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봄 활동가 이야기인데, 벌써 성큼 여름이 다가왔네요. 늦봄의 언저리에서.. 올 상반기의 활동을 돌아보게 됩니다.
늦겨울에는 작년에 했던 활동들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수자네트워크 가이드북과 에세이집 <안녕, 한국>을 편집하다보니 봄이 왔어요. 봄에는 새롭게 인종차별철폐와 시리아학살중단 연대집회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여러 집회들을 참여하며 앞으로의 난센 활동에 대한 많은 영감을 받게 되었습니다. 난센이 적극적으로 연대할 사람들이 더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향후 비폭력행동을 기획하는데도 방향 설정이 분명히 되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4월에는 총회를 했었지요! 그동안 난센의 활동을 언어화하고, 하나의 보고서로 녹이는 작업들이 부족했기에 올 봄에는 활동보고서를 제작하는 작업에 힘을 쏟았습니다. 총회나 활동보고서를 준비하며 다시금 느끼는 것은 정말 많은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익숙했던 사람들이 떠나고, 새로운 사람들이 찾아오며 난센의 자리가 이어져왔고 이어지고 있는 것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하는 당사자로서.. 더 큰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활동보고서를 보고 몇몇 회원님들이 연락을 주시거나 찾아오시기도 하셨는데, 이런 만남들을 통해 많이 배우고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총회 이후에는, 처우와 관련된 여러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난민지위를 인정받아도 가족증명, 미혼증명, 범죄경력증명 등 본국의 행정기관을 통해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없는 사례들을 모아 난민과에 전달하고 난민협약에 걸맞는 수준으로 법개정을 진행하도록 요구했습니다. 법무부 체류관리과 등에서 난민이 유일하게 자신의 가족사항을 증명할 수 있었던 외국인등록사실증명 서류와 관련한 지침개정을 진행할 때 인도적체류자와 난민인정자는 가족증명을 제외시키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이를 지침 개정에 수정, 적용할 수 있도록 요구했으며 인도적체류자, 난민신청자를 포함한 모든 난민이 의료보험 피부양 등록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요구되는 증명서류들을 제외시킬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각 인권침해 사례에 개입해왔습니다. 또 보건복지부 장애인 등록 지침 개정 이후에 장애 등록 사례에 개입하며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는 영역의 행정업무들을 파악, 개입하고 있습니다.
5월에는 활동 중간평가를 위해 2박 3일간 사무국 내부 워크샵을 다녀왔습니다. 쉼없이 밀려오는 활동의 파도 속에서 제도개선 활동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전략을 어떻게 기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들이 오갔습니다. 또 소진, 대리트라우마, 폭력 등의 상황으로부터 활동가보호를 위해 집단 상담도 시작하였습니다. 한편 언론과 행정모니터링을 더욱 보강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법무부를 중심으로 정보공개청구 활동을 해왔던 것을 복지부, 여가부, 교육부, 고용부 등에 대상을 확대하여 난민의 처우와 관련해서만 약 150개에 달하는 정보를 청구하여 통계분석을 통해 현 제도의 명과 암을 드러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주 예멘 난민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차별금지법제제정연대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난민혐오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소련
1. 이제 막 2018년이 된 것 같은데 어느덧 6월입니다. 제가 난센과 함께한 지도 벌써 9개월이에요. 매일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가네요. 저는 따뜻한 봄과 함께 좋은 소식이 찾아올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는 하는데요, 이번에는 정말 좋은 일이 생겼어요! 난센은 보호소에 구금된 V님, 법무법인 지평과 함께 V님의 강제퇴거및보호명령 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법원에 낸 신청이 받아들여져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V님께서 보호소 밖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어요. 일시적으로 보호소를 나오는 거지만, 7개월 동안 보호소에 있으며 몸무게가 5kg이나 줄어든 V님이 잠시나마 건강을 돌볼 수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2. 6월 20일 난민의 날을 맞아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있어요. 작년처럼 올해도 난민 분들께 에세이를 받아서 에세이집을 낼 계획인데요, 이 에세이 사업을 홍보하고 난민 이슈에 대해서 잘 알리기 위해서 텀블벅 펀딩을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야심차게 힙한 디자인의 굿즈를 제작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커밍순!
3. 이따금 난민을 다룬 기사의 댓글창이 혐오표현으로 도배되어 있는 걸 봐요.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난민에 대한 혐오표현에는 난민을 프리라이더나 사회에 기생하는 자로 바라보는 관점이 내재되어 있는 걸로 보여요. 사회에 조금의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권을 취한다는 생각이요. 정작 난민은 험한 일을 하면서 월급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예요. 몸이 상해도 보험이 없어 막대한 병원비를 내야하고, 어쩌다 체류연장이 하루만 늦어져도 수 십, 수 백 만원의 벌금을 내야해요. 어떤 때는 막대한 금액의 벌금을 왜 내야하는지 자세한 설명도 듣지 못해요.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난민이 사회에 기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사회가 약자인 난민의 피고름을 빨아먹으며 증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혐오표현을 일삼는 그들은 본인의 이권에는 그렇게 인색하면서, 왜 모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난민의 생존권은 존중하지 못할까요.
이슬
올 봄엔 '이 기사를 쓴 사람이 정말 언론인이 맞는지' 의심하게 하는 기사들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난민과 흔하게 떠도는 이주민 혐오를 묶어 나열한 글들이었습니다. 굳이 그런 기사들은 찾아보지도 않고, 댓글은 더더욱 보지 않아왔지만 최근에는 그냥 넘어가기 힘들만큼 자주 보였습니다.
그런 기사들에 화가 나는 건 한국사회 난민인권의 실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입니다. 놀랄만큼 단순한 논리와 쉬운 말들 때문에, 그 기사를 접하는 사람들은 쉽게 오해와 혐오속에 빠지게 되는 듯 했습니다.
이런 오해와 혐오가 이 시대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어디선가 보았습니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였던 조지오웰이 1947년에 '인종 간 혐오와 집단 망상은 이 시대 삶의 방식 일부나 다름없다'고 꼬집으며, 유대인 난민들에 대한 영국인들의 반감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더군요. 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시기를 다 같이 겪은 후에도 이런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에, 위로를 받아야 할지 절망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그저 계속 갈던 밭을 갈아야지요.
실제가 어떤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였다면, 자기 글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이 있는지 조금이라도 고민했다면 그런 기사들이 나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아쉽고, 그래서 씁쓸합니다. 동시에 현실을 매일 접하는 활동가들의 고민을 잘 풀고 나누어야 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6월부터 <한국사회와 난민인권 2>강좌가 열립니다. 아마 올해도 작년처럼 많은 분들이 와서 함께 분노하고 함께 고민하고 각자가 가지고 있던 치열한 싸움들을 풀어놓으시겠죠? 자꾸 묻고,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올 여름을 보내고 싶어요.
허니
이의신청기각결정통지서가 나왔다 하여 수령하러 갔다가 그 자리에서 체포되어 본국으로 위법하게 강제송환 될뻔한 난민 A님. 난센 활동가가 신속하게 개입하여 강제송환은 막았지만 그때부터 계속 구금된 상태에 있었습니다. 왜 강제송환을 하려했는지, 명확하게 사유를 밝히지 않는 출입국으로 인해 1심 재판은 약 1년간 진행되었습니다.
간절히 재판을 통해 구제되길 바라였지만 1심 법원은 본국이 본국의 공식 종교를 따르지 않을경우 '테러혐의'를 구실로 삼아 위법한 박해를 가하는 위험한 본국상황을 인정하면서도, A님이 테러혐의를 구실로 무고하게 박해를 받는 것인지, 진짜 테러혐의가 있는 것인지 불분명하니 본국에 가서 무고함을 판단받아야 할 사안이라며(말이야 똥이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바로 항소하였고, 사안이 중대해서 열심히 조력할 변호사를 찾는 사이 한 달 만에 재판기일이 잡혔습니다. 구금되어 있기때문에 변호사 조력이 꼭 필요하고, 변호사를 찾고 있으니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 요청하였으나 묵살되고, 재판기일 5일 전, 로펌에서 공익사건으로 맡겠다 결정되어 로펌에서 재판준비를 위해 시간을 조금 더 달라고 기일 연기를 요청하였으나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틀 후 재판에 출석해 변호사는 "아직 구금된 당사자를 만나보지도 못했고, 위법하게 강제송환될뻔한 당사자임에도 아직 명확한 사유도 모른다, 다툴 시간이 필요하다, 구금된 본인에게는 재판에 출석하라는 통지도 가지 않아서 본인이 출석할 기회라도 달라" 온갖 사정을 했지만 법원은 다 무시하고 당일 변론을 종결했습니다. 이후 사건에 중요한 증거를 찾아 제출하면서 재판을 다시 열어달라고 신청을 하였으나 역시나 묵살되고 아무런 내용도 없는 항소심 판결을 선고 받았습니다.
법원을 통해 구제를 요청했지만 잇따라 납득하기 어려운 재판과정을 겪으면서 A님의 좌절감은 더해갔습니다. 변호사는 상고하였고, 난센은 재신청을 통해 더 조력하고자 하였지만, A님은 더 이상 한국의 법원에서 재판 받기를 포기하셨습니다.
대한한국 정부는 물리력을 사용해 A님을 강제로 본국에 송환 하려 하였고, 강제송환을 막았더니 이번에는 1년 6개월 장기간 구금을 하여 결국 A를 송환케 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법원은 출입국에 대한 사법통제의 기능을 망각하고, 구제를 요청한 당사자에게 더 이상 기댈 곳도 없다는 상실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조력자를 자처해 긴 기간을 함께 싸워온 난센 활동가들에게는 무력감만 남습니다.
#난민박해의 주체로 전락한 대한민국 사법부와 대한민국 정부 #위법한 강제송환과 장기구금 중단하라
노공
봄을 맞으며 난센 사무실이 부피를 많이 줄이며 화사하게 변신했습니다. 업무 때문에 시간이 없다며 진담 반 핑계 반 미루어왔던 바닥 청소, 책상 바꾸기(다른 단체에서 잘 쓰셨던 책상들^^), 컴퓨터 선 정리, 각 종 오래된 살림 정리를 마치고 나니, 사무실에 로비가^^ 생겼습니다. 많이 밝아지고, 동선이 확보된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한 듯 한 놀라움^^에 모두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청소의 기본은 눈에 보이는 즉시 치우는 거라고 하지요^^. 잘 치우자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하 하 하.
방문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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