진 이들의 삶이 중요합니다. 저는 상생相生 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같이 산다는 뜻이지요. 친구들과 서로의 미래에 대해서, 어떤 직업이, 돈과 명예보다는 보이지 않는, 우리가 살고 싶은 모습을 이야기 하면 늘 무한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건 누군가를 ..
[법무부장관님께] 17. 안녕하세요, 황정인입니다. 법무부 장관님、 1913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시골마을에서 일어났던 헤밋밸리사건(Hamet Valley Incident)을 아시나요? 헤밋밸리라는 마을에 있는 과일농장에서 수확기간 동안 일을 하기로 되어있던 11명의 조선인들이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백인남성폭도 100여명에 의해 강제추방당한 사건입니다. 당시에는 미국전역에 걸쳐 일본인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있었을 때로 폭도들은 마을에 도착한 조선인들을 일본인으로 착각하여 폭력과 협박을 가했고 조선인들은 결국 기차역에 내려둔 짐도 챙기지 못한 채 다음기차를 타고 황급히 마을을 떠납니다. 무려 100년도 더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만 작년 6월 예멘난민 입국이후 반대와 혐오의 시선이 빠르게 자라났던 우리나라 사회의 분위기를 연상케 합니다. 비록 난민이라는 말조..
[법무부장관님께] 15. 안녕하세요, 이민혜입니다. 박상기 장관께. 새롭고 낯선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설레는 것이기도 하지만 공포스럽고 꺼려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장관님도 경험해보셨겠지만, 새로운 학교에 등교하는 첫 날, 모르는 사람으로 대부분인 모임에 참석하는 날 우리는 모두 약간의 설레임과 함께 긴장감을 느낍니다. 이런 두려움은 그 새로움이 자신이 선택한 경우일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입모아서 '젊을 때 꼭 해봐야 하는 경험'이라고 말하는 유럽여행을 친구와 함께 간 적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선선한 날씨는 정말 기억에 오래 기억할만한 것이었지만 여행하는 삼 주 내내 저는 왠지 모를 불편함에 몸이 무거웠습니다. 스스로가 마치 바보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여행 내내 저는 누군가의 호의를 구해야 하는 처지였습니다. 여행 계획이 어긋나 새로운 ..
[법무부장관님께] 14. 안녕하세요, 홍세화입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께, 안녕하신지요? 최근에 법무부는 난민법 개정을 예고했습니다. 난민법이 행정 관리들의 편의주의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난민보호를 목적으로 갖는다고 할 때, 개정안은 개선 방향이 아니라 개악의 방향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번 개악안이 의회에서 통과한다면, 난민 심사의 벽은 더 높아지고 신청 절차는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난민 신청 접수 장소는 대폭 축소되고, 난민 신청자가 출국하면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간주하여 가족결합을 어렵게 만들고, 90일 동안이었던 소송 기간은 30일로 줄어들어 난민 신청자들이 변호사 등의 도움을 받기가 어려워지는 반면에 강제소환은 더 쉬워질 것입니다. 장관께 이 개악안의 철회를 요청하려고 이 글을 씁니다. 20년 동안 프..
[법무부장관님께] 13. 안녕하세요, 강이슬입니다. 법무부 장관님께 법무부 장관님,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정부가 난민을 대했던 흐름을 봤을 때 이 결정은 그저 난민의 고통을 끝까지 책임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무책임한 결정인 것이죠. 법무부 장관님께서는 난민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잘 아실 겁니다. 난민이 되었을 때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잘 아실 겁니다. 또 법이라는 것이 사회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사회가 흘러가는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기에 법무부 장관님은 이런 결정에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잘 아실 겁니다. 난민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앞장서서 만들어 낸 지옥의 희생자입니다. 20세기 초 제국주의 국가들은 중동과 아프리카를 식민지 분할하여, 종족 간•종교 간 갈등을 부추겼습니다. ..
[법무부장관님께] 12. 안녕하세요, 한나현입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부 장관님.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스물아홉의 청년입니다. 그리고 저는 뉴스에서 그토록 걱정하는 - 이민을 가고 싶어하고, 아이를 낳고 싶어하지 않는 - 소위 ‘청년문제’의 바로 그 청년이기도 합니다. 누구든 자신이 나고 자란 곳에서 좋은 삶을 살고 싶을 것이고,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저 이후의 삶을 한국에서 꾸리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이 ‘사회’의 끔찍함을 목도하기 때문입니다. 난민신청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비인격적인 사건들은 장관님께서도 잘 알고계실 것입니다. 난민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냉혹함, 무신경함, 적대감은 제가 속해있는 이 곳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습니다. 지난해 예멘 난민의 입국을 두고 한차례 광풍이 불었습니다. 해가 바뀌고 몇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