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난민의 날을 맞이하여 6월 19일, ‘난민법 제정 후 난민정착 과제로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개최되었습니다.
지난 포럼에는 난민 3분은 발표자로, 난민 욤비씨는 사회자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송영훈 선임연구원께서 발표자로, 시드니 대학 박사과정의 김철효님, 난센의 김성인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난민인권과 관련한 여러 기관의 분들과 언론사 관계자 분들, 난민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시민들께서도 자리를 함께 해주셔서 많은 분들께서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을 가득 매워주셨습니다!
뜨거운 박수와 함께 시작한 제1부는 ‘난민으로부터 듣는 한국 사회 정착 문제’라는 주제로 난민분들께서 본인의 목소리로 본인의 심정을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난민의 이야기를 전문가로부터만 듣는 자리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직접 그들의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한국사회에서의 생활과 그 이면에서의 문제점을 깊이 공감하며 되짚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난민 A씨 께서는 난민인정을 받기 전후로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서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하셨습니다.
그리고 난민으로 인정받으신 후에도 한국에서 주거, 취업, 의료문제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부족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고 이야기 해주셨어요. 포크레인을 운전하는 직업을 가지고 싶지만, 누구에게 연락을 해서 어떻게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으로는 우간다에서 오신 난민 B씨께서 발표를 이어가셨는데요. 우간다의 44개의 종족과 그 분쟁에 대해 짧게 설명해 주신 후에
한국에서 겪은 차별에 대해 호소해주셨습니다. 특히 B씨께서는 취업에 있어서 제도적인 문제점 보다는, 한국인들에게 받았던 차별로 인해서
취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B씨는 울먹이시며 한국인들이 동물에게는 따뜻한 사랑을 베풀면서도,
자신은 동물만도 못하게 취급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차별로 인해서 취업을 할 수 없었던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C씨께서 발표를 해주셨어요. C씨께서는 난민불인정처분을 받으신 후에 대법원까지 상소하셨으나 모두 패소하신 후,
강제출국명령을 받으신 분이십니다. 본국에서 박해를 받으셨던 경험에 대해 말씀해 주셨고, 난민인정절차상의 문제점들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특히 통역상의 난점으로 인한 면담과 심문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하셨습니다. 본인이 말 하려고 했던 것과는 다르게 기록되어버린
면담조서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셨습니다. 그리고 출국명령을 받았지만 여권, 비자 등 아무런 신분증이 없어서 다른 국가로 출국할 수도 없으며, 그렇다고 박해를 피해서 도망쳐 나온 본국으로도 도저히 돌아갈 수 없는 본인의 처지를 설명하셨어요. C씨께서는 그저 생명을 유지하기를 그리고 한국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랄 뿐이지만, 우리 사회는 그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말씀하시며 발표를 마치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졌던 질의응답의 시간. 난민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많은 분들이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난민분들께 그 분들의 생각을 직접 여쭈고 싶은 시민분들과, 자신의 생각과 경험들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난민분들이
직접 의사소통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취업과 언어교육의 문제, 국적국의 난민분들과의 커뮤니티 구성의 문제, 난민지원센터와 관련한 문제,
생활비와 의료비에 대한 문제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습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난민법 제정 이후 난민 지원과 정착 프로그램의 개발’라는 주제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콩고에서 오신 욤비씨가 사회를 맡으심과 동시에 발표를 해주셨어요.
욤비씨는 “여기 계신 다른 분들은 잉글리시를 쓰지만, 저는 콩글리시를 씁니다. 왜냐면 저는 콩고에서 왔기 때문입니다. 하하하.”라고 하셔서 청중에게 웃음을 선사해주셨습니다. 이어서 “여러분, 난민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난민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이 문제입니다. 한국인들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문제입니다. 한국은 매우 빠르게 의사소통하는 나라입니다. 한국은 모든 것을 ‘빨리빨리’하는 문화를 가진 나라입니다. 그러나 난민문제 대해서만큼은 ‘천천히’하는 나라입니다.”라고 말씀해주셨고, 취업문제와 정보 공유의 문제, 그리고 인식의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송영훈 선임연구원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송영훈 선임연구원께서는 우리 정부와 시민사회가 고려할 만한 점들에 대하여
"1)누가 난민정착을 지원할 것인가? 2)무엇을 위하여 지원할 것인가? 3)극복해야할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그리고 1)정부와 시민단체 그리고 지역사회가 모두 다함께 2) 난민이 경제적 자립과 함께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 정착하게 하도록 하기 위한 지원을 해야한다고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셨습니다. 또한 3)난민분들의 적응실태를 파악하고, 정부재정 및 민간단체의 대응자금의 확보하며, 지원단체가 협조 및 정보공유를 하고, 난민지원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 하는 것이 우리가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으로는 김철효님께서 몇 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해주셨습니다. 한국에서는 난민인정을 받은 후에도 3년마다 비자를 갱신해야하는 문제점을 제시하시고 그 해결방안으로 영주권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난민에게는 당연히 권리가 인정되는 것이지 정부가 수여하는 권리라고
생각하면 안되며, 그러한 점에서 우리 난민법상에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셨습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성인 사무국장은 그동안의 한국은 제도적인 보장 자체가 안되어 있었기 때문에 법률적인 문제가 난민분야의 주된 화두였지만, 난민법을 통해서 제도적인 보장이 일정부분 확보되었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앞으로는 난민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난민들의 정착문제가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난민법 통과 이후 법무부는 자신들이 난민지원 정책을 자신들이 직접 수행할 것을 원하면서도, 정작 아무런 계획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음을 지적하시면서, 법무부와 시민단체들 간의 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난센은 난민들이 차별을 받지 않고, 우리들과 함께 우리들 안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난센은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에 힘입어, 준비했던 포럼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친구는 친구집에가서 냉장고 문을 막 열어볼 수 있는 친구라고 합니다.
앞으로도 난센은 난민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난민과 '함께', 난민이 난센의 문을 열고 들어와 자연스럽게 냉장고 문을 열어 요리를 하고,
그 요리를 함께 먹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함께 고민하며, 웃을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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