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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메드 살라
마이클 콜레오네는 단지 소설 ‘대부’에 나오는 등장인물이 아니었습니다. 마이클과 같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나라에서 법의 테두리 밖에서 살아가고 죽은 사람들이 몇 십명이나 있습니다. 그들 중 한 명이 프랭크 시란인데, 그는 마틴 스콜세지(영화감독)에게 그가 살아온 60년 동안의 시기뿐 아니라 200년 전부터 존재해 온 미국의 시대를 보여주는 훌륭한 이야기를 제공합니다. 이 영화는 미국 문화와 생활의 오래 동안 이어져왔고 숨겨진 측면을 영화 카메라가 아니라 현미경으로 찍은 것처럼 보여줍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시란이 존재했다는 사실이나 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의 삶을 관리했다는 것을 모르는 많은 미국인들에게도 말이죠.
저는 영화 아이리쉬맨에 관한 이 글을 쓰면서 오스카 영화제를 보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가난한자들과 일꾼들이 할리우드의 부자들을 기웃거리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감독인 마틴 스콜세지에게 돌아갈 줄 알았던 영화제 상들을 쓸어 담는 것을 보며 놀랐습니다 (역자의 말: 한국의 빈부격차를 다룬 영화 ‘기생충’이 2020년 오스카 영화제에서 여러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제가 지금 두서없지만, 먼저 올해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의 오스카 수상작에 대해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그래도 아이리쉬맨에 대한 이 글을 계속해서 쓰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아이리쉬맨은 이번 천년간 나올 영화 중 가장 좋은 영화입니다. 범죄 영화 중 가장 발전된 영화입니다.
끊임없는 열정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영화계 인물 중 하나인 마틴 스콜세지는 아메리칸 드림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였다는 이유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스콜세지는 올해 오스카에서 수상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대부나 훌륭한 동반자 등의 다른 영화와 비교해 보아도, 조직폭력배 영화의 진정한 초석이 될 만한 영화인 아이리쉬맨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마피아 조직 일원의 흥망성쇠에 관한 고전 영화를 보게 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마틴 스콜세지가 이 영화의 감독이 아니었다면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리쉬맨은 프랭크 시란이 죽기 직전에 전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많은 후회의 감정들과 죄책감, 용서의 부재, 그리고 그의 행동들이 다른 사람들, 특히 애나 패퀸이 연기한 그의 딸에게 끼친 영향을 포함합니다. 스콜세지 감독은 “내가 다른 이들에 대해 판단을 내릴 자격이 있는가?”라는 멋있는 문구를 반복합니다. 이 문구를 통해 그가 아무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대단한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비평가들에게 이의를 제기합니다. 그는 연기의 두 학파인 절제된 간단함과 구조적 공연 사이에서 훌륭한 연기의 교향곡을 만들어 냈습니다. 스콜세지는 60년에 거쳐 일어나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이 영화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의 능력과 현대 기술을 사용하는 그의 스킬을 활용하여 그의 스타들을 청년 시절로 돌려놓습니다!
요컨대, 마틴 스콜세지와 로버트 드 니로, 그리고 알 파시노는 이 영화를 통해 그들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살아있음을 증명합니다!!
코폴라는 영화 대부 시리즈에서 세 개의 영화와 10시간 반에 걸쳐 50년 간의 콜레오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러나 마틴 스콜세지는 프랭크 시란의 60년간의 이야기를 3시간 반, 한 개의 영화에 걸쳐 이야기하면서도 등장 인물과 사건들의 전개를 방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모든 장면이 답답하거나 너무 빠르게 전개되지 않게 만들어졌으며, 현대 기술을 사용하여 그의 청년 시절을 복원하였습니다. 이 기술이 있었다면 말론 브란도가 하나가 아닌 두 개의 오스카상을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말론 브란도는 대부 1편에서 돈 콜레오네역을 연기해 하나의 오스카 상을 받았으며, 대부 2편에서는 이 역이 로버트 드 니로로 대체되었습니다.
대부를 다시 보는 것 같았으나, 대부를 만들었을 때 30대 청년이었던 코폴라 감독의 시각에서가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긴 망명생활을 보낸 후 홀로 죽기 직전의 마지막 날들을 보내는 마이클 코레오네의 시각에서 바라본 것 같았습니다.
영화 아이리쉬맨은 폭력배의 인생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마틴 스콜세지가 그가 이전에 감독했었던 영화 “사일런스 (2016)”에서 얻은 종교적 명상의 주제도 조금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스콜세지 영화에 대한 충성심으로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리쉬맨은 조직 범죄 영화 중 가장 발전된 영화입니다. 아이리쉬맨은 마틴 스콜세지의 새로운 종교적 지향에 대한 의혹이 사실임을 보여줍니다. 그의 전 영화 “사일런스 (2016)”에서 스콜세지는 그의 종교적 지향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켰으며, 제가 봤을 때 이 영화는 그가 어렸을 적 가졌던 이탈리아계 천주교 지향을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사원에 가서 사제가 되는 것을 꿈꾸다가 반항하고 창의적인 영화인이 되어 “예수의 마지막 유혹 (1988)” 등 자신의 종교를 거부하는 영화 여러 편을 만듭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자 스콜세지는 그의 옛 종교를 그리워하며 “사일런스 (2016)”와 “아이리쉬맨 (2019)”에서 긍정적으로 다루게 됩니다.
번역: 김우희
감수: 이상아
* 원문보러가기 : https://nancen.org/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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