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신청자분의 장례식에 다녀온 은지씨.
고인을 하늘에 보내드리고 카메룬 커뮤니티 분들과 친구가 되어 돌아왔어요.
2013. 03. 08
얼마전 돌아가신 카메룬 난민신청자분을 떠나보내는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카메룬커뮤니티 분들과 함께
시신을 보고, 기도하고, 공항으로 그분을 떠나보냈습니다.
한국과 달리 시신을 보존하고, 시신의 사진을 찍는 카메룬인들의 모습이 낯설었습니다.
실제로 본 시신의 모습은 살아있는 사람 같았고,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습니다.
삶과 죽음이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란 걸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분을 떠나보내고
카메룬커뮤니티 친구들과 치킨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카메룬인들은 치킨을 좋아합니다. 생맥주를 통틀어 '카스'라고 부릅니다. 카메룬인의 80%는 불어를 사용하고, 20%는 영어를 사용하는데, 둘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있습니다.
꽤 많은 이들이 한국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 처음 와
지하철에서 타고 자리에 앉았는데,
옆자리의 여자가 얼굴을 찌푸리며 일어나는 것을 보고 한국사람들을 '나쁜사람'이라고 생각했다던 한 친구는,
이번일을 계기로 한국에도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한국땅에 참 다양한 이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배우는 요즘입니다.
그렇지만 이방인들을 받아들일 준비는
너무나도 되어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밀어주시는 손길들을 보며
이 곳의 온도가 그리 차갑지만은 않다는 것을
또한 깨닫게 됩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환대로 가득찰 따스한 계절이
하루 빨리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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