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인정되기’ 힘든 나라, ‘난민으로 살기’ 어려운 나라



지난 2013년 7월 1일 한국에서 난민법이 시행된 이 후 벌써 약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이 시행되었다는 이유로, 또 한국에서는 생소한 '난민'이라는 키워드가 법으로 만들어진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었지요.


하지만 난민법 시행 이후 한국에서의 난민의 삶의 질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지난 약 1년 동안 난센이 만났던 난민분들이 겪었던 수 많은 어려움들은 여전히 한국이 '난민 인정되기 힘든 나라, 난민으로 살기어려운 나라'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합니다. 이에 난민인권센터는 난민분들을 만나 난민법 시행 이후에도 지속, 발견되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정리하고 영상으로 담아보았습니다.






1. 법무부는 난민법 시행에 걸맞는 적극적인 난민인정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20145월 기준, 누적된 난민신청자 수는 총 7,443명입니다. 난민법이 시행된 7월 이후부터는 11개월 동안 1,863명이 난민인정 신청을 하여 난민신청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난민법 시행에 따른 기대와는 달리, 신청자에 대한 인정률은 여전히 매우 저조합니다


 20141월부터 5월까지 난민인정자의 수가 12명으로, 총 누적된 수를 더하면 현재까지 총 389명만이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셈입니다. 이는 인정률 5%라는 초라한 결과로 늘어가는 난민신청수에 비해 인정의 수는 현저하게 모자라는 상황입니다. 

 

 

2. 법무부는 면접과정에서의 녹음 및 녹화를 의무화 하고, 전문통역자원을 확충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영상 속에서 보셨다 시피, 올해 난민인정 면접을 하게 된 S씨는 면접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빨리 빨리 말해. 너 한국말 알잖아. 빨리빨리 해.”, “, (난민)인정 안 해. 너 네 나라로 돌아가. 우리나라는 왜 왔어? 인정 안 해줘.”라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 질문을 듣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통역 또한 원활하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S씨는 혹여나 난민지위 결정에 악영향을 끼칠까 담당 공무원에게 항의조차 할 수 없었고, 이것이 정말 법무부가 주관하는 면접이 맞는지 믿을 수 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었습니다.


난민의 경우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 신청자의 진술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근거로 결과가 좌우되는 만큼, 심사 과정에서의 진술 내용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만약, 면접 내용이 부정확하게 기록되거나 왜곡되면 추후 소송과정에서 신청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하여 난민법 제83항에 따라, 면접과정을 녹음 및 녹화할 수 있지만 실제로 신청자는 그러한 요구가 공무원을 자극해 괜히 결과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을 염려하여 쉽게 요청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과정의 녹음 및 녹화는 관련 법안을 개정해서라도 의무적으로 실행되어야 합니다. 또, 통역 문제에 있어서도 난민전문통역인 양성을 위한 교육 부문의 예산이 증액되고, 이를 통하여 체계적 교육을 받은 전문통역 자원을 늘려나가야 합니다.




3. 법무부는 공항만에서의 신청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합니다.


 

<난민 M씨가 보내주신 언제 강제 송환 될지 모르는 인천 공항 내의 '감옥', 수 개월 간 매일 똑같았던 치킨버거 사진>


H는 공항만에서 난민신청을 하였습니다. 영어를 잘하지 못해 신청서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음에도 어떠한 통번역 지원 없이 본국으로 송환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어쩔 수 없이 작성하였습니다. 면접과정에서도 공무원에게 폭언을 듣거나 진술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노골적인 의심을 받았어야 했습니다, H씨는 회부 심사 7일 동안 인천 공항에 머무는 과정에서 매일 똑같은 샌드위치와 콜라를 제공 받았고, 10시부터 이후에는 밖에서 문이 잠겨진 공간에서 화장실도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범죄경력이 있는 입국거부자들과 함께 지내야 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한국의 난민법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으며, 한국이 난민 보호를 포기한 것처럼 느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재 출입국항에서의 난민신청의 문제점은 신청 자체가 입국심사과정에서만 허용되고 있고, 입국이 거절 되어 송환대기실에 머무르는 과정에서 신청은 제한되고 있다는 점 입니다. 또한 불회부 되었을 경우에 송환 대기실로 보내진 상태에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의식주 문제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없을 뿐 아니라, 변호사를 접견할 권리가 보장되어 있지 않고 변호인의 조력조차 받기 어려운 현실이기도 합니다.

법무부는 입국심사과정 뿐만 아니라, 입국에 문제가 생겨 송환대기실에 머무르는 사람들에게도 난민인정 심사에 관한 고지를 철저히 하고 실제 난민신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불회부 상태의 신청자가 소송을 해야 하는 경우, 이들이 머무를 수 있는 안전하고 인권적인 의식주 환경을 확보해야 합니다. , 불허에 대한 소송의 경우 신청자의 입국을 허용하는 방식 또한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4. 법무부는 더 많은 난민신청자에게 생계비를 보장해야 합니다.

 20145월 기준으로 1,492명의 난민신청자들이 심사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당한 수의 신청자들이 난민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의 생계문제에 관한 안전장치가 미비한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난민법 제401항에 의해 신청자는 난민신청 6개월 이내동안 법무부로부터 매월 생계비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2014년 난민신청자 생계비 예산은 34398만원이며, 이 금액은 6개월 동안 150명의 난민신청자에게 매달 382,200원을 지급할 액수가 됩니다. 작년 한 해 동안의 난민신청자가 1,574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1,400명 정도 신청자들은 생계 대책 없이 한국 사회에 내던져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 시리아 난민 아동의 그림. 그녀는 그림 속 동그라미를 짚으며 '이것은 눈물이에요'라고 했습니다>



M씨는 3개월째 매달 약 38만원의 생계비를 지급받고 있지만 38만원의 돈으로 한국에서 싱글맘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2014년의 경우 신청자의 10%에 해당하는 수만이 부족한 금액의 생계비를 지급받는 이유는 법무부의 생계비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난민법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 신청자의 생계 문제가 획기적으로 해결되었다는 것은 잘못 된 생각입니다.

 

특히 난센은 생계지원과 관련하여 난민지원센터 운영 방식이 큰 예산을 낭비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난민지원센터의 올해 운영비는 23억과 총 37명이 근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난민지원센터에 거주하는 신청자는 총 23명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23억은 난민 신청자 1,000여명에게 6개월 동안 지급할 수 있는 생계비 금액을 상회하는 규모입니다.


난민신청자의 생계에 대한 진정한 대안은,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생계비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법무부는 난민지원센터에 과도하게 집중된 예산을 분산시켜 신청자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생계비를 증액하고, 현재보다 더 많은 난민신청자들에게 생계비를 지급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법무부와 정부가 난민을 단순한 시혜의 대상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인간'으로 바라보며 난민법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

Posted by 난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