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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

[출입국항 난민신청자 인권침해 진정] 인권의 사각지대, 공항을 고발하다!

인권의 사각지대, 공항을 고발하다!

출입국항 난민신청자 인권침해 진정

 

 

출입국항 기자회견 자료집.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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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출입국항에서 난민심사불회부결정을 받은 난민들은 대다수 출신국으로 강제로 출국되었고, 소수만이 변호사 및 난민단체와 연락이 닿았다. 그러나 그 소수 중에서도 2-3사례 외에는 결국 강제로 출국되고 말았다. 이들이 출국 후 보낸 연락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공항의 깨끗함과 안락함 이면에 추악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반복적인 증언에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강제로 출국된 난민 중 일부는 폭행을 당하였고, 수갑, 족쇄 등의 계구가 사용되었다고 증언하였다. 2018 7월에 출국한 한 난민은 곤봉 등으로 폭행을 당했으며, 폭력을 가하는 사람들이 울며 때리지 말라고 비는 자신의 모습을 비웃었다고 증언하였다. 그는 환승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비행기 안에서도 수갑을 차고 있어야 했다. 2018 8월에 출국한 다른 난민은 인천공항에서 오후 23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0시간동안 수갑을 차고 있었고, 한밤 중에 따로 불려가 폭행을 당하였다. 2018 11월에 출국한 난민도 인천공항에서 폭행을 당하였으며 환승공항까지 수갑을 한 상태로 이동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 울고 있었으며, 사건 이후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다. 공항의 화려함 너머에는 우리가 주목하지 않는 곳에서 비인간적인 폭력이 발생하고 있었다.

 

공항에 머물고 있는 난민은 열악한 처우에 노출되어 있다. 공항의 난민들은 숙식이나 건강의 문제를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극한의 생존 상황에 놓여 있다. 공항에서 지내던 만 2세의 아동은 발바닥이 가뭄에 마른 논처럼 갈라졌고, 고열에 시달렸다. 건강이 쇠약해진 여성들은 출국장에 방치되어 굶거나, 빵과 초콜릿으로 끼니를 해결해야만 했다. 생명의 위협을 받고 보호를 구한 한 난민은 수 차례의 강제송환의 시도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사회 공공질서를 위반했다며 구금시설에 가두는 일도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난민의 여권을 법무부와 항공사가 빼앗아 보관하고 있는데, 그 법적 근거는 분명하지 않다.. 이러한 위법한 관행이 난무하고 있다. 공항의 열악한 환경과 처우는 단순히 난민을 방치하고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다는 소극적인 메시지가 아니다.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인간으로 대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고 폭력이다.

 

공항에 머물고 있는 난민은 변호사를 비롯한 외부의 조력과 도움에서 차단된다. 외부와의 통신 및 접근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극소수만이 외부와 연결되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어렵게 연락이 닿아 변호사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여 접견을 신청하자, 변호사가 만나기로 한 날짜 전에 송환되어 만나지 못한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였다. 심지어 제주국제공항의 경우 변호인 접견이 성사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실제로 출국 후에 어렵게 연락이 닿은 몇몇 난민은 강제로 비행기에 태워져 보내졌다고 증언하고 있다. 구금된 난민신청자의 경우 별도의 변호인 접견공간이 없어 출입국공무원 옆에서 면회를 해야 했던 문제가 드러나기도 하였다. 2018 5, 공항에서 난민신청을 한 난민도 변호인접견권이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공항에서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공항은 한국의 헌법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는 말인가.

 

분단으로 대륙과의 연결이 끊긴 한국에서 공항은 유일한 출입통로이고, 모든 외국인이 거쳐가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출신국에서의 박해를 피해 살아 남겠다는 삶의 의지를 가지고 한국의 문을 어렵게 두드렸는데, 한국은 이들을 입구에서부터 차단하고, 돌려보내기 급급하다. 자유와 안전, 그리고 평화를 찾아 지구 다른 편 한국까지 목숨을 걸고 도착한 이들에게 우리는 절망과 무력감, 모멸감, 치욕, 충격, 공포를 주어서는 안 된다.

 

한국의 공항은 한국의 국경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영토 안에 있으므로 한국의 법과 질서가 당연히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해 한국의 헌법과 법에 의하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공항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들었다. 한 두 번의 일탈로 묵인하기에는 지나치게 자주, 그리고 마치 일상처럼 폭력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에 난민인권네트워크는 공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인권침해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기로 하였다. 이는 인류애를 품고, 동료 시민을 환영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공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리고 고발하는 것이기도 하다.

 

착륙과 입국 사이의 기약 없는 시간 속에, 인권이 바로 설 수 없을 만큼 폭이 좁은 국경선 안에, 오늘도 그들은 갇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