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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활동가이야기

크리스마스, 아기 예수 그리고 난민

크리스마스, 아기 예수 그리고 난민

- 최원근 사업팀장

크리스마스입니다.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작은 이야기 한 편 들려드리려고 키보드를 다잡아봅니다.
바로 아기 예수도 난민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현대의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에서 인간을 위해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날입니다. 그리고 그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록한 성경의 마태복음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태복음 2장 13~21절, 표준새번역 개정판>

 13 박사들이 돌아간 뒤에, 주님의 천사가 꿈에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헤롯이 아기를 찾아서 죽이려고 하니, 일어나서,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라. 그리고 내가 너에게 말해줄 때 까지 거기에 있어라."

 14 요셉이 일어나서, 밤 사이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15 헤롯이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 (중략) ......

 16 헤롯은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몹시 노하였다. 그는 사람을 보내어, 그 박사들에게 알아 본 때를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가까운 지역에 사는, 두 살짜리로부터 그 아래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였다.
...... (중략) ......

 19 헤롯이 죽은 뒤에, 주님의 천사가 이집트에 있는 요셉에게 꿈에 나타나서

 20 말하였다. "일어나서,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거라.그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자들이 죽었다."

 21 요셉이 일어나서,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왔다."

 

  

예수가 태어날 즈음 동방박사 세 사람이 헤롯왕을 찾아와서 뜬금없이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난 아기를 찾습니다. 
자신의 혈족 이외에 '유대인의 왕'이 태어났다는 것을 들은 헤롯은 깜짝 놀랍니다. 자신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데 새로운 왕이 태어났다니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느끼게 된 것이죠. 자칫하면 자신의 왕권의 정당성에 대한 의심과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꾼이었던 헤롯은 태연한척 하면서 오히려 동방박사들을 이용하려 듭니다. 동방박사들에게 '그 아이'를 찾으면 자신에게도 알려달라고 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그 아이'를 찾아내면 몰래 죽여버리려는 속내였던 것이죠.


동방박사들은 베들레헴으로 가서 바로 '그 아이'인 예수를 찾아가서 경배를 드립니다. 하지만 그 후 그들의 꿈에 나타난 천사의 지시로 헤롯에게 '그 아이'가 있는 곳을 알리지 않고 몰래 돌아가게 된 것이죠.

그리고 동방박사들이 귀국길에 들어선 뒤, 한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 '그 아이'의 생명이 위험함을 알리고 이스라엘의 영토를 벗어나 이집트로 달아날 것을 지시합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헤롯은 동방박사와 '그 아이'에 대해 분노하게 되고, 이 사태를 잠재우지 않으면 두고 두고 자신에게 정치적 부담이 되거나 정적들에게 좋은 핑계꺼리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심각한 위기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결국 그는 최후의 수단을 실행합니다.
헤롯은 자신의 친위대를 보내 '그 아이'가 태어났던 베들레헴 인근을 외부로부터 완벽하게 통제시킨 채, 2세 미만의 영아들을 모조리 살해하고 맙니다.
그나마 일찌감치 몸을 피한 '그 아이'는 이집트의 국경을 넘은 즈음이었겠지요.

 

 

아기 예수는 '종교''특정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의 두 가지 이유로 인한 박해의 위험에 처하였기 때문에 난민의 사유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우선 종교적 원인부터 살펴본다면, 아기 예수의 탄생은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할 '유대인의 왕', 즉 메시야의 등장이라는 예언이 달성될 수 있는 사건이었고, 엄청난 종교적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이러한 지각변동의 싹을 잘라내려는 헤롯은 예수를 죽이려는 음모를 진행시키게 됩니다. 여기에서 예수는 종교적 원인으로 인해 박해를 받을 상황에 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종교적 상징성은 동방박사들의 등장과 헤롯 왕실 학자들의 증언에 따라 거의 확실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아기 예수의 실체가 민중에게 널리 알려진다면 이는 이스라엘의 종교와 정치에 있어 격변을 가져올 수 있었고, 헤롯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 예수를 죽이고자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탈출하는 예수는 우선 종교적 이유로 인한 난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동방박사들을 이용해 예수를 찾아내어 암살하려던 헤롯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헤롯은 '그 아이'가 태어난 지역과 그 인근의 비슷한 또래들을 모두 학살해버립니다. 여기에서 아기 예수의 두 번째 난민인정 사유인 '특정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이 나타납니다.
이 학살은 '베들레헴과 그 인근 지역의 2세 미만의 아이'라는 특정한 사회 집단에 대한 박해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이지만 하필 지난 2년 이내에 그 지역에서 태어난 '집단'으로 분류된 것이죠. 그리고 부당한 박해가 가해진 것이고요. 비록 예수는 간발의 차이로 학살을 피했지만, 그는 여전히 그러한 집단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 죽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집단 말입니다.


결국 예수는 종교적 박해로 시작되어 특정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이라는 이유로 이어지는 일련의 박해 속에서 이집트로 탈출하고, 태어나자마자 이역만리 타국에서 난민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난민이 된 아기 예수는 어린 시절을 이집트에서 보냅니다. 자신을 박해하는 헤롯이 죽을때까지 말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기념하는 크리스마스는 인간을 살리기 위해 세상에 온 아기 예수, 그리고 그렇게 아기 예수와 같이 박해를 피해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난민들을 기억하는 날인 것입니다.



혹자는 예수의 삶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태어난 직후에는 청부살인의 대상,
 어린 시절에는 난민,
 자라서는 노숙자와 종교적 소수,
 말년에는 양심수와 사형수.
 지지리도 복없었던 양반.
 결코 내 자식이 살기원하지 않았으면 하는 삶의 정확한 모범..."

이라고 말입니다.


누구도 난민이 되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도 자신의 아기가 난민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난민이 되어야 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은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을 존중하는 세상,
바로 그 '아기 예수'가 상징하는 세상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쁜 성탄절 즈음에, 우리 곁의 난민들을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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