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난민법 시행 7주년,
국회는 난민인권 보장을 위해
난민법 개정입법을 시작하라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을 앞두고, 아시아 최초라며 자랑해왔던 난민법 시행의 7주년을 앞두고, 난민인권 보장을 위해 난민법 개정을 요구해온 우리는 절박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한국을 찾은 난민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더 이상은 시간의 여유가 없다. 매년 난민의 날에만 되풀이되는 파편적 관심과,지속되는 무관심은 오히려 난민의 비존재를 표상한다. 이와 같은 난민의 날은 한국에서 더 이상 난민의 날로도, 난민을 위한 날로도, 난민에 의한 날로도 기념될 수 없다.
1994년, 난민협약 가입 이후 처음으로 출입국관리법에 난민심사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고 난민인정심사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한 대한민국은 2012년, 독립된 인권법인 난민법을 제정하였다. 당시 법무부는 난민인정과 처우에 관한 법률을 별도로 제정, 시행하는 것은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최초라며, 난민법 제정을 대내외적으로 큰 업적으로 여기고 홍보하였다. 하지만 난민법을 시행한 2013년으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난민들의 삶은 어떠한가.
정부의 포괄적인 난민정책의 부재와 20대 국회의 난민법 개악 시도는 실무적으로 난민거부 정책으로 표면화 되어 왔다. 전 세계에 폭력과 박해가 만연한 현실에서 현행 난민법은 정부에 의해 자의적으로, 난민을 거부하는 방향으로 해석되어 왔다. 난민법이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있는 난민들은 한국 땅을 밟지 못하도록 하는 한국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수단에 피난처를 찾기 어려워지고, 한국에 어렵게 도착한 난민들은 스스로 떠나도록 밀려나거나, 비자발적으로 송환되거나, 장기간의 구금을 견디지 못해 떠났다. 바늘구멍을 뚫고 난민 또는 인도적체류 지위를 얻은 극소수의 난민들은 트라우마, 언어 및 문화의 차이, 난민에 대한 대중의 낯섦과 이를 혐오로 재생산하는 집단의 목소리 속에서 사회의 안전망을 벗어나 빈곤과 삶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은 재난의 불균등한 고통을 야기한다. 사회 구성원 중 보다 취약한 집단이 먼저 붕괴하고, 위기 속에서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나 차별은 다양한 계기로 재생산되고 있다. 정부의 자의적 행정의 전횡과 이를 막기에 부족한 현행 난민법의 한계에 난민은 더 큰 고통과 사회적 배제에 시달리고 있다.
난민이 보이지 않는 존재로 지워지고 있는 지금, 매일 곳곳에서 혐오와 차별로 인해 할퀴어지는 난민의 시간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지금, 난민 거부 정책에 있어서 점차 정부가 당당한 얼굴로 등장하는 지금, 더 이상 우리들에겐 여유가 없다.
우리는 21대 국회가 진정으로 난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난민법의 개정입법에 시민사회와의 연대로 진지하게 나설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은 입법과제들을 제안한다.
첫째, ‘난민보호’를 이념으로 명시한 난민기본정책을 외국인정책기본계획과 별도로 심사, 처우, 통합, 정착, 차별 방지의 네 분야로 나누어 검토, 수립토록 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시하도록 개정입법을 해야 한다.
둘째, 난민법의 난민인정심사 중 “출입국항 난민신청 절차”, “난민신청시 모국어로 신청서 작성가능 및 접수거부 방지”, “열람, 등사에 관한 권리 보장”. “난민신청자의 보호 제한”. “난민위원회” 분야에 대해 개정입법을 시작해야 한다.
셋째, 난민법의 난민의 처우 중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정보접근권 보장 및 행정조치 일반”, “난민신청자의 심사기간동안의 안정적 체류” 분야에 대해 개정입법을 시작해야 한다.
넷째, 난민법의 난민의 통합 및 정착 중 “인도적 체류자의 처우”. “난민 및 인도적 체류자의 영주, 귀화의 특별절차”, ““난민의 정착과정 지원”, “혐오와 차별의 방지, 교육” 분야에 대해 개정입법을 시작해야 한다.
난민인권네트워크
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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