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과 난민신청자 가운데 33% 가량이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5명의 난민들에게 심리 상담 기회 제공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
2010년 6월부터 12월까지 난민인권센터는 국내의 난민을 대상으로 심리적 취약성에 대한 실태조사 및 심리상담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전체 조사 대상자 72명 가운데 33%(24명)가 한 가지 항목 이상에서 기준치 이상의 점수를 기록해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음이 드러났다. 국내의 난민들은 일반적으로 공포불안(10명), 대인예민성(9명), 강박증(8명) 및 불안(8명)과 같은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다섯 명의 난민들에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번 심리상담을 통해 대부분의 내담자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찾게 된 것으로 평가되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국내의 난민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문제들의 원인과 심리상담을 제공하는데 있어서 보완해야 할 사항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상담이 종료된 후 지적된 가장 큰 문제는 내담자들의 심리적 문제의 많은 부분이 일차적인 생존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대부분의 내담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문제였는데, 일차적 욕구인 기본적 생계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심리상담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에게 경제적ㆍ사회적 안전망이 우선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이는 2009년의 시범사업 결과와 유사한 결과로 국내의 난민들이 겪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기본적인 생계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심리상담을 진행하며 보완해야 할 부분 가운데 하나는 언어장벽의 문제이다. 이번 심리상담 사업에서는 어느 정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내담자들이 참여하여 이러한 문제가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아랍어, 우르두어, 스와힐리어 등 통/번역 인력이 부족한 언어의 경우에는 이 부분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로 지적된 것은 상담 대상자의 선정에 있어 정말 취약한 사람들이 배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상담을 요청하거나 NGO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심리상담 대상자로 섭외되는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한, 즉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다. 그러나 정작 심리적으로 더욱 취약하고 문제가 많은 사람들은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한 채 소외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대상자를 찾아내고 접근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하였다.
일반적으로 난민들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여러가지 박해를 피해 탈출하는 과정에서 고문이나 폭행, 협박 등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따라서 국제 사회에서 난민을 보호할 때는 이러한 심리적 취약성을 배려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도 난민의 심리적 취약성이나 문제들에 대한 대책은 물론이고 이해도 부족했다. 난민신청 단계, 면담과 사실조사 과정, 난민인정을 받은 후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단계 중 그 어느 단계에서도 심리적 문제는 스스로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로 던져졌었다. 이번 난민을 위한 심리상담 및 실태조사 사업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국 내 난민들이 어떤 심리적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제한적이나마 심리상담의 기회를 제공해 이들이 한국 사회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국
* 이 사업은 국가인권위원회의 2010 인권단체 협력사업의 재정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사업입니다.
ps. 심리상담에 직접 참여해주신 다섯 분의 상담 선생님들(김보경, 김아름, 박준하, 선안남, 홍상희)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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