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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앞 단식농성장 집회 발언문

인종차별 철폐의 첫걸음,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하라!
- 일시: 2022.4.22(금) 11시
- 장소: 국회앞 단식농성장옆
- 주최: 차별금지법제정이주인권연대

 

 

난민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난민인권센터 김연주

 

난민에게 평등한끼란, ‘생존’의 다른 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없는, 평등하지 않은 이 사회에서 난민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살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살기 위해서 종교단체를 찾아가고, 살기 위해 결혼을 하고, 살기 위해선 불법으로 일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난민수용률이 1퍼센트인 한국에서 99퍼센트의 난민은 돌아가지 못하고 다시 한번 난민신청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난민재신청을 했다는 이유로, 정부는 노골적으로, 공문서에 ‘남용자’의 낙인을 찍습니다. 난민심사의 기회가 불충분하고 불공정했으니, 제대로 다시 심사받고 싶다고 했는데, 너는 난민제도 남용자이니 더 이상 기본적 권리를 누릴 수 없다며 ID 카드를 가지고 갑니다. 대신 출국명령서를 주고, 출국기한이 적힌 도장을 찍어줍니다. 

 

오랜 심사대기로 여권이 이미 만료된 상황에서 ID카드는 유일한 신분증명서입니다. 내 통장에 있는 내 돈을 찾지도 못하고, 휴대폰 개설을 하지 못합니다.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할 수도 없습니다. 난민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로 이렇게 상상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야 합니다. 


또, 한국에 여행하러 온 게 아니라 난민신청하였다는 이유로 오늘도 공항에 갇혀 공항터미널을 배회하며 일주일 넘게 씻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입국을 막은 한국정부도, 이들을 태운 항공사도, 이들이 머물고 있는 공항관리자도 모두 내 책임이 아니라며 나몰라라 합니다. 수중에 돈이 떨어져 며칠을 굶어야 했습니다. 이들을 위해 한국의 이주민들이 이들이 밥을 먹을 수 있게 돈을 모았습니다. 제도의 빈 구멍을 사람이 죽기살기 버티기를 해가면서 메우고 있습니다.

 
평등한끼가, 생존이 매일같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난민협약, 인종차별철폐협약, 고문방지협약 등 온갖 국제인권협약에 가입한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국민과 비국민을 가르고, 난민을, 이주민을 차별하는 반인권적 정책에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씌워 정당화합니다. 그리고 일부 언론은 정부의 이러한 태도를 그대로 미디어에 실어 마치 이것이 여론인양 난민이주민 혐오를 선동합니다. 


이익만 생각하며 사람을 쓰고 버리고, 강제추방의 권력을 마구 휘두르고, 시설 방역 관리도 못하면서 사람을 가둡니다. 그리고 무기한으로 사람을 가둬놓은 구금시설에서는 시설의 질서를 엄정히 유지하겠다며 새우꺾기 고문이 자행됩니다. 구금시설에서 아프다 고래고래 소리질러도 콧방귀도 뀌지 않던 출입국은 코로나가 확산되자, 첫번째로는 구금시설 면회를 막더니, 내부에서 코로나가 확산되자 감당을 못하겠다며 준비나 후속대책 없이 사람들을 무작정 내보냅니다. 정부가 구조적으로 난민이주민을 차별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현실이 참담할 뿐입니다. 


난민의 생존을 보장하고, 더 이상의 인권침해를 중단하라.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를 몇 십 년째 외치고 있습니다. 이 가장 기본적인 삶의 권리가 아직도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벼랑 끝에서 정부의 차별과 인권침해에 제동을 걸고, 난민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이 필요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만들어져야 그 위에서 존엄한, 안전한, 건강한 삶들이 함께 살아가기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이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쟁취하기 위해 단식으로 이 투쟁을 이끌어가시는 미류, 종걸 활동가님들께 존경과 연대의 마음을 표하며 구호 외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인종차별철폐의 첫 걸음,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하라!
난민의 기본적 권리 보장 위해, 우리는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