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체류 난민 아동의 삶, 출생신고로 건강하게 시작



 태국 탐 힌(Tham Hin) 난민캠프에서 출생신고의 절차로 신생아의 사진을 찍고 있다.


 


마치 아기를 돌보고 보살피던 부모가 잠시 쉬는 동안 수건에싸인 채 포대기 안에서 하품을 하는 신생아들로 가득 찬 산부인과 병동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아기의 울음 소리 대신 들리는 것은 그저 조용한 공간에서 부드럽게 바스락거리는 종이 소리뿐이다.

 

오늘은 미얀마와의 국경에서 12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태국 라차부리(Ratchaburi) 내 탐 힌 난민캠프의 출생신고 접수가 있는 날이다. 이 지역 출생신고 담당자는 자녀를 등록하고 보호해 주세요(Register Your Baby, Protect Your Child)”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 티셔츠를 입고 방문해 난민 신생아의 출생신고를 돕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권리를 난민 아동들은 태국 주민등록법령이 시행된 2010 9월부터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개정된 법으로, 태국 내에서 출생한 아동에게는 부모가 태국 시민이 아니라 하더라도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이는 새로운 난민 세대가 무국적자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중요한 조치이다.

 

출생신고가 그 자체로 난민 아동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난민이 어디에서 태어났고 부모가 누구인지 법적으로 기록함으로써 난민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을 때 해당 국적을 얻을 수 있는 핵심 증거가 된다.

 

미얀마 카렌(Karen) 지방의 클레투(Kleethu) 마을 출신인 피욘 메이(Pyone May, 40)는 자신이 고향으로부터 한참 떨어진 이곳에서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게 된 상황의 배경을 설명했다. 메이의 고향 마을 사람들은 모두 국군와 반군의 무력충돌이 일어난 15년 전에 그곳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했다. 그녀는 상황은 악화되고 있었기에 땅에 떨어진 나뭇잎들 위에서 잠을 청하며 한 달 간 계속해서 이동했었다, “굉장히 힘든 여정이었다. 어린 자녀 둘을 데리고 밀림을 뚫고 산을 오르내렸다. 온 몸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아팠다.”고 전했다.

 

결국 메이와 자녀들은 태국의 탐 힌 캠프에 이르렀다. 현재 메이에게는 6명의 자녀가 있으며, 그 중 가장 어린 아이는 이제 막 출생증명서를 받았다. “이 캠프에서는 이름을 기록으로 남기고 훗날 있을지 모를 혜택을 위해 모든 신생아가 출생 등록을 해야 한다고 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메이는 자신의 다른 난민 관련 문서와 함께 출생증명서를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출생신고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유엔난민기구(UNHCR)와 태국 정부는 태국과 미얀마 국경에 있는 9개 난민캠프의 미얀마 난민들에게 태국에서 낳은 자녀의 출생을 신고하도록 장려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조직위원회 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의료종사자들이 제작한 인식제고 포스터, 티셔츠 및 각종 시각 자료를 만들기도 하였다.

 

에밀리 보요빅(Emily Bojovic) UNHCR 탐 힌 캠프 보호담당관은 출생신고가 아동이 미래에 교육, 의료보건 및 고용의 혜택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우며, 무국적, 조혼 및 인신매매 등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수 있다고 난민 주민들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한 보요빅 보호담당관은, “그러나 일부 난민들에게는 이러한 설명이 와 닿지 않는데, 이는 그들이 이미 캠프 내에서 교육과 보건 서비스를 받아서 그러한 보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도 하며 출생신고는 아이들이 이후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단순한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부모가 자녀에게 최고의 것을 해 주고 싶어하기 때문에, 왜 출생신고가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들일지라도 자녀의 출생을 신고하고 증명서를 받아둔다.”고 덧붙였다.

 

마우 레이(Maw Lay, 23)는 이러한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레이는 여러 해 동안 닳도록 만져져 너덜너덜해진 출생신고서 말고는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문서가 없다. 지난 7월 레이는 국제구조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가 운영하는 캠프 의료소에서 둘째를 낳았다. 의료소 직원은 태국의 담당 지역기관에 둘째 아이의 출생을 신고했고, 그곳에서는 직접 내려와 출생신고와 호적 갱신을 진행시켰다. 서식이 채워졌고 아이의 사진도 찍었다.

 

캠프 외부의 병원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 태국 정부는 병원과 주민등기소를 연결하는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하여 출생신고가 국가 주민등록시스템에 동시에 등록이 되게끔 하였다.

 

마우 레이는 신청 후 몇 주가 지나 아이의 출생증명서을 받으러 왔다. “이것은 내 아이의 학업을 위해서나 훗날 재정착하려 할 때를 위해 중요하다라고 레이는 말했다. 자신의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는 부푼 희망을 가지고 있는 레이는 아이가 똑똑하다면, 의사가 되어 병원에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9개 난민캠프에서 지금까지 5000명의 아동이 출생증명서를 받았다. 지역당국과 UNHCR이 최근 몇 년간 캠프에서 태어난 아동들의 밀린 출생신고를 해결하기 위해 나섬에 따라 더 많은 아동들이 해당 권리를 향유하려 대기 중이다.

 

지난 12월 제네바에서 열린 난민 및 무국적자에 대한 장관급 회의에서 태국 정부는 모든 난민 아동들과 UNHCR 산하 아동들이 태국 아동보호법 하의 보호 서비스에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지속할 것임을 약속했다. 또한 태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출생신고 자격과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7조에 근거한 모든 권리를 부여할 것 역시 약속했다.

 

UNHCR은 태국의 난민 출생신고를 해당 지역의 일례로 들면서, 새로운 법안이 효력을 가지기 전에 태어난 아동 또한 출생신고가 가능해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신변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하였음.

비비안 탄(Vivian Tan), 태국 탐 힌 캠프




원문출처: http://www.unhcr.org/50604a959.html 


번역: 소은혜(난민인권센터 통번역자원봉사자)

감수: 김한나(난민인권센터 상근활동가)



Posted by 난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