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여

행복한 배달부 故 김우수씨, 그가 말해준 행복한 삶 1. "얼마나 먼 길이 될지그 누구도 내게 알려 주지 않지만가슴 속에 숨 쉬는 꿈은푸른 빛으로나의 발걸음을 이끌어지금은 비록 보잘 것 없어초라한 모습이지만 나는 슬퍼하지 않아어둠을 뚫고 아픔 속을 지나날아오를 그 날을 위해포기하지 않아눈부시게 반짝거릴 날개로언젠간 나도 저 태양 너머무지개를 찾아갈 거야." 한 사내가 죽었다. 짧다면 짧은 52년의 삶이었다. 가장 낮은 곳에서 희망의 노래를 불렀던 어느 한 사내가 죽었다. 중국음식점 배달원으로서, 많지 않은 월급을 쪼개 한 사람이라도 도우려 했던 사내였다. 70만원의 급여를 받으면서, 매달 꼬박꼬박 낯 모르는 아이들에게 5~10만원의 후원금을 보냈던 그, 조금이라도 더 후원하기 위해 좋아하던 술과 담배도 끊었던 그였다. 자신의 이름으로 들어둔 4천만원 상당..
<남영동 1985> 우간다의 '어느 김종태'를 위하여 #1. 아돌프 아이히만 그는 성실한 생활인이었다. 언제나 지각 없이 정시에 출근했으며, 근면성실하게 업무에 임했다. 가정에서는 부족할 것 없는 아버지였으며, 자녀들에게도 언제나 상냥했다. 그는 좋은 아버지였다. 하지만 그는 이후 전범재판을 받았다.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는 아르헨티나에서 은신하며 노년을 보내던 그를 납치해 공개재판 후 처형해 버렸다. 아니, 그 성실한 아버지가 왜 그런 무시무시한 종말을 맞이해야 했을까? 바로 그 '근면성실한 업무' 때문이었다. 그는 나치당원이었다. 히틀러의 친위대 SS 중령으로서, 유태인의 등급을 분류하고, 그들을 '어떻게 최종 처리할지'에 대해 실무책임을 맡은 사람이었다. 그의 손끝에서 나오는 사인에 따라 유태인은 가스실로 갔다. 그의 근면성실한 업무는 결국 최악의..
감시와 처벌, 그리고 탐욕에 관한 우화 정신병원과 교도소. 지금 이 글을 보는 독자라면, 둘 중 한 곳으로 반드시 가야 하는 상황일 때 어디를 가실 것인지 궁금하다. 당연히 쉽게 판단하기 어려우실 것이다. 둘 중 어느 곳도 가서는 안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범죄자 맥머핀(잭 니콜슨)은 교도소로 가야 할 운명이었으나, 정신병원을 선택했다. 그는 어린 여성을 성폭행한 흉악범이다. 동종 전과 5범으로서, 더이상 그에 대해 뭔가 말할 여지도 없다. 그가 정신병원으로 간 이유는, 정신병원이 교도소보다는 아무래도 자유롭고 편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교도소 내에서 미친 행동을 하며 일부러 정신병자로 오해받아 정신병원으로 후송되는 길을 선택한다. 이제 교도소보다 편해졌을까?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범죄자보다 더 극악한 권력의 속성 맥머핀..
상처를 딛고 일어서기까지, <리얼> 마이너의 유쾌한 반란 "왼손은 거들 뿐…" 농구 소재 만화 를 본 사람이라면 잊을 수 없는 한 마디. 만화 연재 내내 사이가 좋지 않던 서태웅과 강백호는 최강팀 산왕과의 접전을 진행하면서 종료 직전 눈빛이 마주친다. 레이업슛을 시도하던 북산 최고의 스타 서태웅에게는 이미 산왕의 밀착수비가 집중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강백호에 대한 마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것을 발견한 서태웅이 눈빛을 보내자 강백호가 담담하게 했던 한마디가 "왼손은 거들 뿐…"이었다. 강백호의 미들슛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자 두 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이 바로 저 그림이다. 하지만 여기서 "북산은 이 승리를 계기로 탄력을 받아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식의 이야기가 이어졌다면, 는 역사에 남지 않았..
<이끼> 가면을 쓴 관습과 싸우는 사람들 뿌리 깊은 관습의 피해자도 난민이 될 수 있다 난민신청자 중에는 각각 태어나고 살던 나라의 관습과 거리가 먼 인생의 선택을 한 후 난민으로 인정받길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드시 명문화된 법률이 아니더라도, 종교나 민족에 따라 독특한 관습이 있고 이것이 거의 법과 비슷한 효력을 가진 '규칙'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어느 나라에서든 있을 수 있다. 그중에는 인간의 상식으로 봤을 때 이해가 가지 않거나,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인권에 반하는 관습도 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에 명기된 명예살인처럼, 이런 관습이 아예 법률로 못 박힌 경우도 있다. 이런 관습이나 법률과 다른 선택을 했을 때, 그 나라에서 삶을 이어나가기 힘들어진 난민신청자는 타국으로 떠나 난민신청을 한다. 우리나라의 법원은 이런 난민신청자..
히치콕의 맥거핀 세상, 인간은 끊임없이 희롱당한다 세상을 향한 희롱, 알프레드 히치콕의 맥거핀 서스펜스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은 영화 연출을 하면서 맥거핀 기법을 즐겨썼다. 맥거핀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중요하지 않은 것을 마치 중요한 것처럼 위장해서 관객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일종의 트릭" 프랑스의 유명 영화감독 프랑수아 트뤼포는 알프레드 히치콕과 인터뷰를 가지면서 '맥거핀'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문답은 그의 인터뷰 모음집 에도 잘 나와있다. 두 사람이 스코틀랜드행 열차를 타고 가다가 한 사람이 선반 위에서 어떤 물건을 발견한다. A: 선반 위의 저것은 무엇입니까?B: 저것은 맥거핀입니다.A: 맥거핀이 뭡니까?B: 스코틀랜드 고지대에 사는 사자를 잡기 위한 도구입니다.A: 스코틀랜드 고지대에는 사자가 없는데요?B: 아, 그러면 맥거핀은..
어설픈 휴머니즘에 가려진 진실의 문 <호텔 르완다> #1. 이간지계(離間之計) 잠시 를 기억해보자. 적벽에서 유비와 손권 연합군에게 패배하고 돌아온 조조에게 또다른 우환거리가 있었다면 서북방을 차지하고 있던 마초와 한수의 기병군단이었다. 마초와 한수는 힘을 합쳐 조조군을 공격한다. 한수는 마초의 아버지 마등과 의형제를 맺은 사이로, 마초가 '작은아버지'라고 부르던 사람이다. 마등은 조조에 의해 비참하게 죽었다. 마초와 한수는 원수를 갚자며 굳게 뭉쳐 있었고, 조조는 그들의 공격에 의해 위기에 처해 있었다. 결론은 마초와 한수를 갈라놓아야 한다는 것. 골머리를 앓는 조조 앞에 모사 가후가 나타난다. 가후는 기 막힌 계략을 들고 왔다. 한수에게 편지 한 통만 보내면 된다는 것이다. 편지의 내용은 조조가 한수에게 평범한 안부를 묻는 것이었지만, 중요한 단어가 ..
<터미널> 속에 숨겨진 입국거부자의 잔인한 현실 #1.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Mehran Karimi Nasseri) 조국에 쿠데타가 일어나 일시적으로 유령국가가 됐고 해당 국가 출신 입국자도 졸지에 무국적자가 돼 공항에서 지낸다는 줄거리의 영화 의 모티브는 실화다.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18년(1988년 8월~2006년 7월)을 지낸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Mehran Karimi Nasseri)의 이야기다. 그의 기구한 인생유전을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1. 영국 브래포드 대학에서 3년간 유학생활하며 팔레비 정권에 저항2. 1975년에 유학비용 장만을 위해 테헤란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가 붙잡혀 감옥에 투옥된 후 3~4개월 뒤 추방 (여기까지는 그의 증언이다)3. 서독, 네덜란드, 프랑스, 유고슬라비아, 이탈리아, 영국 등에 망명 신청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