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난민 위기는 다른 모든 위기들과는 다르다
BBC, 2015년 12월 24일 기사
[사진1] 수많은 난민들이 독일로 향하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끊이지 않을 것 같던 서유럽을 향한 난민들의 행렬이 주춤해졌다. 그러나 2015년은 의문의 여지없이 난민의 해였다. 유럽 국가의 국경을 통과하려는 거대한 군중의 사진이 수개월 동안 뉴스를 장식했다. 난민들은 일부 지역에서는 학대 받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마지못한 환영을 받았다.
특히 독일 같은 곳에서는 타 지역에서 받은 적대감에 비해 따뜻하게 받아들여졌다.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을 위해 난민 현상에 대해 조사하던 중 나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거듭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BBC 자료국: 역사를 통해 본 난민 위기
지난 100년 동안 고향을 떠나 겁에 질린 사람들이 유럽으로 들어오는 상황들은 여러 차례 되풀이 되었고 이 이미지는 매 번 놀라울 정도로 흡사했다.
1914년 8월 영국 전역에서 영화를 보던 관객들은 대부분 아마도 이러한 일이 유럽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했었겠지만 백만 명 이상의 벨기에인들이 네덜란드나 프랑스로 이어지는 도로변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 깜빡거리는 흑백의 뉴스 보도를 보았다.
[사진2] 2차 대전 말기 많은 독일인들이 집을 떠나야 했다
그들은 자녀들을 데리고 귀중품을 챙겨 조국을 침범한 독일군을 피해 떠나는 중이었다. 영국은 이 때 이십오만의 벨기에 난민을 받아들였다.
1차 대전과 2차 대전 사이의 기간에도 미래의 강대국들이 제국을 건설하고자 영토 확장을 추구하면서 아비시니아, 스페인, 중국과 그 밖의 나라로부터 탈출하는 비슷한 사진들을 보게 되었다.
그 후 1945년 아주 이와 똑 같은 사진이 생겨났다. 이번에는 집을 잃고 두려움에 떨며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 러시아에서 추방되어 폐허 속에 분단된 독일에서 안식처를 찾으려고 떠나는 천이백만의 독일인들이었다.
2차 대전 후 난민의 이주
보다 현대에 가까워지면서 이 사진들은 컬러로 바뀌지만 동일한 문제를 보여준다. 공포에 휩싸인 베트남 난민들이 미국의 폭격을 피하기 위해 아니면 전쟁에서 패배한 후 승리한 북부 베트남으로부터 탈출하는 장면이다.
[사진3] 수많은 이가 베트남에서 미국의 폭격을 피해 탈출했다
공산주의와 인종 박해를 피해 도망친 보트 피플들은 올 해 우리가 그리스, 아탈리아, 터키 근해에서 본 것과 유사한 빈약한 배에 끼어 타고 홍콩과 다른 안전한 항구들로 몰려들었다.
1970년 대에 영국은 케냐와 이디 아민 정권하의 우간다에서 온 수 천명의 아시아인들을 받아들였다. 이들은 그들을 쫓아내는 것이 이롭다고 간주한 정부로부터 집과 조국으로부터 추방되었다.
영국에서는 이들에 대한 적대감이 없지는 않아 몇몇 이들이 ‘우리는 당신들을 원하지 않는다’나 보다 더 당혹스러운 ‘집으로 돌아가라’와 같은 플래카드를 들고 난민들을 맞이했다.
[사진4] 우간다에 거주하던 아시아인들이 이디 아민에 의해 추방당했다
그러나 동아프리카 출신 아시아인들은 상당히 관대한 공식적인 환대를 받았으며 곧 영국의 생활을 변화시키는데 일조했다. 그들은 특히 기존의 상점들이 문을 닫은 후인 저녁 시간과 주말에도 문을 여는 골목 가게들과 같은 소규모 자영업을 일구었다. 그 다음 세대는 과학자나 교사, 경제학자, 의회 일원이 되기에 이르렀다.
아주 최근 들어서는 마치 어제 찍힌 사진처럼 선명하게 보이는 비디오에서 1998년과 1999년에 코소보에서 세르비아 군에 의해 자행된 인종 청소를 피해 떠나 홍수처럼 밀려드는 알바니아 난민들을 볼 수 있었다.
화면에서 그들은 1914년의 벨기에인들과 1945년의 독일인들처럼 공포와 피곤에 절은 흐릿한 눈빛으로 가파른 언덕길을 떼지어 내려오고 있다.
중대한 차이
그렇지만 과거의 난민 행렬들과 2015년의 난민간에는 한 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난민연구센터 소장인 알렉스 베츠(Alex Betts) 교수는 “오늘날의 상황에 있어 특이한 점은 유럽이 최초로 (유럽)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난민을 대규모로 받아들인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무슬림이라는 사실은 유럽의 정체성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유럽 사회는 난민들의 이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한 예로 최근의 한 학계 조사와 런던 시장인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에 따르면 런던에서는 30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난민의 유입으로 인해 사람들은 그들의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세상은 이 문제를 어떻게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까?
[사진5] 난민들의 이주는 일부 사람들에게 반 이슬람 감정을 부추겼다
전 인도적 문제 담당 유엔 사무차장인 존 홈즈 경(Sir John Homes)은 글로벌 차원에서의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다른 강대국들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전처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시리아가 이러한 예입니다. 따라서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주도하는 나라가 없으니 우리는 임기 응변으로 사태를 처리해야 합니다.”
[사진6] 2015년 유럽에서의 난민 신청 / 난민 신청 건수
우리는 한 세기 동안에 이어진 망명과 난민 사태를 견뎌왔고 그 원인은 늘 똑같았다. 바로 갈등과 나쁜 정부라는 것이다. 이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난민의 행렬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원문기사: http://www.bbc.com/news/world-35091772
번역: 김수빈 (난민인권센터 통번역 자원활동가)
감수: 장유진 (난민인권센터 통번역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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