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지중해에서의 난민 수색 및 구조
FMR 제 51권 2016년 1월호
"바다를 건너는 일이 위험함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바다를 건널 수밖에 없다."
2015년 한 해에만, 14,000명의 사람들이, 중앙 지중해 길이라고 알려진, 리비아와 시칠리아 사이의 바닷길에서 아주 위험한 여행을 했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배가 전복해 자신의 시체가 발견될 경우를 대비해서 자신의 옷, 팔뚝 또는 구명 조끼에 고향에 있는 친척들의 전화번호를 적었다.
존은 에리트레아 출신의 소년으로, 2015년 9월 초 323명의 에리트레아인들로 가득 찬 작은 나무배에서 구출되었다. 고향의 억압적인 정권에 의한 처형을 피해, 존과 그의 어머니, 남동생은 바다를 건너는 위험을 무릅썼다. 존은 영어를 굉장히 잘하고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 존은 어린 아이 치고 너무 많은 것을 보았다. 존은 겁에 질려 있다. 존은 9살 밖에 되지 않았다.
그레이스는 콩고 민주 공화국에서 왔다. 그레이스는 8월에 112명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으로 가득 찬 고무보트에서 구출 되었다. 그레이스는 북 키부(North Kivu) 주의 그녀의 마을에 영향을 끼친 수년간의 분쟁을 견디다가 콩고 민주 공화국을 떠났다. (역주: 참고자료: https://en.wikipedia.org/wiki/Kivu_conflict). 그레이스는 무장 민병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유럽으로 가는 배에 타기 전에, 그레이스는 콩고 공화국, 카메룬, 나이지리아,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리비아를 횡단했다. 이 여정 중, 인신 매매업자들의 관리하에 있는 동안에 그레이스는 다시 강간을 당했다. 그레이스는 28살이고 혼자 여행하고 있다.
아흐메드와 아미라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서 온 젊은 부부이다. 아흐메드와 아미라는 5월에 다국적 출신의 563명으로 가득 찬 나무배에서 구출되었다. 아흐메드와 아미라는 그들의 두 자녀를 최대한 꼬옥 껴안고 있었다. 아흐메드와 아미라 가족은, 정부의 통 폭탄(Barrel bombs)부터 이웃 마을을 점령한 지하디스트 단체의 만행까지, 4년 동안의 전쟁을 견뎌냈다. 가족은 우선 요르단으로 갔고, 그 다음에 이집트로 갔다. 요르단과 이집트, 두 국가 모두 그들에게 생존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래서 아흐메드와 아미라는 인신 매매업자들을 통해 리비아로 갔고, 유럽으로 가는 바닷길에 올랐다.
2015년 5월에서 9월 사이, 국경 없는 의사회(MSF) 선박들은 중앙 지중해 지역에서만 20개 국가 출신의 16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구출하고 원조했다. 그 중에는 존, 그레이스, 아흐메드, 아미라가 있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이렇게 사람들이 도망쳐온 국가들의 대부분에서 다년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난민들이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하는 상황들을 종종 직접적으로 목격하기도 한다. 유럽의 많은 공개 토론회가 ‘난민’과 '경제적 이주자'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이 구분은 현실에서는 전혀 유효하지 않다. 출신국과 이유를 불문하고, 모든 난민들은 ‘조금 더 안전하고, 풍요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는 한 가지 공통된 동기를 가지고 있다. 그외에 난민들이 말하는 동기에는 갈등과 억압, 정치적 박해에서부터 널리 퍼진 극심한 빈곤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며 대체로 이러한 동기는 다층적이고 다면적이다. 이러한 원인들은 흔히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사람들이 위험천만한 여정에 자신의 목숨을 걸게 만들 만큼 강력하다.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예멘, 수단, 이라크, 파키스탄 출신의 난민들은 우리에게 폭력, 무장 충돌, 두려움과 강제 징집, 처형, 억압적인 정권, 독단적인 감금을 피해서 온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이지리아, 말리와 같은 사하라 이남 또는 서아프리카 국가 출신의 리비아 이주민들 또한 많이 있는데, 그들은 무장 단체나 인신 매매업자들에 의한 괴롭힘, 급습, 강간, 강제 노동, 구금과 몸값을 요구하는 납치 때문에 지금은 리비아에서 도망치고 있다.
보트 트립
바다를 건너는 일이 위험함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바다를 건널 수밖에 없다. 리비아 해안에 트럭으로 옮겨지는 사람들은, 어쩔 때는 총으로 위협을 받으면서, 한밤중에 보트에 실린다. 인신매매업자들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배는, 종종 실제 수용력의 10배가 넘게, 체계적으로 과부화 된다. 사람들은 갑판 아래에 가득 차있고, 여명이 밝을 때까지 보트가 얼마나 위태롭게 붐비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아침이 되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배에 있는지 알게 되는 바로 이 순간 상황의 위태로움이 확연해지고, 두려움과 공포가 시작된다.
배에 오르면, 사람들은 여러 가지 위험을 맞닥뜨린다. 가장 우선적이며 가장 치명적인 위협은 배가 뒤집히는 것이다. 큰 파도가 치거나 짐을 너무 많이 실은 보트의 한 방향에서 다른 방향으로 사람들이 이동을 할 경우, 배는 급작스럽게 전복하고 몇 분만에 많은 사람들이 익사할 수 있다. 갑판 아래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는 경우, 그들은 엔진 배기가스에 노출되고, 많은 사람들이 질식사한다. 중앙 지중해에서 2015년에 발생한 2800명 이상의 사망 중 다수는 이러한 요소들과 연관되어 있다.
MSF 보트는 사람들을 구조하고 원조하기 위해 로마 해양 구조 조정 센터와 함께 협력하고 있다. 구조된 사람들은 종종 탈진, 경도-중등 사이의 탈수 증세, 전신 통증 및 고통, 감염, 옷의 연료 오염으로 인한 화학적 화상, 옴, 작은 부상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부상은 일반적으로 리비아에서 지속된 폭력과 관련되어 있으며, 총상이나 열상에서 골절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의 부상은 몇 주가 된 것들이다. 하지만 더 시급한 조치를 필요로 하는, 새로 생긴 부상들도 있으며, 많은 경우 이탈리아 의료 시설로의 수송이 필요하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여행을 홀로 하는 여성과 아이들, 임산부와 일행이 없는 미성년자들도 항상 있다. MSF는 그들과 성폭력 생존자(피해자)들을 위한 특별한 주의와 지원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난민들은 공통적으로 상당 기간 동안 발달된 심리적 고통을 겪는다. 고향과 가족을 떠나는 것에서부터 리비아로의 육지 여행, 리비아에서의 혹사와 혼란, 인신 밀수 조직과의 대면, 거래되는 동물들처럼 옮겨 지는 것을 통해 사람들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한다. 구조선에 도착해서 안전하다고 느낄 때, 난민들은 종종 안심의 감정 분출을 한다. 난민들은 완전히 압도되고, 격한 감정에 휩싸인다. 우리의 즉각적인 초점은 ‘물, 식량, 의료 보호, 건조된 옷과 “당신들은 안전하며, 이탈리아 항구로 이송될 것이라는” 안심되는 말’ 같은 난민들의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무엇이 필요한가?
유럽국가들의 정치 내러티브는 난민들이 큰 고통과 위험을 겪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돕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사태를 악화시켜온 정책을 강화시키는데 있다. 중앙 지중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대응은 밀수 네트워크와 이와 연관된 배들에 대한 단속이라는 아주 현상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애초에 이주민들이 밀수업자들을 찾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유의 본질인 난민신청과 이주에 대한 지나친 규제를 없애는 일은 뒷전이다. 일각에서는 안전과 보호를 쫓아 피난해온 사람들을 위한 안전하고 합법적인 대안의 준비 및 보다 점진적인 이민 제도를 제안 해왔다. 이러한 대안과 제도가 마련되고 도입이 될 동안 해상에서의 탐색과 구조에 대한 적극적이고 예방적인 접근법이 필수적이다. 선상의 끔찍한 조건에 더 노출 될수록, 난민들의 건강은 악화하고, 바다 위에서의 죽음의 위험은 높아질 것이다.
원문기사: 에르난 델 바예, 라비아 벤 알리, 윌 터너(Hernan del Valle, Rabia Ben Ali and Will Turner)
http://www.fmreview.org/destination-europe/karakayali-kleist.html#sthash.V3cf49Di.dpuf
번역: 박소현 (난민인권센터 통번역 자원활동가)
감수: 김지예 (난민인권센터 활동가)
'자료 Data on Refugees > 난민관련 뉴스 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FMR]유럽을 향한 여로 위의 난민촌 네트워크 (0) | 2016.04.18 |
---|---|
[FMR] 난민소송에서 일관성 결여의 문제 (0) | 2016.03.31 |
[FMR]아프리카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유럽으로 가는 길 위의 비극 (0) | 2016.03.11 |
[FMR]난민 신청자 그리고 자원 활동가 (0) | 2016.03.11 |
[BBC]이번 난민 위기는 다른 모든 위기들과는 다르다 (0) | 2016.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