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신청자로 한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본국에서의 박해에 따른 정신적, 신체적 후유증에다가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인한 문제들 그리고 제한적인 취업허가 때문에 발생하는 경제적 고통에 이르는 삼중고는 상상조차 힘든 지경입니다.
하지만 저희 난센과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버마 친(Chin)족 출신 난민신청자 Rich 씨는 참 놀라운 분입니다. 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밝고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가고 계시거든요. 그런데 지난 1월 3일에 난센은 Rich씨로부터 한 가지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Rich씨가 1년 쯤 전에 한국인 친구들을 통해 "The Channel of Blessings"라는 분들을 알게 되었는데 이분들과 함께 버마의 어린이들을 돕는 일에 보탬이 되도록 기부를 하고 싶다고 연락을 하신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난민지위인정을 위한 과정도 험난하고 지난하기 짝이 없는데다, 당장 본인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데 모국의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선뜻 기부를 하고 싶으시다는 Rich씨의 따뜻하고 밝은 마음은 저희 난센에게도 신선하고 파격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월 난센의 태국 일정 중에서 오마중학교 학생들이 기부한 학용품을 버마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메솟(Mae Sot)의 사무터 학교(Hsa Mu Htaw)에 전달하기도 했는데, 대신 전달만 하는 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난센도 함께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했던 순간이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했답니다.
[ 버마 난민 분이신 Rich씨입니다. 버마와 버마 아이들을 향한 Richard 씨의 마음을 비석의 글귀가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 ]
Rich씨와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하던 중, 난센의 운영위원이기도 하면서 버마 어린이들의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NGO인
따비에(Tha Biye)의 대표이기도 하신 버마 출신 난민인정자인 마웅저 선생님과 상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웅저 선생님께서는 마침 1월 중에 태국 메솟의 버마 난민캠프를 방문하실 예정이라고 하시면서, 그곳 현지의 Burma Labour Solidarity Organization(버마 노동자 연대, 이하 BLSO)가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교의 학생들을 위해 기부하는 것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 1월 25일에 Rich씨와 친구분들의 마음이 담긴 기부금이 마웅저 선생님을 통해 BLSO 학교에 전달이 되었습니다. 본국을 떠나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같이 이국 땅에서 지내고 있는 버마의 어린이들에게 조금 더 나은 수준의 교육을 받으면서 나아가 자신의 꿈을 꾸고 이루기를 간절히 원하실 Richard 씨의 마음을 저희도 감히 짐작해 봅니다.
[ Richard 씨의 기부금을 대신 전달하시는 마웅저 씨와 학교 선생님의 사진입니다.
마웅저 씨의 얼굴을 보니 마웅저 씨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
BLSO의 초등학교 소개~
Richard 씨께서 기부금을 전달하신 BLSO의 초등학교는 2000년 4월 메솟의 작고 가난한 지역 사회에서 살고 있는 건설업 노동자들의 아동들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현재 유치원 A,B반 및 1~4학년의 6개 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설립된 2000년 첫 해의 학생 20명과 2명의 BLSO 직원에서 2009-2010 학년도 기준으로 114명 이상의 학생(남학생 67명, 여학생 47명)과 6명의 선생님이라는 큰 성장을 얻었으며, 학생들에게 교복, 학용품 및 기타 물품들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 자식들의 교육 및 건강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도록 하는 일과 함께 부모의 직업 변화에 따라 메솟 내에서도 여기저기를 옮겨 다녀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다시 돌아오는 학생들을 교육 수준에 관계없이 받아주고 있습니다.
[ BLSO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
[ 학생 두 명이 공부하다가 모르는 점을 선생님께 질문하고 있나 봅니다.
정말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
Rich씨의 후원에 대해 BLSO를 대표하여 Than Doke 씨께서 보내신 감사 편지를 난센과 공유해 주셨습니다.
아래의 편지를 통해서도 Richard 씨의 따뜻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BLSO학교의 편지~
Richard 씨에게,
BLSO 초등학교를 위한 당신의 애정어린 기부에 매우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Ko Maung Zaw 씨로부터 5570바트(Baht)를 받았습니다.
2010-2011 학년 동안 108명 이상의 학생들이 BLSO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태국어 선생님 한 분을 포함한 6명의 선생님을 고용하였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기부금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아주 체계적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우리는 2011년 학교를 위한 당신의 재정적 지원을 소중히 할 것입니다.
2000년부터 우리 BLSO는 학교를 설립하였고
11년 동안 이주 아동들에게 무료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동들의 건강을 살피는 것과 함께 학교 교복과 체육복을 제공하였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후원금을 도서 및 학용품을 위해 사용할 것입니다.
존경을 표하며 당신에게 학교의 보고서(2009-2010)를 보냅니다.
시간 있으실 때 저희 BLSO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www.burmasolidarity.org.
다시 한번 당신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에게 우리의 활동 및 메솟(Mae Sot)과
버마의 상황에 대해 알려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진심을 담아, BLSO 학교를 대신하여 Than Doke
(원문 번역: 이지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