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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 영화> 진실을 향한 먼 길, A.I vs 아일랜드 #1. 끔찍한 미래, 그 이후 지극히 많은 이유들로 인해 지구의 미래는 가끔씩 암담하게 예측된다. 각종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상의 이상변화, 복제인간과 로봇의 탄생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문제될 수 있는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이야기들 등, 영화에서는 꽤나 오래 전부터 제기된 고전들이다. 거장 스탠리 큐브릭은 < A.I > 제작을 자신의 염원으로 여겼다. 어느 복제인간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지능공학의 미래 예시"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어했다.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한 파트너로 선택했던 사람이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였다. 그것은 스탠리 큐브릭의 꿈이었다고 한다. "제작 스탠리 큐브릭,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하지만 스탠리 큐브릭은 시도를 해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고, 그의 염원을 잘 알았던 스티븐 스필버그는 ..
<이키루> 우리는 여전히 살고 있다 #1. 구로사와 아키라와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의 비극 속 주인공들은 늘 고뇌한다. 뭔가 독특한 결함을 가진 주인공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고민하며 때로는 투쟁하다가 결국 그 고뇌 때문에 자멸한다. 대표작 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결구도는 대체로 개인과 그를 둘러싼 환경의 대립이다. 환경으로부터 비롯된 운명에 대해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고뇌한다. 어머니와 작은아버지의 재혼과 아버지의 망령이 부탁한 작은아버지를 향한 복수 등, 환경은 햄릿으로 하여금 오로지 작은아버지를 향한 복수만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유도한다. 그리하여 햄릿은 뜻을 이루려 하다가 파멸했다. 셰익스피어의 이런 세계관을 독특하게 받아들인 영화감독이 바로 구로사와 아키라였다. 집단주의가 강한 일본 사회에서 구로사와 아키라는 집단과 개인을 대..
<인생은 아름다워>, 아버지의 이름으로… #1. 레온 트로츠키삶은 원칙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특히나 정적에게 쫓겨 먼 곳으로 떠난 이에게 있어 원칙이란 닿을 수 없는 저 먼곳에 있는 아득한 것이다. 레닌의 사망 이후 스탈린에게 쫓긴 트로츠키는 저 멀리 멕시코에서 은신하고 있었다. 멕시코의 따가운 햇살을 느끼며 트로츠키는 레닌의 얼굴을 떠올린다. "자네의 영구혁명론은 들어보면 말은 그럴듯해. 하지만 현재 소련 현실에는 가당치도 않아."그러나 그는 후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각오를 다졌다. 죽음을 예감한 시점에서도 그 각오는 변하지 않았다. "죽음은 신념을 지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독을 들이킨 소크라테스도 있었다. 확고한 신념만이 평생을 혁명가이자 사상가로 살아왔던 트로츠키에게는 유일한 생명줄이다.확고한 신념을 돌아보니 정신이 더욱 맑..
만화 [20세기 소년] 소외로부터 비롯된 절규 #1. 컴퓨터와 인터넷이 없던 그 시절 이야기 컴퓨터와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어린이들은 밖에 나가 친구들과 뛰놀며 우정을 쌓았다. "밥 먹으러 들어오라"던 엄마의 외침이 왜 그리도 싫었던지 모르겠던 그 시절이 기억나실 것 같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없어서 심심했을까? 그렇지 않았다. 아니, 반대로 시간가는 줄 몰랐을 것 같다. 얼음땡, 숨바꼭질,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등 놀거리가 무궁무진하게 많았다. 모험을 좋아하는 친구였다면 으쓱한 골목에서 숨바꼭질을 하면서 안잡혀보겠다고 살금살금 숨어다니기도 했고, 가까운 곳에 습지나 풀밭, 개천이 있던 곳이라면 송사리라도 잡아보겠다고 물을 흠뻑 묻히기도 했다. 그 시절 우리 손에 잡힌 잠자리들은 결국 죽어버렸다는 것은 기억하시는지? 그들이 좋은 곳으..
[단편소설] 난민 A씨의 일일 #1. 새벽 3시 50분의 반복 "탕!" A씨는 눈을 뜬다. 오늘도 역시 식은땀을 흘린다. 그 꿈이다. 오늘도 그 꿈을 꾸었다. 습관처럼 불편한 포즈로 몸을 구석구석 매만진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반복되는 꿈에 이은 반복되는 행동이다. A씨는 시계를 보았다. 새벽 3시 50분이다. 문 틈이 살짝 열린 화장실의 불은 커져 있다. 아내가 곧 일하러 갈 시간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새벽에 몰래 하는 일이지만 아내는 늘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A씨는 가슴이 울렁거리는 것을 느낀다. 무엇을 위해 한국에 왔는지, 그 굳은 결심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일어났어?" 아내가 미소를 지으며 A씨를 바라본다. 아내의 미소는 슬프다. A씨가 매일 악몽에 시달리고 있음을 누구보다 ..
<라스트 킹> 불안한 권력의 늪, 이디 아민을 말하다 #1. 독재의 추억 "권력은 칼집없는 칼이다. 칼은 무엇이든 벨 수 있는 힘이 있다. 하지만 칼집이 없기 때문에 함부로 휘두르면 결국 그 자신도 다친다." 모 사극에서 본 대사였다. 권력의 속성을, 특히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가지고 휘두를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이렇게 잘 정의한 대사도 없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독재자들이 있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국민의 손에 응징당하거나 자신을 쫓아내기 위한 또다른 쿠데타에 의해 쫓겨나서 쓸쓸히 죽었다. 뻔히 예상되는 독재의 결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 결말을 그대로 걸었다. 왜일까? 왜 그 불행을 반복했던 것일까? 권력을 가진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두려움의 연속이다. 권력의 아이러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힘을 가졌지만, 반대로 그 힘을 가졌기 때문에 ..
<건축학 개론>, 그렇게 우리는 기억하며 살아간다 #1. 교통사고 1996년의 마지막 날, 런던의 한 거리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사망자가 발생한 끔찍한 사고였다. 찌그러지고 부서진 차 안에는 중년의 동양인 남녀가 서로를 껴안은 채 죽어 있었다. 그들은 왜 머나먼 런던에서 그런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얼마나 애절하길래 죽는 그 순간까지 서로를 그렇게 꼭 껴안고 있었던 것일까. 부모의 시신을 수습하러 온 남자의 아들과 여자의 딸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이들은 결혼을 해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있었지만, 대학시절부터 20여 년이 넘게 오랜 세월을 서로 사랑해왔고, 함께 지내던 집까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사랑일까, 불륜일까. 긴 세월 동안 그들을 끊어질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람의 기억이란, 그리고 가슴 속에 담긴 그 사랑이란, 때로..
<청산별곡> 고려 유랑민들의 절망과 꿈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쳥산)애 살어리랏다. (살거야, 살거야. 청산에 살거야.) 멀위랑 달래랑 먹고, 靑山(쳥산)애 살어리랏다. (머루랑 달래랑 먹고 청산에 살거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울어라 울어라 새야. 자고 일어나 울어라 새야)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너보다 시름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 울고 있어.)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가는 새를 본다. 가는 새를 본다. 물 아래 날아가는 새를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이끼 묻은 쟁기를 가지고 물 아래로 날아가는 새를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링공 뎌링공 하야 나즈란 디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