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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언론보도] 경향신문 “난민 지위 인정뿐… 일자리는 꿈도 못 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2&aid=0002227771


ㆍ유엔 ‘난민의 날’ 토론회… 정착지원·인식전환 요구

20일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난민인권센터 주최로 19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직접 나서 고충을 털어놨다.

카메룬에서 온 세바스티앙 바송(가명)은 지난 1월12일 대법원으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민주화운동단체의 대학생 조직 리더였던 그는 2007년 4월 난민지위인정을 신청한 후 각종 소송절차를 밟으며 4년 넘는 기간 끝에 인정을 받았다. 기쁨의 눈물도 잠시. 한국의 열악한 지원정책과 난민에 대한 멸시는 기쁨의 눈물을 이내 생활고의 눈물로 바꿔놨다. 무엇보다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웠다. 보증금 300만원이 없어 잘 곳조차 마련하지 못한 세바스티앙은 급히 일자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가는 일터마다 비자가 없다는 이유로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출국명령서에 적힌 ‘체류연장’이라는 글자를 보여줘도 소용없었다. 낯선 나라에서 온 흑인, 게다가 난민인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멸시와 욕설뿐이었다. 

세바스티앙은 “한국은 난민 지위를 인정해주기만 할 뿐 나머지는 혼자 다 알아서 하게 하고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자리를 어떤 경로로 구하고 의료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어렸을 적 꿈인 엔지니어로서의 삶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우간다에서 남편을 잃은 뒤 정보기관원임을 자처하는 남성들로부터 폭행에 시달리다 2008년 국내로 와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조이스 레이커(가명)에게도 한국에서의 삶은 팍팍했다. 

우간다에서 교사를 한 경험을 살려 영어학원 강사로 취직했지만 개발도상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아 얼마 못 가 해고되는 일을 겪었다. 그는 현재 한 섬유공장에서 하루 12시간씩 일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조이스는 한국인들의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길 바랐다. 그는 “한국 정부는 저를 여기 머물 수 있게 했지만 한국 사회는 저를 머물게 하지 않고 있다. 매일 지하철을 탈 때마다 내 옆에 아무도 앉지 않기 때문에 항상 두 개의 자리를 갖는다”며 “우리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인정한 난민은 2012년 4월 기준으로 281명, 인도적 체류자는 142명이다. 주최 측인 난민인권센터는 “난민법 통과에 따라 향후 난민신청자와 난민인정자가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정착지원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 시점이며, 지역사회 문제와 귀화 문제 등이 이어지기 때문에 국가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효재·김한솔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