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전환, 우리는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특강 후기
난센은 작년 8월, 서울NPO지원센터에서 열린 <세대전환, 우리는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특강에서 난센의 세대전환 경험을 나누고 왔습니다. 난센은 창립 후 약 8년차가 되던 해에 젊은 활동가들의 역량이 구축되면서 세대전환 과정을 거치게 되었는데요, 마침 다양한 분야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이러한 세대전환의 고민과 경험 사례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기에 고은지 활동가가 함께 했습니다. 다소 시일이 지났지만 소중한 경험을 나누면 좋을 것 같아, 서울NPO지원센터 블로그에 게시된 후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원문은 하단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8월 22일 오후, 서울시NPO지원센터 1층 '품다'에서는 다가오는 리더십 교체시기를 맞이해 조직의 세대전환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분들이 모여 사례발표를 듣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가신청을 받으면서 어떤 점을 기대하고 계신지 답변을 받았는데요, 응답을 통해 참석자분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세대전환_준비배경과_과정
"건강한 세대교체의 실질적 방법 습득"
"세대교체를 준비하고-진행한 경험에 대하여 솔직하게 듣고 싶습니다"
"젊은 활동가들이 리더가 되어 조직변화를 이루기 위한 전략"
"어느 조직이나 차세대 육성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저항도 강하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답답했는데
실제 사례를 나눈다고하니 반갑습니다. 어떤 계기로 세대전환을 준비하고 무엇을 실행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세대전환_후_조직변화
"구체적인 운영내용과 민주적 의사결정구조가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리더십 등 조직의 변화시 집중영역의 변경과 구성원간의 합의 프로세스"
#세대차이_극복
"지역에 인재가 없다고 말하는 선배들과 사람을 키우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후배들...
무엇이 문제인지 평가해보고 싶습니다"
"세대간 역량차이를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고견을 듣고싶습니다"
"조직 안의 세대전환과 갈등해결에 대해 아이디어를 얻고싶습니다"
GURU's People 전문의원인 김형철 선생님이 오프닝 사회를 맡아주셨습니다. <조직변화실험실>에서 조직문화와 일하기 방식의 실험을 도와주고 계신데요. 김형철 선생님은 발표에 앞서 유념해서 들어야 할 지점들을 미리 짚어주셨습니다. 사례발표는 사례마다 보편성과 특수성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강을 들으면서 각자의 조직에서 적용가능한 요소와 불가능한 요소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조직개발이나 리더십 개발에서 보편적 리더십 모델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이 정석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리더십 모델의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고 설명해주셨어요.
특강의 1부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난민인권센터의 사례발표, 2부는 사회자와의 토크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사례발표
이중의 과제: 이주여성 당사자 참여 보장과 세대교체
"누구나 대표가 되고 누구나 사무국장이 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걸 하려면 리스크가 있더라도 감수해야 하는 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활동의 수혜자에서 실제 활동가로의 변화
초기 설립자의 리더십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의 변화
첫번째 사례발표는 사단법인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허오영숙 상임 대표님이 맡아주셨습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세대 전환 과정에서 두 가지 과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이주여성 당사자 참여 보장을 위한 노력입니다. 당사자와 함께하는 활동에서 이주여성을 선주민이 도와주는 약자적 존재로 보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이주여성이 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했고 현재 활동가 중 한 분인 레티마이투님의 경우 2007년에는 상근 활동가로 채용되었다가 2017년부터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이러한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주여성인권센터는 이사회의 의결구조도 수정했는데요, 이사회 구성의 30%를 선주민 혹은 이주민으로 구성되도록 결정했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초기 설립자의 리더십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단체가 설립될 때 설립자를 통한 자원 마련 의존도가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설립자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기존의 자원은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자원 마련 경로가 축소되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역시 목사였던 초기 설립자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숨에 해결되기 어려운데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내부 논의 과정을 통해 정관을 수정해 공동대표제를 시행하고 설립자의 (인적, 물적)자원이 한꺼번에 빠져나가지 않도록 은퇴까지 3년간의 준비기간을 두었습니다. 준비기간이 끝난 후 초대 대표께서 후원회장을 역임하며 단체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조력하고 계신다고 발표해 주셨습니다.
두 번째 사례발표
권력의 교환을 통한 조직내 민주주의와 신뢰의 직조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가장 염두 했던 키워드는 조직의 지속가능성이었던 것 같아요.왜냐하면 한 사람의 부재가 조직 전반이 흔들리는 위기로 다가오는 것은 결코 지속가능한 모델이 아니라는 것에 모두가 동의했기 때문이죠"
리더십 전환과 위기, 리더십 전환 이후의 변화
조직내 새로운 민주주의 모델 만들기
두번째 사례발표는 난민인권센터 고은지 사무국장님이 진행해주셨습니다. 난민인권센터는 설립자였던 사무국장의 임기가 종료되고 안식년을 맞이하게 되면서 리더십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었는데요, 리더십 전환 과정과 그 과정에서 있었던 위기, 극복 과정을 발표해주셨습니다.
난민인권센터는 설립 당시부터 건강한 조직운영을 위해 초대 설립자의 리더십이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막고자 임기제도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조직의 실질적 리더십이었던 사무국장님의 임기종료를 앞두고 새로운 사무국장을 모시고자 여러번의 채용절차를 가졌었다고 해요. 하지만, 결국 신임 국장을 모시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 국장님의 임기 종료를 맞이하게 되었죠.
설립자의 임기 종료 이후, 난민인권센터는 리더의 부재로 조직이 불안정해지는 것은 건강한 조직이 아니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어떻게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을 해야할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지속가능한 조직 운영을 위해서는 언제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리더를 만들고 쉽게 소진되지 않도록 활동가를 보호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해요.
난민인권센터는 리더십 공백 이후 새로운 리더십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존의 리더 역할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의 업무 중에서 활동가들이 할 수 있는 것에 우선순위를 배분하고 활동가들이 소진되지 않도록 하는데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리더십 전환이 가능했던 핵심요인 3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발표를 마무리해주셨어요.
<리더십 전환이 가능했던 핵심요인 3가지>
1. 동료에 대한 통렬한 이해:
기꺼이 함께 위험해질 수 있는 용기내기의 반복
2. 곁을 지켰던 우리편들
3. 전 리더십 종결과 후 리더십 지속의 의지
두 사례발표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두 단체 모두 리더가 바뀌는 상황에 놓여있었다는 점이 공통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주여성인권센터의 경우 리더십 전환이 연속적으로 긴 시간의 준비기간을 통해 이루어졌다면, 난민인권센터의 경우에는 단절 이후 새로운 규범 확립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강 포스터의 배경처럼 바톤터치라고 생각했던 세대 전환이 실제 현장에서는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된 특강이었습니다.
사회자와 토크
한 시간 동안의 사례발표 후 쉬는 시간을 가지고 청중들과 함께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대 전환이 많은 조직이 맞닥뜨리고 있는 주제이다 보니 특강과 관련해 다양한 고민과 질문이 있었는데요. 몇 가지 질문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Q. NPO 설립 단계에서 어떤 형태의 리더십이나 운영 방식이 적절할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허오영숙 상임 대표님께서는 리더가 중요하지만 리더만 중요한 건 아니라고 하시며 적절한 권한배분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변해주셨습니다. 단체의 리더가 과중한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고은지 사무국장님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위기 상황은 올 수 밖에 없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Q. 단체의 사례가 잘 공유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좋은 사례가 있어도 개별 사례로만 남을 뿐 다른 조직에 적용할 사례로 전파되고 있지 않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고은지 사무국장님의 경우 다른 단체의 사례는 접해본적이 없었으며, 허오영숙 상임 대표님은 이전에 일했었던 여성단체에서의 경험과 컨설팅, 다른 단체들에 문의하기를 통해 다른 사례들을 접할 수 있었다고 답변해주셨습니다. 이 질문과 관련해 관련 담당자분들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요, 밖으로 다 이야기 할 수 없는 단체만의 조직 운영에 관한 이슈들 중에서 알리고 확산할 지점을 어떻게 찾고 공론화 할 수 있을지를 주로 고민한다고 합니다.
이상 조직변화실험실 두번째 특강 세대전환, 우리는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후기입니다. 특강을 통해 세대전환을 이룬 단체의 실제 사례를 통해 세대전환을 준비하게 된 배경 및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리더십의 교체가 단순히 한 명의 리더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조직 자체가 변화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된 시간이었는데요. 이번 특강을 통해 각자의 조직에서 어떤 방식으로 세대전환을 준비할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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