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토록 많은 로힝기아족 이주민이 바다에 고립되어 있는가?
BBC, 2015년 5월 18일 기사
[사진 1] 수 만 명의 동남아시아 이주민이 선박에 고립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로힝기아족은 사실상 무국적의 상태에 놓여있는 이슬람교를 믿는 특정 민족으로, 수십년 간 미얀마에서 도피 중이다. 그러나 몇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들의 많은 수는 현재 음식과 식수의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해안의 낡은 선박에 고립되어 있다.
이러한 선박들에는 또한 고향의 빈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방글라데시 출신의 수 천 명의 경제적 이주민이 탑승해 있다.
왜 로힝기아족은 미얀마에서 도피하고 있는가?
로힝기아족은 스스로 그들이 아랍계 상인들의 후손으로서 수 세대에 걸쳐 현재의 터전에서 삶을 영위했음을 주장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를 반박하여 그들이 (미얀마를 구성하는) 진정한 민족이 아니라 벵골 지역 출신의 이주민이라고 주장한다. Brouk(Burmese Rohingya Organization UK: 영국 미얀마 로힝기아족 조직)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는 1970년대부터 정권이 계승되는 속에서 지속적으로 로힝기아족을 억압하는 정책을 도입해왔다.
[사진 2] 방글라데시 및 로힝기아인 인신매매 경로
그들은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그들의 움직임에는 심한 제약이 가해진다. 로힝기아족에 대한 탄압은 미얀마의 대통령 떼인 세인(Thein Sein)이 2011년부터 추진한 개혁을 통해 점차 심해지고 있다고 Brouk는 주장한다. 미얀마 라카인 주(Rakhine State)에서의 한 불교 여성에 대한 집단 강간 사건 이후에, 2012년 6월과 10월에는 해당 주에 거주하는 로힝기아족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이어졌다.
이에 더해, 미얀마 정부는 수십 만의 로힝기아족에게 발급했던 임시 등록증을 올해 3월에 폐기하며 그들의 투표권을 사실상 박탈했다.
로힝기아족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가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사람들의 비난을 야기할 정도로 심각하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12만 명 이상의 로힝기아족이 외국으로 도피하기 위해 선박에 탑승했다. 또한 올해 1사분기에만 2만 5천여 명의 이주민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떠났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2만 5천 명 중 약 40에서 60 퍼센트는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 출신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왜 바다에 고립되었는가?
현재 최대 8천 여명의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출신의 이주민이 바다에 고립되어 있을 것으로 국제이주기구(IOM)는 추정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최근 들어서 그동안 이들을 태국 남부의 수용소로 데려가 인질로 삼았던 인신매매업자들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이의 결과로 인신매매업자들은 이제 그들을 바다에 유기하고 있다. 역내 주변국들은 이들의 정박을 원하지 않으며, 주변의 선원들에까지도 이들을 돕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지고 있다.
[사진3] 로힝기아족에게 피난처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조차 그들을 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로힝기아족은 누구인가?
- 로힝기아족은 주로 미얀마에 거주하는 이슬람계 단일 민족이다.
- 그들은 1,000년 전에 미얀마에 정착한 이슬람계 상인들의 후손으로
추정된다.
- 그들은 방글라데시, 사우디 아라비아,
그리고 파키스탄에도 거주한다.
- 미얀마에서 그들에게는 부역이 과해지고, 토지 소유권이 없으며, 심한 제약을 받는다.
- 방글라데시에서도 이들의 많은 수는 심각한 빈곤의 상황에 놓여있으며, 그들의 신분을 입증하는 문서나 취업의 기회 또한 없다.
역내 주변국가들의 로힝기아족에 대한 태도는 어떠한가?
로힝기아족을 위해 활동하는 아라칸 프로젝트(Arakan Project) 소속의 Chris Lewa는 역내 로힝기아족에 대한 태도는 “굉장히 배타적”이라고 말한다. “북아프리카의 이주민들이 지중해에서 익사하는 사태를 막으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보이는 유럽 국가들과 달리, 미얀마의 주변국들은 어떠한 종류의 도움도 제공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진4] 로힝기아족을 지원하는 활동가들은 로힝기아족의 대규모 이탈 현상은 국제 사회가 미얀마에 압력을 가해야만
비로소 중단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태국: 해군은 자국 해상에 위치한 이주민 선박에 원조를 제공했으며
자국 해안가에 난민 캠프의 설립을 허용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선박을 돌려보내고 있으며, 영구적 이주자의 발생을 원하지 않는다.
- 말레이시아: 대부분의 로힝기아족 이주민이 선호하는 최종 목적지이다. 이는 이 국가의 대부분의 인구가 이슬람계이며, 미숙련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으로부터 기인한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자국 해군으로 하여금 정박하려는 선박을 격퇴하도록
지시했다.
- 방글라데시: 때로는 로힝기아족이 동남 국경 지역에 거주하도록 허가하며, 때로는 이들을 다시 미얀마로 돌려보낸다. 현재 약 20만 명의 로힝기아족이 난민 캠프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불결한 위생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주민 선박을 수 차례 돌려보냄으로써 로힝기아족을 환영하지 않음을 명백하게 밝혔다. 정부는 자국 선원에 의해 구출된 이주민은 받아들였으나, 앞으로는 추가로 구출하지 말 것을 선원들에 경고했다. 5월 초에 자국 해안에 상륙하는 데에 성공한 이주민 집단은 정부의 입장에 따라 추방될 가능성이 있다.
난민들의 식수와 식량에 대한 접근권의 보장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대부분의 원조 기관과 비정부기구는 자국의 해안에 난민이 표류하고 있는 역내 주변국은, 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도덕적 책무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일부 국가의 경우, 만약 그들이 난민을 지원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기 때문에,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원칙 하에서 난민은 그들의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는 지역으로 강제 송환될 수 없다.
로힝기아족 문제는 해결 가능한가?
Chris Lewa는 이에 대해, “국제 사회가 로힝기아족의 삶을 개선시키도록 미얀마에 압력을 가하기 전까지, 또는 압력을 가하지 않는 이상, 이는 불가능합니다”라고 말한다. “궁극적으로 미얀마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진5] 태국은 이 위기 사태의 해소를 위해서는 고위급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비평가들은 역내 주변국가들이 그동안 로힝기아족의 고통을 무시해왔기 때문에 현재의 점차 심해지는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지역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일련의 회의가 현재 준비 중에 있으나, 미얀마는 이러한 회의에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문기사: http://www.bbc.com/news/world-asia-32740637
번역: 김도환 (난민인권센터 통번역 자원활동가)
감수: 정민희 (난민인권센터 인턴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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