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유럽으로 가는 길 위의 비극
FMR 제 51권 2016년 1월호
유럽으로 이민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처리하느라 유럽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럽은 사람들이 이유 없이 고향과 고국을 떠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이주 행렬은 아프리카 대륙에 깊이 뿌리 박힌 문제점의 반증일 수 있다. 아프리카가 발전해 오고 있으며 대륙 내 일부 국가들이 성장을 기록하고 있음은 자명하지만, 아프리카인의 보통의 삶은 이와는 별개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과반 이상의 아프리카사람들은 극심한 빈곤 속에서 양질의 의료 서비스와 깨끗한 식수의 혜택을 얻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정부 관료들의 부패로 인해 마땅히 누려야 할 서비스의 혜택도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가에서 이주해 오는 이들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는 절망감을 안고 유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유럽행을 택하는 이유에는 전쟁과 박해 외에도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는 높은 실업률을 들 수 있다. 암울한 상황 속에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나가는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늘고 있다. 많은 청년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더 나은 삶과 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도시 중심부로 향한다. 있지도 않은 일자리를 찾아 거리를 헤매며 수 년의 시간을 보낸다. 일자리도, 눈 앞에 펼쳐진 보장된 미래도 없는 이들에겐 절망이 자리잡는다. 그리고 결국 청년들은 아프리카가 아닌 다른 곳에 해답이 있다고 믿게 된다. 실재하지 않는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이어지던 이동은 결국 다른 국가로의 이주로 이어진다. 청년들에게 유럽은 자신들이 처한 절망적인 상황에 대한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적어도, 유럽에 도착해 그곳엔 자신이 잠 잘 곳도, 먹을 것도, 제공받을 의료서비스도 없이 오로지 추위와 외로움에 떨어야 하는 가혹한 현실만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들은 대부분 소셜미디어 세대의 청년들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채 살아가는 이들은 핸드폰을 통해 tv와 해외 라디오 방송을 애청한다. 유럽의 경제 상황이 아프리카보다 훨씬 낫다는 소식은 떠나고자 하는 욕구를 부추긴다. 구직에 성공하여 크진 않지만 고향에 돈을 보내는 일찍이 유럽으로 이주한 동포의 소식은 이들의 욕구를 더욱 부채질한다.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먼저 떠난 이들은 성공의 척도이며,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이주를 택하는 것은 납득할 만하게 된다. 그 결과 이주의 흐름은 줄을 잇는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더 나은 삶과 안전을 꿈꾸며 유럽으로 향하는 것이다.
필요한 해결책들
부트로스 갈리 (Boutros Ghali)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는데 실패했고, 그 결과가 바로 고향과 고국을 떠나는 뿌리 뽑힌 사람들이다.” 라고 말했다.장기적 대책은 출신국 내에서 찾아야 한다. 출신국 정부들은 무엇보다도 각국 시스템과 관행을 검토하고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기업 운영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도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 부패 퇴치 및 거버너스 개혁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이주자를 수용하는 유럽 국가들은 이주 문제가 단지 인구가 유입됨으로써 유럽 국가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짜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출신국에 있다는 지점을 인지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주를 받아들이는 국가들과 이주민 출신국은 협력하여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아프리카 정부들은 일자리를 찾아 이주를 희망하는 자국민들의 열망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수요가 있는 부분의 일자리 검색과 배치를 좀 더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아프리카인의 유럽행이 청년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미래를 앗아가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숙련된 전문인력들도 이주 행렬에 포함되어 있다.
한편, 합법적 이동이 금지된 이들은 남들의 눈을 피해 위험한 보트에 의지한 채 유럽으로 향한다.
“유럽 입국을 어렵게 만들면서 밀입국 시장이 생겼다. 1991년 비자를 도입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그 전에는 지금보다는 유럽 입국이 쉬웠다. 많은 이민자들이 와 돈을 벌어서 고국으로 돌아가곤 했다.” – Hein de Haas 영국 옥스퍼드 대학 국제이민연구소(IMI) 전 공동소장
따라서 유럽은 이민 정책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정책 검토를 통해 비자 만료 시 유럽을 자유롭게 떠나도록 장려할 대책과 함께 유럽 입국과 유럽 내 근무 허가가 보다 안전하고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난민 지위를 부여 받기 어려운 경제 이민자들에게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 이외의 해결책을 찾긴 어렵다. 난민과 난민 신청자의 신변 보호장치가 유지되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곳으로 돌려보내지는 사람이 없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입장을 지지할 것이다.
수많은 이민자, 난민, 난민 신청자들의 입국이 눈에 잘 띄면 유럽 내 불안이 초래되고 결과적으로 난민제도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어 왔다. 그래서 모두 힘을 합해 난민과 난민 신청자를 분류해내고 다른 입국자들과 다르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 그 어떤 경우에라도 인구 이동의 대응책은 보호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 일부 이민자들에게는 귀국 혹은 본국으로의 송환이 해결책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난민을 포함한 일부 이민자들에게 고향은 참혹하다. 출입국 관리와 보호 장치의 균형을 통해 국제적 보호가 필요치 않은 사람들로부터 난민과 난민 신청자들을 분류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고국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모든 인간은 자신의 인권이 존중 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서도 간과해서도 안 된다.
결론
많은 이들이 유럽행을 간절히 원해서 아프리카를 떠난 것이 아니었다. 아프리카를 떠나는 이들은 아프리카의 고질적 문제들의 상징이다. 아프리카의 진보와 성장에 관한 보고서들은 빈곤과 전쟁, 박해, 인권 침해 등으로부터의 보호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대중매체를 접한 아프리카 사람들은 인권을 보장하는 유럽에 간다면 정부의 보호를 받으며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유럽은 전쟁, 박해, 인권 침해로부터 보호를 바라는 사람들을 도울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아프리카 정부 역시 자국의 제도와 정책의 검토를 통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국을 벗어나기 위해 왜 그 큰 위험을 감수하려 하는지 이유를 밝혀내야 한다.
아프리카인들의 이주를 억제하려면 아프리카 정부가 자국민의 열망과 바람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이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범죄 요인에 대한 대처와 함께 이주 현상의 효율적 관리가 필요하다. 동시에 유럽 역시 합법적 이민의 촉진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구호 작업과 단기 군사 행동을 통한 밀수 네트워크 와해 노력의 효과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효과의 지속력을 유지하려면 이주 현상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유럽의 과잉 통제 정책과 출신국의 배출 요인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원문기사: http://www.fmreview.org/destination-europe/karakayali-kleist.html#sthash.V3cf49Di.dpuf
번역: 고지혜 (난민인권센터 통번역 자원활동가)
감수: 김지예 (난민인권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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