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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난민신청자에 대한 무리한 강제퇴거명령을 취소한 법원판결 환영한다

[성명서] 난민신청자에 대한 무리한 강제퇴거명령을 취소한 법원판결 환영한다

난민신청중인 외국인이 미리 허가받지 않은 취업혐의로 입건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출입국외국인청이 강제퇴거명령을 내리고 외국인보호소에 4개월여간 구금시켰던 사안에 대해 법원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의 상식적인 판단에 박수를 보내며 그 동안 단순 출입국관리법 위반에 대해서도 난민신청자에게까지 강제퇴거명령을 기계적으로 남발해오던 출입국행정이 이번 판결을 계기로 변화하길 기대해본다.

지난 12월10일 인천지방법원은 인천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카자흐스탄국적 O씨에 대해 내린 강제퇴거명령이 위법하다며 원고 전부승소 판결하였다.

O씨는 지난 3월27일 인천 소재 모 유흥업소를 방문한지 두 시간여만에 마침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출입국관리법위반혐의로 입건되었다. O씨는 다른 용무가 있어 친구가 운영하는 업소를 방문했을 뿐이고 취업목적으로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였으나 외국인인데다 변호인의 도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진술을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인천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O씨가 입건된 사실만으로 사건의 경중 등을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강제퇴거명령을 내리고 O씨를 화성외국인보호소에 보호시켰다. O씨는 사건이 있기 얼마전에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통원치료 중인 상태였는데 갑작스런 구금으로 인해 건강이 매우 악화되었고 보호소 내에서 응급후송되어 치료를 받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O씨가 구금되어 있는 동안 O씨가 유일한 보호자였던 미성년조카는 거주지에 혼자 방치되었다.

설사 O씨가 허가없이 취업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겨우 몇시간의 취업을 가지고 강제퇴거명령까지 내린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였다. 법무부 지침에 따르더라도 통고처분이나 과태료부과 등 다양한 낮은 수위의 다른 제재방법이 있었다.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지적하듯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려는...공익은 실질적인 구금에 해당하는 보호명령을 수반할 수 있는 강제퇴거명령보다 가벼운 다른 처분으로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O씨와 같은 난민신청자는 난민법 등에 따라 심사가 진행 중인 동안은 강제송환이 금지된다. 그런데 난민인정 절차는 통상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에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되는 기간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재판부도 "피고(인천출입국외국인청장)가...원고에 대하여...장기간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앞서 본 원고의 의무위반의 내용에 비하여 과중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번 판결은 그 동안 기계적으로 강제퇴거와 외국인보호소 보호조치를 해오던 출입국당국의 행정관행에 일정한 제동을 걸 수 있는 의미있는 판결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출입국당국이 다시 항소를 하게 된다면 최종판단은 상급법원으로 미뤄질 수 있다. 이 경우 O씨는 다시 불안정한 상태로 장기간 상급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만 한다. 법무부와 출입국당국은 의미없는 항소와 지리한 법정다툼으로 시간과 세금을 낭비하기 보다는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여 앞으로 강제퇴거명령 발부에 신중을 기하고 난민 등 외국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행정을 개선하길 엄중히 권고하는 바이다.

 

2019년 12월11일

아시아의친구들, 난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