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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R] 난민 주도 코로나-19 대응: 지속 가능한 참여 모델 만들기

* 이 글은 Forced Migration Review의 원문을 번역한 글이며, 자원활동가의 번역으로 번역 감수를 거치지 않아 의미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영어 원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난민 주도 코로나-19 대응: 지속 가능한 참여 모델 만들기

Refugee-led responses in the fight against COVID-19

: building lasting participatory models

 

알렉산더 벳츠, 에반 이스턴-칼라브리아, 케이트 핀커크

(Alexander Betts, Evan Easton-Calabria and Kate Pincock)

 

 

 

인도주의적 원조의 공식 체계는 코로나-19 여파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난민이 주도해나가는 단체 (이하 난민 주도 단체) 활동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해졌으며, 이러한 단체에 대한 지원은 지금 시작하여 장기적 지원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여파는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난다. 취약층 중 하나인 난민의 경우, 그중 85%가 현재 저소득 혹은 중간소득 국가에서 거주 중이다. 난민 캠프 내에서 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대응책 시행은 거의 불가능하며,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많은 사람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비정부기구나 유엔 출신의 많은 국제 직원들이 난민 캠프에서 철수했다. 다른 국제 인도적 지원기관들의 역량 또한 줄었으며, 예산은 충분하지 않거나 다른 분야에 집중되었다. 인도적 지원이 적었던 많은 도시에서 난민들은 식량 분배 등의 정부 지원에서 소외되었다.

 

공식적인 인도적 지원과는 별개로 많은 난민이 비공식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난민 주도 단체들은 무관심 속에서도 다른 난민들은 물론 난민들을 수용해준 국가를 보호하고 돕기 위하여 중요한 역할을 세계 곳곳의 난민 캠프와 도시에서 하고 있다. 많은 단체는 지역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개중 일부 단체는 거대 규모의 활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들은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분리한 인도적 지원 시스템으로 인해 국제 사회로부터 금전적 지원도, 주요 협력자로도 인정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난민들이 국제 원조만큼, 혹은 그 이상 지역 사회 단계의 지원에 의존한다는 증언을 무시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우간다와 케냐의 난민에게 사회적 안전망 및 보호 제공처에 대해 질문한 결과 90% 이상이 비상상황 시 대규모 비정부기구나 국제기구보다는 지역 사회에 먼저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라 응답했다.

 

 

우간다에서의 난민 주도 대응

 

140만 명의 난민이 거주하는 우간다에서, 난민 주도 단체는 난민 캠프와 도시 양 장소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하여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소규모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와카티(Wakati) 재단의 직원들은 우간다 남서쪽의 나키발레(Nakivale) 난민촌에서 다채로운 마스크를 제작 및 분배하고 있다. 와카티 재단은 난민촌 내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도 있다. 보다 북쪽 지역에 있는 아루아(Arua)에선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국제협력(Global Society Initiative for Peace and Democracy)이라는 단체가 난민 캠프 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위생 관련 대응책들을 알려주는 공익광고 캠페인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위기상황은 대부분 도시에서 발생했다. 어떤 난민들은 바이러스 그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일어난 2차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이는 부족한 식량이나 약품, 그리고 기초 지원이다. 예를 들어 2020 4월 캄팔라(Kampala)에서 많은 난민은 방역으로 인한 봉쇄로 인해 식량 부족에 시달렸었다. 정부는 국영방송을 통해 난민 캠프 내에 있는 사람을 제외한 비시민권자들은 식량 지원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발표했었다. 코로나-19 도시 대응 회의 참석자에 의하면 유엔난민기구는 캄팔라의 난민에게 긴급지원이 필요한 건 사실이나 실용적인 문제나 예산 부족 등으로 인하여 식량과 의료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 했다. 도시지역의 난민 주도 단체는 이런 지원의 부재에 대응하려 노력 중이다. 예를 들어 캄팔라의 폭력 피해자인 아동과 여성을 위한 희망(Hope for Children and Women Victims of Violence)이라는 단체의 경우 평상시 직업 훈련 및 심리·사회적 지원, 영어 교육을 통한 난민지원 활동을 해왔으나 최근 데지(Ndejje) 지역의 우간다인을 위한 음식과 비누를 지원했다.

 

한편 주요 발전을 위한 아프리카 난민 청년(Young African Refugees for Integral Development)이라는 단체는 공동체 네트워크를 통해 가장 취약한 계층이 누구인지 파악하여 음식을 분배했다. 이러한 난민 주도 대응은 우간다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미얀마부터 베네수엘라까지 현대의 난민이 있는 모든 곳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교육, 의료, 생계, 금전, 주거 등을 지원했다. 많은 단체는 수용량이 부족하지만 범유행 전염병 상황에서 중요한 공동체 단계의 신뢰나 사회적 관계 구축, 적용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낸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현지화

 

2016년 세계 인도주의 정상회의(World Humanitarian Summit)는 인도적 대 합의(Grand Bargain)로 이어졌으며 이때 현지화라는 개념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또한, 위기상황에 놓인 당사자 본인이 최초 대응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걸맞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안건을 둘러싼 결의와 현실 사이에 큰 괴리가 존재하며, 이는 난민 주도 단체와의 협력에서 두드러진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극소수의 단체는 인도주의적 시스템을 우회하여 다른 국제 네트워크를 통하여 직접 후원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엔난민기구는 코로나-19를 포함한 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난민 주도 단체와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는 하나 이러한 협력을 가능케 할 예산은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다. 유엔난민기구를 후원하는 정부들은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여러 책임이나 규제 관련 제한을 두고 있는데, 소규모 난민 주도 단체는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기 어렵다. 유엔 직원은 난민 주도 단체와의 협력이 까다롭다 호소하며, 역량 부족뿐만이 아니라 국제기구 및 국제 비정부기구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존재한다고 한다. 한편 유엔의 지역 협력자로 인정받는 특혜를 누리는 국가 정부나 비정부기구일수록 난민 주도 단체를 의심한다. 전염병 범유행 상황에서는 현지화는 국제 후원이나 지원, 의료 등과 관련한 전문가 지식이나 기술적인 대책의 대체재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피해 당사자인 지역공동체와 난민과의 체계적인 관계 증진 및 현지화는 중요한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위기의 문맥에서 보면 난민이나 기타 공동체 주도 단체들은 인도주의적 대응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공익광고 등 홍보나 교육의 면에서 역할:

 

난민 캠프에서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는 바이러스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 대응하는 것이다. 대중과의 소통(mass communication)의 효과는 캠페인이 얼마나 지역 사회와 문화에 알맞게 적용되었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에 공동체 단계에서 활동하는 중개자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 난민 캠프나 공동체 안에서 이미 여러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지원체계에 허점이 존재할 경우 난민 주도 단체, 특히 의료 관련 활동을 하는 단체는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공동체 의료계 종사자들의 역할:

 

지역 사회 기반 의료인들은 개발도상국에서의 의료 서비스 제공에 지난 몇 년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았으며, 피란/피난 상황에서 이러한 의료인들은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의료인의 육성과정은 길지 않으며 적당한 금액의 장비로도 코로나-19 관련 정보 공유나 확진자 추적, 기초적인 예방, 회복, 건강 증진 등 다양한 부문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

 

 

추적과 모니터링:

 

고밀도의 열린 주거 환경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대응책은 시행이 어렵고, 따라서 감염 확산 추적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많은 인도주의 단체는 이미 난민/실향민에게 지역 사회 단계에서의 확진자 추적이나 보고를 위한 모바일 기술 및 앱을 지원했다. 또한, 이러한 기술 및 앱은 학교 출석, 출생 신고 등은 물론 바이러스 추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부족한 역량 보완:

 

많은 인도주의 단체 직원이 난민 캠프에서 머무르지 못하게 되었고 지원 예산 또한 위협을 받아 난민 캠프 내 여러 사회 서비스는 수용량의 한계에 다가가고 있다. 지역 직원이나 자원봉사자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상황에서 교육, 식량, 식수, 위생 등 필수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을 모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적 규범 개선:

 

더 부유한 국가 정부는 공공보건정책 준수를 위해 행동경제학을 이용한 개입 방안을 디자인했다. 빅데이터나 저명한 사회과학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기에 함께 문화적 문맥에 알맞은 대책을 계획했다. 이 방법은 인도주의 활동에서는 적용이 어렵다. 난민 캠프에서의 사회 규범 개선은 공동체 단계의 신뢰에서 시작되며, 난민 주도 단체는 이러한 신뢰를 쌓는 데 있어 가장 적합할 수 있다. 글로벌 단계에서 난민들은 공동대응을 하며 범유행 상황에서 난민을 위한, 난민에 의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서 시작점은, 이 문제를 진지하게 의논할 수 있는 연대체계/연합이며 난민 주도 단체 및 후원 정부, 재단, 비정부기구, 학계를 포함해야 한다. 또한, 각 단체의 수용량을 파악하고 최선의 관례 형성, 새로운 공급 방안으로 일선에 나선 활동가 지원을 초점으로 삼아야 한다. 후원자들은 낮은 규제 준수로 인한 높아진 위험을 감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정부 후원자는 유권자들을 의식하며, 우간다에서 특히 이슈화되었다. 사적인 금전 지원과 공동예산은 새로운 예산 방안을 모색하는 동안 위험을 줄이는 데 필요할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국제 난민 시스템 내에는 권력의 불균형이 존재해왔고, 난민 주도 단체는 물론이고 난민의 참여는 거의 장려되지 않았다. 현재 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역사는 변해야만 하며, 특히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기존 인도주의 활동이 줄어든 지금 더더욱 필요하다. 새로운 파트너십이 생길 수 있다면 코로나-19위기는 더 참여적이고 포괄적인 인도주의적 거버넌스(governance)의 모델을 만들 기회다.

 

 

원문: www.fmreview.org/issue64/betts-eastoncalabria-pincock

번역: 김윤정 자원활동가

편집: 이브라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