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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

[기자회견발언문] "난민과 이주민은 한국인과 분리되어 살아가는가?"

"난민과 이주민은 한국인과 분리되어 살아가는가?"

난민거부 정책 폐기, 난민인권을 위한 난민법개정 이제 답하라 Surafel 기자회견 발언문

코로나 19에 대한 질병 및 보건 관련 정보는 생명 보전을 위해 필수이나 코로나 조기대응과 후속대응에서 다양한 국적과 언어를 가진 난민들은 정보에 접근하지 못해 혼란과 공포가 가중되었다. 코로나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은 것은 불완전고용된 난민신청자와 여성난민들이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난민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연대를 통해 함께 코로나를 극복하고자 했다. 어떤 사람들은 시민단체와 함께 코로나 관련 정보와 뉴스를 번역하여 다른 난민, 이주민에게 전달했다. 어떤 난민은 지역 소독방역에 참여하려고 자원봉사하는 방법을 찾았다. 몇몇의 난민공동체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에티오피아 공동체는 공적마스크 구매가 어려운 난민신청자들과 이주민, 재난지역에 있는 난민과 이주민들을 위해 구호품을 모아 보내고 대한적십자사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또 일요일마다 헌혈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방글라데시 줌머인 공동체도 후원금을 모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고, 경기 북부 아프리카 공동체는 천마스크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기부했다. 직장을 잃고 집이 없어진 난민들은 주변 난민과 이주민, 한국 주민이 보듬고 고통을 분담했다.

 

코로나 앞에서 더욱 서로를 연결하며 우리의 생명과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한 것이다. 한국의 비호 하에 있는 난민이기에, 한국은 나와 내 가족에게 두 번째 고향이기에, 지역사회 구성원과 이웃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코로나로 불안함과 경제적 고통이 심해졌지만 우리가 고향과 언어, 인종, 종교가 달라도 이 곳 한국에 함께 사는 생명공동체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기뻤고 몸소 증명하면서 자부심도 느꼈다.

우리 사회는 코로나 관련 발생할 수 있는 혐오를 방지하기 위해 성숙하게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내놓는 모든 코로나 정책에서 국민과 외국인이 계속해서 분리되고 있다. 가계 소득 보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수많은 이주민과 함께 난민도 제외되었다. 한국인과 함께 가정을 이루고 있는 사람만이 한국인과의 가까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되어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고 한다.

난민과 이주민은 한국인과 분리되어 살아가는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에서부터 친구가 되고 우리는 고용관계로, 생산자와 소비자로, 교육자와 학부모로, 의료진과 환자 등등으로 매사에 관계를 맺는다. 고이 챙겨둔 난민인정증명서 한 장이 아무 의미 없는 종이 쪼가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코로나가 한국사회에 속한 우리 모두의 재난이었듯이 우리의 고통도 한국사회의 고통의 일부분이길 바랄 뿐이다.

 

2020.06.19.

Suraf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