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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활동가이야기

Spirit of NANCEN: BOB

'난센'하면 어떤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난센만의 다양한 모습들이 있겠지만, 난센에서 밥을 드셔본 적이 있으신 분이라면

함께 직접 만든 밥을 나누어 먹는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 것 같아요. 

Spirit of NANCEN: BOB. 매일 직접 짓는 ''에 얽힌 이야기를 활동가들과 함께 나눠보았습니다. 





밥을 직접 해 먹어서 어떤 점이 좋은가요?


 : msg가 들어가지 않는 내추럴한 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을 먹어서 난센에 들어와서 한 5년 만에 살이 쪘어요굉장히 안정적인 체중이 유지되었는데 3kg가 쪘다는 큰 변화가 있었어요.


주연: 내가 한 음식을 같은 활동가나 활동하고 있는 신청자분이 먹었을 때 되게 좋더라구요. 같은 활동가도 그렇지만, 더 큰 거는 내 담당 케이스, 신청자 분이 먹는 그걸 봤을 때 내가 뭘 하고 있기는 하구나’ 하는 만족감이 있었어요.


은지(고): 생전 보지 못한 음식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 난센이 직접 요리하는 것에 있어서의 큰 장점이자 추억이 되었어요. 같은 된장찌개를 끓이더라도 요리를 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 과정과 재료가 천차만별이니까, 늘 제가 예상하던 음식에서 벗어난 메뉴와 맛들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난센 1층에서 떠나는 맛 기행 이라고 해야할까요. 세상에 아직 이름도 지어지지 않은 따끈따끈한 메뉴들, 특별한 그 사람만의 음식을 먹을 기회가 좋았어요. 또 한편으로는 동그란 테이블에 둘러앉아 그 음식을 통해 할 수 있었던 이야기들도 좋았어요. 난민분이 어렸을 적 어머니의 곁을 지키며 배우게 된 닭 요리 이야기나,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재료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끌벅쩍했던 난센의 식탁이 좋아요. 그 요리에 깃든 추억이 하나씩 생기는 것 같구요. 내가 맛본 요리가 그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 개인적으로는 3년 정도 자취생활을 하며, 요리를 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난센에 온 이후로 다양한 요리를 해보면서 두려움이 없어진 것 같아요. “요리가 제일 쉬웠어요”(하하) 아! 또 머리가 복잡할 때 요리를 하면 많은 도움이 됬던 것 같아요.





성인친밀함? 그냥 그렇게 서로에 대한 배려한 번씩 밥을 해주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존중의 표현일 수 있잖아요지금 볼 때는 난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밥먹는 경험인 것 같아요사실 인터뷰외에 난민들과 담당자가 만나는 게 어렵거든요같이 먹으면 열린 공간에 함께 있고요모든 개인적인 만남들, 상호작용같은 것들이 밥먹을 때 주로 이루어지잖아요밥먹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통합적인 회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 같아요.그리고 실제로 생활이 어려우신 난민분들도 많은데, 그분들이 식사를 하실 수 도 있고요.  한 분이 자살하려고 했을 때 찾아가서 만났는데밥을 먹었냐고 물었더니 안먹었다고 했어요그래서 오늘 점심은 먹었냐고 물어보니 안먹었다고 하시고이렇게 어제 저녁점심아침그저께 저녁점심을 쭉 물어보니 그저께 점심을 먹었다고 하셨어요총 7끼 였어요그분이 굉장히 많이 굶었는데 마지막 먹은 밥이 우리사무실 와서 먹은 밥이었어요누구한테는 여기서 먹는 점심이 마지막일 수도 있잖아요누구나가 와서 쉽게 먹을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요.  
그리고 의외로 난민들보다 여기와서 밥먹은 한국인들이 너무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밥을 직접 해먹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면?


은숙: 정말 해야할 일들이 코앞에 있을 때 물을 올리고 밥을하고식재료를 사와야 할 때는 좀 귀찮기도 하고더구나 당번인 날 손님이 와서 식사 인원이 15명쯤 되면 기쁨보다는 짜증이 올라오는게 솔직한  심정인 것 같아요너무 기쁘지만 한켠에서 드는 잘못걸렸다는 마음. 반대로 내가 점심을 하는데 4명밖에 안 먹으면 그때 느끼는 쾌감도 있고요.


성인지치는 것 같아요현실적으로 다들 바쁘고 시간을 쪼개야 하는데 준비하는 데 드는 어려움이 현실적으로 있어요가정주부들이 밥하는 게 지치고 누군가 해주는 밥먹고 싶은 것처럼여기도 1년 정도 되니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숫자가 많아지면서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많이 들어서 여기에 대한 에너지 소모가 처음 생각한 것보다 커진 게 사실이에요. 그에따른 부담들이 있죠. 또 사람마다 계획을 세우고 하지 않기 때문에 메뉴가 그날 그날 결정되는데 어떤 이들은 요리를 하고 어떤 이들은 때우는 방식으로 하고. 그러한 차이들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영아 솔직히 말하면 난센활동가들이 음식을 잘 못해요. 짜게 드시기도 하고요. 그리고 많은 음식을 하면서 식비를 아끼려고 하다보니 좋은 재료를 못쓰잖아요. 그런게 슬퍼요. 더운 여름 날에,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철에, 매서운 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에 장을 보러가기가 힘들어요. 또 가까운 마트에 없는게 너무 많아요. 가쓰오부시 가루, 이런것도 없고.

 


여기서 잠깐,  난센은 어쩌다 밥을 직접 해먹게 되었나요?


  원래는 사무국의 운영에서 커뮤니티적인 가치를 추구했고난센자체도 커뮤니티를 추구했어요. 사무국이 그러려면 먼저 우리 내부에서의 공동체성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그런 면에서 밥을 같이 먹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죠그리고 두 번째 이유로 난민들이 왔을 때 밥먹는 시간이 어색한 거에요우리는 나가야되는데 데려가자니 비용이 부담되기도 하고 따라오시는 분들도 부담되고 어색하고 말이에요.  또 재정적으로 감당이 안되기도 했어요용산에 있을 때 한달 식비가 90만원씩 나갔는데 그게 감당이 안되는 거에요 공동체성, 난민, 재정 이 세가지로 인해 밥을 직접 해먹게 됐어요.




밥에 관련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주연다른 활동가가 열심히 해서 좋은 음식맛있는 음식 먹이려는 게 보일 때 그때 좋았어요.

 

그날은 야심차게 오므라이스를 했던 날이었는데요.. 그날 따라 밥 위에 올려진 노오란 계란이 저의 창작 욕구를 건드렸어요한참을 고민하다가.....을 케챱으로 한 수 한 수 적었더래지요하지만 아무도 저의 작품을 알아채지 못했어요ㅠㅠ(하하하....) 저의 슬픈 기억이에요..크크


영아: 난센에 적응해야하는 두가지 문화가 있었는데 하나가 아침마다 회의하는거고 두 번째 점심마다 밥을 해먹는 거였어요. 근데 난센의 진짜 분위기? 뭐라고 해야되지. 제가 난센에 빨리 스며들게 된 거는 그 밥하는 시간을 통해서 였던 거 같아요. 왜냐면 밥을 할 때 예를 들면 등삼촌도 만났고, 밥차리면서 A아저씨도 만났고, 그래서 같이 그 분들이랑 요리하고 식탁을 차렸구요. 또 나중엔 가리봉동 집들이도 했잖아요. 동네분들이랑 난민가족분들을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친구가 되는 시간도 역시 밥을 먹으면서 하지 않았나싶어요. 또 특히 등삼촌 같은 경우는  아주 큰 성찬을 낮에 여러번 차려주셨었어요. 게다가 저녁에 야근할 때 찾아오셔서 "지금도 일해요?" 라고 물어보시고는 장을 봐오셔서 찜닭 같은 중국요리를 해주셨거든요. 밥을 저녁에 두 번인가 해주셨어요. 감동이었어요



밥을 직접해먹는 것을 지속해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은지(류): 이렇게 하다가 다른데 가서 밥을 사먹게 되면 많이 아쉬울 것 같아요조금의 불편함과 힘듦에 비할 수 없는훨씬 더 많은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한나: 한 쪽으로 대답하기 어렵네요. 좋은 점도 있지만 부담되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기에 이 방식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보충적인 대안이 필요할 것 같아요.


성인: 우리가 힘들어도 밥을 집에서 해먹잖아요이걸 우리가 해야 할 우리의 생활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이걸 내가 맡은 업무의 하나로 보느냐의 문제인데 조금만 발전하면 사무국이 삶의 공간이기도 하잖아요생리적인 게 밥을 먹는거고요또 한 달에 3번 정도 희생해서남을 배려할 수도 있고 섬길 수도 있고요지금 생각은 자원 활동가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와서 한 달에 몇 번씩은 밥을 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많이 힘든 부분이 있고일이 밀릴 때특히 월요일에 주간 회의할 때 시간이 밀릴 때도 많고요일단 월요일이이라도 누군가 와서 밥을 해줄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죠.

  그리고 난민 분들이 자기 고유의 음식을 하는 것도 할 수 만 있다면 일주일에 한 번씩 넣어보고 싶어요. 밥을 먹는 게 사무국내부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난민분에게 눈치보지 않고 밥먹는 시간이 되고, 한국인들에게는 직장이나 다른 단체가 누리지 못하는 분위기를 경험하는 게 됐으면 좋겠어요. 나아가 나라별로 고유한 음식들을 먹고 우리안에서 다양한 다문화적인 음식을 맛보고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관련해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은숙우리가 요리를 한국식으로 만드는데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이 올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서도 배려하지 않고 만들잖아요원래는 여러 문화권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야하는데 한국식은 하나로 메인요리와 반찬을 해먹게 되고요우리가 해야 하는 건데 잘 안되고우리가 맛있게 먹고 싶은 욕구를 줄이고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단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고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그리고 12시에 밥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모든 당번들에게.


은지(류)가끔은 같이 요리하는 시간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옛날에 친구들이랑 같이 살았을 때 함께 요리 했던 기억이 많이 남아있거든요별거 아닌 요리를 엄청 오래 걸려서 만들었거나실패 했던 기억들이 많이 남는데난센에서는 함께 요리하는 추억이 많이 남지 않아서 아쉬워요.


영아: 일주일에 한두번은 동네 분들이나 자원봉사자 분들이 오셔서 음식을 할 수 있도록 부엌을 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오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대량으로 음식을 하기가 쉬워져서 더 많은 분들에게 음식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릇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플라스틱 그릇이라 몸에도 좋지 않을  것 같고 국그릇에 밥을 담다보니 밥을 많이 담게 되더라구요. 

 

성인: 주는 대로 먹자가 우리의 모토이긴 하지만 주는 사람들이 조금 더 고려했으면 좋겠어요. 또 한국인들이 와서 많이 먹잖아요일반 사람들에게 밥값을 받는 게 어떤지도 솔직히 고민하고 있어요돈을 벌자는 게 아니라 어디서 밥먹어도 5000원을 내잖아요이게 다 후원에서 나오고 누가 대주는 게 아니니까 더 윤택한 점심을 위해 한국인들께서는 금액을 정하지 않지만 알아서 후원금을 내시고그걸 다시 점심해 투자하는 쪽으로 생각해보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회원들이나 거쳐가시는 분들이 반찬을 좀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홈쇼핑에서 파는 돈가스나 감자나 이런 거요 :-) 


은지(고): 더 많은 분들이 난센의 부엌에서 자신만의 요리를 선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세상은 넓고요리는 많으니까요!!!! 하하하이 글을 보는 여러분께 건의합니다난센의 부엌을 점령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