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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활동가이야기

[수습 후기] “공감하다. 그리고 진실에 조금 더 가까이 가다.””-강은숙 팀장

3개월 활동 후기 공감하다. 그리고 진실에 조금 더 가까이 가다.

 

안녕하세요. 난센의 사업팀장 강은숙입니다.

 

난센에 들어와서 한 1년은 보낸 것 같은 느낌인데, 3개월 밖에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것에 깜짝 놀랍니다. 그 만큼 많은 배움들과 경험들로 하루하루를 길게 보냈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배워야 할 것은 끝이 없고, 만나야 할 난민들도 너무 많고, 아직까지 만나뵙지 못한 회원들도 많기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공감

 

먼저, 난민들을 만나는 과정 속에서 함께 느껴야만 했던 분노, 아픔, 두려움들이 생각납니다. 또한 이들이 타국에서 살아가야 할 어려움들을 접하고 조금이나마 그 마음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저 책으로 읽었다면 못느꼈을 소중한 배움이었습니다. 결코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었만 그 분들과 대화할 때가 업무시간 중 가장 행복하고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과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해야되는 실무들에 치여 난민들과의 만남이 소홀해지기도 했습니다. 매일 힘들고, 아프고, 다치고, 죽는 이야기를 들으며 인터뷰를 하고 나면 진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진이 빠지는 과정을 누군가는 해야만 하기에, 힘든 시간이 지나면 작은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난민들의 박해경험을 함께 나누는 것 뿐만 아니라, 기초생활수급 신청, 긴급의료비 신청, 병원 동행 등 마치 가족들을 케어하듯이 소소한 것들을 신경써야만 하는 일들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겐 가족이 없고, 도와줄 이웃이 없기에 더구나 그러한 사회적 지원이 거의 없기에, 난센의 역할은 그러한 것들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때론 그런 일들에 지치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이들이 더 능동적이고 풍부하게 자신의 삶을 케어할 수 있는지, 더 효율적인 방법이 없는지 고민에 쌓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은 더 나은 사례관리 체계를 만들 수 있는 작은 발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

 

‘4인용 식탁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사람에게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까지만 진실이다.”라는 말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사람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이나 공포를 직면하면 그것을 의식에서 분리시키거나, 기절을 함으로써 오히려 자기자신을 보호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세상과 사물을 접할 때 흔히 대처하는 방식이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 매일매일 한국의 밤거리에서 성추행이나 강도를 당하고 있을 누군가를 걱정하며 매일 밤을 보낸다고 생각해 보세요. 매일 밤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분명 진실이지만, 그 진실을 매일매일 나의 감각이 인지하고 느낀다면 내 생활은 근본적으로 달라지겠지요.


저는 난센에서 일하기 전까지 난민의 존재를 나의 일상에서 대면해야하는 진실로 불러 온 적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든 이웃의 총격으로 죽임을 당할 수 있는 내전의 일상, 자녀를 테러리스트 사병으로 넘겨서 생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비극, 성적 소수자들이 처형할 수도 있는 현실 등을 매일매일 접합니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진실의 범위를 좀 더 넓혀가는 일은 힘들지만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진실을 감당하기 위해서 더욱 건강해져야 한다는 것, 너무 큰 것을 감당하려고 할 때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 또한 배웁니다.

 


공동체

 

난센에서 활동을 하면서, 그 전부터 고민해왔던 일상의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들을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의사소통과 평등한 합의의 문제는 기존의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풀지 못한, 그래서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겨져 있습니다. 난센 사무국의 6명이라는 작은 그룹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욱 평등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예전에 팔레스타인 지원 국제 평화단체의 활동가들이 활동이 유지되는 방식을 듣고 강한 인상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 단체는 전 세계에서 자원자들을 받아, 2주간의 교육 후 팔레스타인 지역에 들어가서 주민들에 대한 옹호활동을 벌이는 단체였습니다. 그런데, 이 단체는 2-3년 사이에 모든 단체 멤버가 교체되고 순환되지만 장기적인 책임자가 없음에도 활동 기록, 옹호 활동 등이 흩트리짐 없이 유지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문화적 특징 및 갈등의 소지 때문에 오로지 여성들만을 활동가로 구성하는 배려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자발성에 기초한, 권위적이지 않는 공동체를 위해 서로의 틀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서로 간의 차이가 서로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난센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그런 가능성들을 만들기 위해 더 큰 상상력으로 멋진 발걸음들을 내딪을 난센에 함께 해주시고 지켜봐 주시길!

 

 

  • 박형준 2012.06.06 2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울리 깡팀장님은 사진빨 정말 잘 받으시네요. 실제로 동안이시기도 하구. 후후

    말씀하신 <4인용 식탁> 대사는 저도 기억이 납니다. 무의식에서 이끌어내는 본능적인 자기보호라고 봐야 할겁니다. 우리부터 늘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요즘은 제가 가지고 있던 냉정한 사고체계들을 앞세우지 않는 편인데, 백번 생각해도 그게 맞다고 결론내렸습니다. 후후

    글 잘 봤습니다. 내일부터 또 가열차게 일해요. 후후

  • 박깽 2012.06.07 1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도 훈훈하지만 더욱더 훈훈한 난센이 되길 바래요^^ㅎㅎ
    난센은 늘 가고 싶은 그곳입니다..ㅎ

  • 마이리틀스토리 2012.06.07 2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세요! 정말의미있는일을하고계심에존경과화이팅을보냅니당~

  • 인턴노조위원장 2012.06.09 07: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보았습니다. ^^ 3개월 간 얼마나 열심히 활동하셨는지 그 밀도가 느껴지는 글이네요. 난센의 화목한 분위기도 그려지구요. 조만간 뵈어욤>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