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난민인권센터의 두 번째 여름 난민인권강좌가 진행되었습니다. 강의는 소수자와 인종에 관련한 연구를 하고 계시는 성공회대학교의 박경태 교수님께서 '인종주의와 소수자 인권'을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인종주의와 소수자 인권', 그 내용을 아래에 공유드립니다. 1
소수자는 누구인가?
소수자는 신체적 또는 문화적 특징 때문에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차별을 받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흑인들이 차별을 받는 것은 신체적인 특징 때문에 차별을 받습니다. 한편 문화적인 요소 때문에 차별을 받는 예는 반이슬람주의, 즉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이슬람을 믿는 외국인 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차별을 받습니다. 이슬람으로 개종을 했다는 이유로 테러리즘에 가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소수자는 이러한 특징 뿐 아니라 ‘차별받고 있는 집단에 속해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기도 합니다.
숫자가 적다고 해서 소수자인 것일까요? 객관적 조건만 소수자일 뿐만 아니라 주관적 조건도 충족되어야 합니다. 숫자가 많더라도 실제로 차별을 받고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우리나라에 작년부터 여성의 인구가 더 증가했으나 실제로 차별은 사라졌을까요?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그 예가 됩니다. 대통령은 흑인이었으나(넬슨만델라), 정치의 몇 자리 소수만이 흑인일 뿐, 여전히 흑인들은 차별에 노출되어있는 것 처럼 말입니다.
신체적, 문화적 특징에 기초한 소수자들
ⓒ도쿄조선중고급학교 홈페이지
신체적 차별의 예로는 흑인, 여성, 장애인 등이 있습니다. 한편 문화적 특징에 기초한 소수자는 여호와의 증인, 이슬람, 재일조선인 등이 있습니다. 재일조선인은 일본에서 차별을 받는데, 특히 북일관계가 냉랭해지면 더 차별을 받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일본 쪽으로 발사하거나 일본인 납치사건에 대한 정보가 나오면 고등학교 등교를 할 때 여자애들에게 남자애들이 침을 밷고 치마를 찐긴다고 합니다. 이 사례에 신체적 특징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을 딱! 보기만해도 구별한다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실제로 구분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경우는 국가, 국적이라는 문화적 상징성이 다르다는 것으로 인해 차별을 받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러나 차별받는 집단 속에도 차별이 있습니다. 조선학교 여학생들의 저고리는 여전히 저고리인 반면, 남학생들은 다르지요. 박제된 정통의 수호자로서의 여성.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여성이 더 많이 기모노를 입고 있고, 이슬람에서도 여성이 히잡 등을 쓰지만 남자들은 언제나 문명으로, 근대화로, 진보로 나아가야합니다. 이는 굉장히 성차별적 잔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조지 버터필드(George. K. Butterfield)
여러분은 조지 버터필드의 인종이 무엇이라고 생각 되시나요?
놀랍게도 이 사람은 흑인입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 친척 모두 흑인입니다. 그저 우연히 이렇게 태어난 것입니다.
그리스 로마시대의 노예제도 이후 중세, 근대를 지나 서구의 노예제도가 만들어 졌습니다. 고대, 중세, 근대를 지사 다시 노예제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는 역사의 발전법칙에도 맞지 않았고, 과거보다도 더 강압적이어야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폭력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은 서양국가 중 가장 오랫동안 노예제도를 유지한 나라입니다. 또 가장 늦게 노예 제도를 폐지한 나라이며 가장 악랄히 노예 제도를 유지해온 나라입니다. 여성노예들은 주로 남성 주인들의 성적 노리개였습니다. 강간의 결과로 아이가 태어나는 경우가 많았지요. 흑인의 3분의 2는 백인의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속에서 인종이라는 것은 외모로만 말할 수 있는 만만한 게 아닙니다.
수지 핍스(Susie G. Phipps)
여러분은 이 분의 인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981년 미국 누에지에라주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수지 핍스씨는 해외여행을 위해 여권발급을하려던 과정에서 거절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신청서에 기재를 잘못했으니 다시 기재하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무엇을 잘못했던 기재했던 것일까요? 그것은 '인종' 카테고리였습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백인이라고 적었으나 접수처는 그게 아니니 다시 적으라고 하였습니다. 두번째에도 똑같이 가서 적고 신청을 하였으나 거절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법원에 제소를 하였는데, 패소했습니다. 그 이유는 '당신의 5대 조 조상 중 1명이 흑인이었기 때문에 당신은 백인이 아니다.'였습니다. 조상 할머니 중에 한 명이 노예였고 백인 남성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게된 것이죠. 이 때의 법은 32분의 1이상 흑인의 피를 가지고 있으면 흑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불과 30년전 이야기입니다.
인종이란 무엇인가?
여러분 인순이씨는 흑인일까요? 오바마는 흑인일까요? 엄밀히 따지면 두 사람 다 아닙니다. 일명 '혼혈'이라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오바마를 흑대통령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혼혈대통령이라고 하지 않지요.
인종은 생물학적 차이, 즉 신체적 특징에 기초하여 사회적으로 규정된 집단입니다. 즉 우리가 규정한 것, 우리가 정한 것이죠. '인종이라는 것이 객관적으로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 거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생물학적으로는 1950년대에 인종이라는 것이 없다고 결론이 났습니다. 인종이라고 하는 것은 '종'입니다. 생물 분류 시 동물계, 식물계 다음 제일 밑의 가장 마지막 분류가 '종'인데, 종이 다르면 '다른 종류'입니다. 말과 당나귀는 다른 종입니다. 왜냐면 생식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종의 구분의 기준은 생식의 차이입니다. 개와 고양이는 다른 종입니다. 생식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노새가 말과 당나귀의 생식을 통해 나오지만 노새가 생식기능이 없기 때문에 다른 종입니다. 라이거와 타이거 또한 생식 능력이 없기 때문에 호랑이와 사자는 다른 종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떨까요? 우리는 종이 다르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차이가 '종'적인 차이로 착각되는 것은 이미 60년 전에 끝났지만 우리는 계속 착각하고 있습니다.
인종주의란 무엇인가?
인종주의는 인종에 따른 생물학적 차이가 능력의 차이로 이어진다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여러가지 다양한 능력이 있으니까 다르다고 여기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에서 그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인종 안에 높낮이가 있고, 특정한 인종을 열등하다고 여기는 것은 인간을 멸시하고 지배하는 것을 합리화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것들이 노예화와 식민화를 확산하게 되는 것입니다.
2차 세계 당시 유대인은 독일인에게 인간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유대인은 '돼지, 벌레, 원숭이' 등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우리는 바퀴벌레를 잡을 때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인간을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을 때 이는 어떠한 결과를 야기할까요?
과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포유류 중 가장 동질적인 종이라고 합니다. 만약 이곳에 있는 분들 중 한 분과 아프리카의 아무 사람을 선택하여 DNA를 비교하면 99.9%가 일치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다른 영장류(유인원, 고릴라나 침팬지등-인간과 가장 유사한 동물)안에서 같은 종의 DNA를 비교했을 때의 동질성 보다도 4-5배가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즉 인간은 다른 어떤 종류의 영장류보다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왜 그런가 하면은 인간종은 비교적 최근에 출현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출현한 20만년 전이라는 시간은 40억년의 지구의 역사를 12개월로 나누었을 때 12월 31일 밤 11시 59분에 해당됩니다. 다른 종에 비해서 인류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70억 인류는 아프리카의 한 지역에서 만들어진 (만 명정도로 구성된)집단의 공통후예자입니다. 최초 발생한 호모사피엔스의 후예이지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먹이의 이동에 따라 이주를 하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퍼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왜 차별을 할까?
범주화하는 것은 고정관념이 됩니다. 예를 들어 '일본사람들은 간사할 것이다, 중국 사람은 게으를 것이다'와 같은 것들 입니다. 이와 같은 고정관념을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고정관념은 더 나아가 편견으로 가게 됩니다. 고정관념은 부정적인 것도 있지만 좋은 것도 있습니다. 백인, 서유럽국가에 대한 고정관념은 긍정적인 고정관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뭔가 있어 보이고 지적으로 보이는 것들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고정관념으로 간다면 문제가 됩니다. 인종주의는 그런 부정적인 고정관념, 편견과 접목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종주의는 다른 어떤 나라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개발국가에서 왔다는 계급적, 계층적 차별과 우리보다 더 진한 얼굴에 대한 인종차별이 있습니다. 그러한 차별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따져보면, 결국 우리의 인종주의 출발은 서양의 인종주의를 가지고와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년 전 조선시대에 과연 흑인차별이 있을 수 있었을까요? 흑인을 만날 수도 없었는데 말이죠. 즉 서양에서 만들어졌던 인종차별, 인종 질서를 그대로 가지고 왔고 그것을 충실히 써먹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서양의 인종주의는 언제 나온 것일까요? 인종주의는 옛날 부터 있었던 것일까요? 고대 그리스 로마에 인종주의가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노예제도를 대비해서 생각해보면 그 당시 노예제도가 있었지만, 로마 시대나 그리스 시대의 그것은 근대 서구에서 발생한 노예제도와는 달리, 정복당한 사람들이 노예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노예인 것과 피부색은 관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백인이 노예인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근대에는 피부색과 노예제도가 일치됩니다. 즉 인종주의는 근대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과거에는 서로 만난 경험도 없고 만나기 힘들었기 때문에 없었습니다. 로마의 기록 중 고대 시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흑인에 대해 부정적인 묘사와 긍정적 묘사가 둘 다 나옵니다. 아름다운 흑인 전사를 표현한 당시의 조각품들을 보아도 이를 알 수 있습니다.
ⓒ 스튜디오 할렘 박물관
즉 인종주의는 근대에 들어 만들어 진 것입니다. 근대 언제일까요? 1390년대 말에 포르투갈에 최초로 흑인 노예제도가 생겼습니다. 그때는 항해술이 발달하였지만 유럽에서 지중해 건너에 있는 북아프리카 지역을 넘어가지 못했었습니다. 알제리가 포함된 튀지니, 모로코 등의 아래의 사하라 사막이 이남 지역의 일명 '블랙 아프리카'를 잘 만나지 못한 것입니다. 항해술이 발달하기 이전의 아프리카 사람들이라 함은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중동 사람들의 이미지였습니다. 그 사람들에 대해서 특정 이미지를 만들 접촉자체가 없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사하라 이남 지역으로 사람들이 가기 시작하며 사람들을 군사적 노예 등으로 팔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때부터 서양의 인종주의가 탄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불과 몇 백년 전 서양에서 만들어 진 것입니다.
처음에는 몇 사람만 노예를 팔다가 그것이 수입이 되는 것으로 여겨지면서 본격적인 노예제도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노예제도가 안착되지 않았었습니다. 왜냐하면 근대이기 때문입니다. 당시는 근대적 이성과 과학을 통한 계몽이 꽃피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근대에 노예제도가 재탄생했기 때문에 반격들이 분명 있었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파는가?'라는 식으로 말이죠.
서양의 노예제도에 대해 반발하는 세력은 소수였으나 분명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소리를 넘어서야 노예제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기독교와 과학이 합리화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미션'이라는 영화를 보면 남미에서 인종주의가 '주님의 군대'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사례를 알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한인교회의 목사가 '흑인은 게으르니 노예화를 당한다'라는 식의 인종주의적 설교를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또 성경 창세기 부분에 노아가 아들에게 종이 되어라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흑인의 노예화를 합리화 하기도 합니다. 두번째는 과학 이었습니다. 18-9세기는 바야흐로 과학적 측정의 시기였는데, 과학적 발견에 대한 관심과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인종과 관련하여 연구를 한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흑인들이 왜 열등한지를 발견하고자 하였습니다.
어떤 과학자는 머리의 가로와 세로의 비율을 측정하여 그것을 증명하고자 하였습니다. 사람을 볼 때 원숭이의 두개골이 가로로 길죽 합니다. 그는 가로 세로 비율이 길수록 덜 진화하였다는 이론으로 백인보다 흑인이 덜 진화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어떤 학자는 이마의 각도를 재어, 유인원들의 이마가 좀 더 누워있으므로 흑인이 더 원숭이에 가까운 종자라고 하였습니다. 어떤 학자는 인중이 더 멀수록 진화를 덜했다고 했고, 어떤 학자는 배꼽에서 성기까지 의 길이가 가까울수록 진화가 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폴브로카라는 연구자는 과학적 측정의 백미를 이루었는데, 그는 두개골의 용량을 재며 머리가 클수록 더 진화하고 똑똑한 것이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차이가 차별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요? 사실 그것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노예화는 이미 있고, 노예를 계속 부려먹기 위해 열등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입증했어야 했던 것입니다. 즉 차이가 있어서 차별한 것이 아니라 차별을 하기 위해 차이를 강조 또는 과장한 것입니다. 마치 그 차이가 중요한 것처럼 과장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차별을 하기 위해 차이를 강조하고 차별할까요?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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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수영 경기에 흑인 출전자가 없는 이유는 머리카락이 곱슬이어서 일까요?
모두의 인권을 위한 방향
통합을 지향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책방향이라는 것이 대체로 반 통합적인 것이 많습니다. 그 예로는 다문화를 들 수 있는데, 오히려 '다문화'라는 것을 통해 다른 이들로부터 그들을 분리, 구분해내고 우리와 다른 존재임을 부각시키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는 난민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또한 계급, 계층 문제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또한 전체 사회의 정의 문제와 함께하는 방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다문화가정의 이슈가 대두되며 이에 대한 예산이 급속히 30%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복지 예산을 감축하고 가지고 온 예산입니다. 우리가 이미 다문화, 인종문제라고해서 따로 특별히 다루는 것이 아닌 전체 복지 예산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본 글은 당일 강의 기록 및 녹취를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강사의 어조나 단어 및 표현 등을 편집 및 수정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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