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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ata on Refugees

이의신청 절차와 난민인정협의회의 문제점


한국의 난민지위인정심사(Refugee Status Determination)은 법무부 장관에 의해 결정되는 1차 심사를 시작으로 난민인정협의회(위원장: 법무부 차관)에 의해 결정되는 이의신청 절차, 그리고 최후의 수단으로 사법부를 통한 행정소송(난민인정불허처분 취소)이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표현하면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이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의신청 절차입니다. 행정부에 의해 난민으로 인정되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절차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난민인정협의회입니다.
난민인정협의회는 난민 관련 부처 관계자(5명)와 민간인(5명)의 위원들로 구성되며, 접수된 이의신청을 심사하고 그 처분을 결정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난민인정협의회 운영에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1. 동일한 기관에 의한 심사
    
이의신청 절차가 1차 심사와 동일한 기관(법무부)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점. 특히 위원회의 위원장이 법무부 차관으로 1차 심사 결정자인 법무부 장관보다 하위에 있다는 점.


   2. 독립적인 인터뷰와 조사활동 부재
    
이의신청 심사가 1차 심사와 동일한 자료만으로 이루어지며, 그나마 실무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요약보고서 형태로 정보가 제공되고 있음. 자료는 2~3주 전에 위원들에게 배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비상임인 위원들이 이러한 자료를 얼마나 심도있게 평가하고 조사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움.


   3. 졸속 운영
      - 위원회의 운영 실태  

개최일시

회의안건

처리결과

2008. 12. 12,

14:00~16:00

이의신청자 40명에 대한 협의

기각 : 39명 / 연기 : 1명

2009. 4. 29,

10:30~12:30

이의신청자 114명에 대한 협의

기각 : 112명 / 연기 : 2명

2009. 6. 18,

17:00~19:00

이의신청자 128명에 대한 협의

난민인정 : 9명 / 인도적 체류 : 1명

기각 : 117명 / 연기 : 1명

2009. 8. 5,


15:00~17:00

이의신청자 164명에 대한 협의

난민인정 : 1명 /

기각 : 160명 / 연기 : 3명

* 출처 : 정보공개청구 결과(국적난민과-419, 2009. 6. 9); 정보공개청구 결과(국적난민과-1936, 2009. 7. 24); 정보공개청구 결과(국적난민과-3051, 2009. 8. 28)


      - 특히 2009년 이후 3회에 걸쳐 총 406명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었으며, 이 가운데 단 10명만 난민으로 인정되고, 인도적 체류(1명), 연기(6명) 외에 389명이 기각 결정.


      - 2시간 동안 평균 135건을 심사하여 1건당 평균 심사 시간이 1분에도 그치지 않음. 회의에서 각 케이스에 대한 충분한 설명, 검토, 토론없이 기계적이고 일방적으로 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음. (이의신청 절차의 전문성, 정확성, 공정성에 치명적 결함)



이렇게 이의신청절차와 난민인정협의회가 졸속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2010년 난민신청자(신청 후 1년이 지난 경우)에 대한 취업허가를 앞두고, 10여 년 동안 적체된 난민신청 케이스들(1,200건 이상)을 모두 처리하여 사실상 취업허가 대상자를 남겨두지 않으려는 법무부의 의도 때문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를 위해 무리하게 난민인정심사를 진행하고 불허 결정을 남발하는(심지어 다른 케이스에 불허 사유가 동일하거나 사실관계조차 맞지 않는 경우도 있음)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최근에는 난민신청자들이 최후의 수단인 행정소송으로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난민인정절차의 신속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정성과 정확성 그리고 투명성일 것입니다.

출입국관리와 행정적 편의가 아닌 인권보호의 관점에서 난민인정절차를 진행하는 법무부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