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을 보내며 - 대한민국 ‘마이너리티 2세’ 그들의 외침 ① 열한 살 콩고 난민 얀 [중앙일보] 기사
중앙일보 기사 바로보기: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928537
“검다고 놀려도 이젠 안 싸울거야 한글 배워 한국에 살고 싶으니까”
얼굴이 검어서 도드라져 보이는 큰 눈, 곱슬 머리, 웃으면 하얗게 드러나는 이. 얀(11·가명)은 난민의 아들이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에서 태어났다. 지난해 6월부터 한국에서 살게 됐다. 1년 반밖에 안 됐지만 얀은 한국말을 대부분 알아듣는다. 콩고는 프랑스어를 쓴다.
얀의 아빠(43)는 콩고의 정보기관에서 일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상황을 참을 수 없었다. 반정부 인사를 돕던 그는 2002년 체포됐다. 옛 동료의 도움으로 아빠는 탈옥했다. 가짜 여권으로 중국에 입국해 한국 대사관을 찾았다. 아빠는 난민신청을 한 뒤 6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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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나이였지만 2학년에 편입됐다. 그후 얀은 싸움을 멈췄다. 그 대신 한글 공부에 매달렸다.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운동선수가 되겠다”던 얀은 언제부턴가 “엄마처럼 아픈 사람을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놀려도 더 이상 싸우지 않는다”고 했다.그러나 부모는 얀을 많이 도울 수 없다. 아빠는 직장이 없고 엄마는 몸이 아파 일을 할 수 없다. 교회에서 도와주는 월 80만원의 돈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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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은 “(콩고보다) 한국이 더 좋다”고 했다. “여기에 살고 싶어요”라고 말할 땐 진지했다. 얀에게 ‘한글’은 처음으로 배운 문자였다. 글을 익혀 학교를 마치고 꿈도 이루고 싶다. 그러나 얀의 국적은 콩고다. 난민인권센터 김성인 사무국장은 얀의 처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한국에서 평생 살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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