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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jazeera] 방글라데시 소수종교 신자들 폭력의 대상이 되다

방글라데시 소수종교 신자들 폭력의 대상이 되다



논란이 된 전쟁범죄 판결의 여파로 방글라데시 전역을 휩쓰는 폭력 사태가 발생하면서 가옥과 예배장소가 그 표적이 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전범 피의자들에 대한 소송 진행이 시민 소요와 폭력 사태를 야기하고 있다.



 

몇 주 전 금요 기도를 마친 시각, 3,000명이 넘는 폭도들이 방글라데시 남서부에 거주하는 힌두교인 사단찬드라 만달(Sadhanchandra Mandal)의 집을 공격했다.

 

“그들이 우리 집을 공격할 때 이런 구호를 외쳤습니다. “우린 탈레반이다. 이 벵갈 지역은 아프가니스탄이 되리라!” 그리고 모든 것을 약탈해 갔습니다.“ 예순 나이의 만달은 공격해 온 이들이 휘발유와 무기를 사용해 그의 집을 부쉈다고 했다.

 

여기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합니다. 그들이 위협하고 있는 것처럼 저는 언제든 살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는 폭도들이 자신이 사는 사트키라(Satkhira) 지역 후미진 마을들의 가옥을 공격했을 때 경찰과 예비군 부대는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그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제 아내, 며느리와 두 손자는 연못을 헤엄쳐 건너 목숨을 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안전하지 않습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만달은 말했다.

 

두 번의 전범 재판이 몇몇 유명인사들에게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전쟁을 치를 당시 저지른 잔혹 행위에 대한 유죄 판결을 내린 이후, 남아시아에 위치한 이 나라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 소요 사태가 야기한 폭력의 최대 희생자는 만달과 같은 소수종교 집단의 구성원들이다.

 

형을 언도받은 사람들 중에는 방글라데시 최대 이슬람 정당인 자마트에이슬라미(Jamaat-e-Islami, JeI)당의 지도부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 정당의 지지자들이 여러 건의 폭력 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자당(Bangladesh Nationalist Party, BNP)의 지지자들도 일부 당 지도자들이 전쟁 범죄 혐의로 고발되는 상황에 직면하자 거리로 몰려 나오고 있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소수종교 신자들이 만만한 분풀이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3 6일 발간된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 보고서에 따르면, 40개가 넘는 사원이 파괴되었고, 힌두교 신상들이 훼손되었으며, 화재로 집이 소실되면서 수백 명이 거리로 내몰렸다.

 

 


미숙한 대응

 

1971년에 저지른 집단학살, 강간 및 그 외 잔혹한 범죄들로 지난 2 28일 자마트에이슬라미당 부대표인 델와르 호세인 사예디(Delwar Hossain Sayedee)는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후 지금까지 100여 명이 살해되었는데, 그 중 대부분이 야당 운동가들이었다.

 

인권 단체들은 판결 이후의 폭력 사태에 대한 방글라데시 정부의 대응을 비난했다. 수도 다카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오디카(Odhikar)는 경찰이 정치운동가, 여성, 아이, 일반 시민들이 포함된 시위대에무차별적으로총격을 가한 것을 비난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소수종교 신자들도 정부가 자신들의 안전을 지킴에 있어 형편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힌두교인뿐만 아닌 불교인들 역시 약탈자 무리에게 공격받았다는 내용이 보고되었다.

 

향후 몇 달 간 전쟁범죄에 관한 판결이 더 나올 예정이기에, 방글라데시의 소수종교 신자들은 지속적인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다.

 

쿨나(Khulna) 지역에서 온 수로비 라니 만달(Surobhi Rani Mandal)은 눈에 눈물이 고인 채 상황을 전했다. “광신도들이 우리 집을 뒤엎고 불 태웠어요. 이제 어디로 갈 수 있을까요?”

 

라니는 물었다. “이제 어떻게 기도드릴 수 있을까요?” 그녀가 가지고 있던 신상들은 공격을 받았을 당시 모두 파손되었다.

 

아무도 우릴 도와주러 오지 않아요. 3마리에서 우유를 짜내 팔아 생계를 이었는데, 다 잃었어요. 자마트 차트라 시비르(Jamaat Chhatra Shibir - 자마트에이슬라미당의 학생 조직) 깡패들이 또 공격해 올까봐 불안해요.”

 


 

처벌은 없다

 

라니가 공격을 자행한 이들 중 몇의 신원을 밝혔음에도 그들에게는 아직 어떠한 처분도 취해지지 않았다.

 

수백 명의 자마트 지지자들이 최근의 폭력 사태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었지만, 자마트에이슬라미당은 이를 자신들을 상대로 정부가정치적 보복의 일환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 주장하며 소수종교에의 공격에 관한 어떠한 역할도 담당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자마트에이슬라미당은 해당 공격 건들을 조사할 독립된 사법위원회를 즉각 설치할 것을 요구한다고 마크불 아흐마드(Maqbul Ahmad) 집행위 대표는 당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말했다.

 

범법자들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방글라데시 사회의 주요 문제점이다. 경찰 병력의 부패와 사명 의식 부재로 인해 방글라데시 15 3백만 가량 인구의 10%에 달하는 소수종교 신자들의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마이너리티 워치(Bangladesh Minority Watch)의 설립자인 라빈드라 고쉬(Rabindra Ghosh)는 과거 자신이 공격받았을 때에도 경찰은 범인을 찾아내지 못했었다고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건에서 경찰은 가해자의 신원을 알게 되더라도 잠잠히 있는다고 한다.

 

재산을 노리고 소수종교 신자들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어떤 사람들은 힌두교 여성을 특정 대상으로 삼아 폭력을 휘두른다고 그는 설명했다.

 

고쉬는 근 두 달 전 방글라데시 북부의 실렛(Sylhet) 지역에서 발생한 14세 여아 납치 사건을 언급했다. 아이의 가족이 용의자의 이름을 밝힌 서류를 경찰에 제출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본지가 사카왓 호세인(Sakhawat Hossain) 실렛 경찰서장에게 해당 사건에 관해 묻자 그는 사건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이 혐의를 제기하면 경찰은 조치를 취한다면서, 납치 사건에 대해 조사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종교적 편협

 

건국 당시 방글라데시는 비종교 국가로 수립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종교적 편협함이 증가하고 있는 양상을 보게 된다. 신변의 안전을 위해 많은 수가 타국으로 떠나면서 소수종교에 속한 국민들은 그 수가 급감하고 있다.

 

소수종교에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아와미 리그(Awami League)의 지지자들도 여러 사건들에서 소수종교 신자들을 공격하는 데 가담하고 있었다.

 

네덜란드에서 출범한 인권 단체 글로벌 휴먼 라이츠 디펜스(Global Human Rights Defence) 2010년 보고서에서 아와미 리그의 지도층 인사들이 힌두교도와 소수 인종 박해에 관여한 것으로 밝혀진 여러 사건들을 언급했다.

 

소수종교 신자들은 공격을 자행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땅과 재산을 손에 넣기 위해 그럴 듯하게 적용할 만한 구실들을 찾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했다.

 

현 총리인 세이크 하시나(Sheikh Hasina)와 야당 대표이자 전 총리였던 칼레다 지아(Khaleda Zia), 두 선두 정치인 간의 신랄한 정치 대립이라는 예에서 잘 드러나 듯, 심하게 양분화된 방글라데시의 정치는 소수종교 사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하시나 총리의 아와미 리그는 소수자들에게 경제적, 정치적으로 평등한 기회를 주고 방글라데시 헌법에 본래부터 명시된 비종교주의를 회복시키는 데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모든 국민을 평등하게 대한다고 명시한 방글라데시의 헌법은 1988, 이슬람교를 국교로 채택했다.

 

온갖 폭력 사태가 난무하는 가운데, 다카 중심에 위치한 샤바그 광장(Shahbagh Square)에서는 젊은이들이 전쟁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에게 사형을 내릴 것을 요구하며 평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 성명을 통해 전범 용의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약속한 아와미 리그는 암묵적으로 샤바그의 시위대를 지지하고 있지만, 야당 대표인 지아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들을무신론자이며 타락한 사람들이라 부르고 있다.

 


 

                                                                                                                                사이프 칼리드(Saif Khalid)



원문출처: http://www.aljazeera.com/indepth/features/2013/03/201332472510585942.html


번역: 김지혜(난민인권센터 통번역자원활동가)

감수: 김한나(난민인권센터 상근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