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부 장관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서울에서 살고 있는 최하늬라고 합니다.
최근 법무부 장관께서 발표한 난민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난민법 개정안을 살펴보니 ‘국가 안보, 국가공동체, 공공질서에 위험이 될 만한 사유가 있는’ 사람을 난민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을 겪고 분단의 역사를 짊어지고 살아가면서 ‘국가안보’라는 명확하지 않는 기준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국가공동체에 위험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물색하여 색출해왔습니다. 제주 4.3 항쟁, 여순사건, 5.18혁명 등 ‘자신의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사람들’을 한순간에 정치범으로 만들어 감옥에 가두거나 고문을 하는 등 국가와 정의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습니다.
그런 역사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또 다시 ‘국가 안보’라는 이유로 자신의 삶을 지키려 위험을 감수하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다시 올가미를 씌우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이중적인 잣대나 모호한 이념을 갖고 사람을 색출하고 벌하고 공동체의 테두리에서 밀어내는 것을 그만 멈추어야 합니다.
난민법은 난민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존중하는 배려와 이해의 관점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공동체의 구성원을 구체적이지 않은 잣대로 구별하고 구분하고 색출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한명 한명이 안전함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법의 테두리를 넓게 만드는 것이 필요할 때입니다.
개정안을 다시 한번 더 심사숙고해 주시길 바라는 요청을 드리며 이만 편지를 줄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9년 5월 3일
최하늬 드림
최근 법무부장관은 난민제도 '악용을 막는' 난민법 개정을 발표했고 입법예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난센은 난민 정책의 근본적인 방향 설정 없이 난민신청자들의 권리만을 제한하는 법무부의 개정안에 반대합니다. '난민에게도 사람으로서의 권리가 있다'는 난민법의 애초 의도가 훼손되지 않도록, 시민분들과 <법무부장관에게 편지쓰기>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약 한달간 시민분들의 편지가 법무부장관께 도착합니다. 매일매일 보내지는 편지를 난센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 이 캠페인에 함께 참여하고자 하시는 분은refucenter@gmail.com으로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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