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인권센터에서는 국내 난민 현황에 더해 해외 각지에서 전해오는 난민들의 삶과 이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소식을 전합니다※ |
이주 정책-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어떻게 바뀔 것인가?
이번 미 대선에서처럼 이주 문제가 미 대통령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적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크고 멋진’ 장벽을 설치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장담해왔다. 그의 이런 공약은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로 이어졌고 불법 이주에 대한 트럼프의 공언은 다수의 노동자 계층 미국인들로부터 공감을 얻은 것 같다.
그러나 이주 정책에 관한 트럼프의 선거 공약들이 얼마나 실행 가능할 것인가? 그리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미국과 그 외 지역의 이주자와 난민의 권리는 어떤 위협을 받게 될 것인가?
장벽
‘미국을 최우선으로’ 이라는 구호를 내건 트럼프의 10대 과제 중 첫 번째는 대통령 당선 즉시 3200 km에 달하는 미국-멕시코 국경에 걸쳐 ‘침범 불가능한 물리적인 장벽’의 설치를 시작하는 것이다. 수많은 논평가들은 그러한 계획이 실행 불가능함을 지적해왔다. 국경의 1126 km에 걸쳐 이미 울타리와 장벽이 세워져 있을 뿐 아니라 나머지 국경의 지형이 무척 거칠고 상당 지역이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남서 국경 지역 전체에 장벽을 설치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럴듯한 정책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거의 실행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워싱턴DC 소재 독립 씽크탱크인 이민정책연구소 (Migration Policy Institute) 소속 정책 분석가인 페이 힙스먼은 IRI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녀는 또 “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또 다른 문제”라며 “수백억 달러가 들 것이며 의회가 이를 승인하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멕시코가 비용을 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실히 밝혔다.
미국에 장벽이 필요하다는 트럼프의 주장이 갖는 아이러니는 지난 10년 동안 강화된 국경 방어로 이미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의 수가 사상 최저에 이르고 있고 근래에 아직도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미등록이주자들의 상당수는 멕시코인이 아니라 갱단의 폭력을 피해 미국으로의 망명을 원하는 중미 사람들이다. 단순히 장벽 하나가 그들의 난민신청 권리를 박탈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뉴멕시코주에서 활동하는 이민법 변호사인 알레그라 러브는 지적하고 있다. 난민 신청자들은 공식 입국 지점에 가서 신청하면 되기 때문이다.
추방
현재 대략 1130만 명의 미등록이주자들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모두를 추방하겠다고 말해왔지만 최근 650만 명까지만 신속히 추방할 것이라고 강도를 낮췄다.
이민정책연구소 (Center for Migration Studies) 소장인 도널드 커윈은 1100만 명을 추방하기 위해서는 ‘경찰 국가에 준하는 치안 전술’이 필요할 것이며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년 동안 600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노동력은 6.4% 줄어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예견했다.
경제적 이유로 멕시코 국경을 막 넘어온 사람들을 추방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복잡하지 않다. 그러나 미국 내 대부분의 이주자들은 합법적으로 들어와서 비자 만료 후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일부는 난민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법정에서의 미등록이주사건 처리 적체로 인해 한 명을 추방하는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알레그라 러브는 “우리 미국의 이주 시스템은 지나치게 복잡하다”며 “미국에는 수십 년 동안 체류한 미등록이주자들도 있고 막 입국한 사람들도 있는데 추방에 대한 국가적 찬반토론은 이를 단순한 도덕적 문제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1100만 미등록이주자들을 모두 추방하는 것은 아마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현재 추방되는 연간 약 40만 명보다는 추방의 수위를 상당히 높일 것이다. 트럼프는 미등록이주 담당 경찰 병력을 세 배로 늘리고 새로운 ‘특별 추방 태스크 포스’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렸을 때 미국에 온 미등록이주자들을 추방에서 면제시키는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취소할 것을 약속했다. 페이 힙스먼은 어린시절 입국자를 위한 유예조치(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DACA)는 2012년 도입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하면서 이를 번복하는 것은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후 첫 주에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난민
미국은 전통적으로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난민에게 재정착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왔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이는 바뀔 가능성이 높다.
힙먼은 “대통령이 해마다 재정착 난민을 위한 입국 허용수를 정하기 때문에 다음 대통령이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라이벌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의 시리아 난민 입국 확대 공약을 거세게 비난하면서 자신은 시리아나 리비아와 같이 “적절한 입국 심사가 일어날 수 없는” 곳에서 들어오는 난민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에 들어오도록 하는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미국 국민을 사랑하는지 확실히 하기 위해” 사상 검증을 포함한 새로운 심사 기준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힙먼은 IRIN에 “이 지역으로부터 들어오는 대다수의 난민들은 여자와 어린이들이며 그들이 제대로 심사되지 않고 있다거나 우리가 어떻게 심사해야할지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지만 불행히도 행정부가 난민 입국에 대해 상당한 통제를 행사한다”고 말했다.
두려움
트럼프는 자신이 선출되면 자신의 이주정책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할 것이다. 힙먼은 “그러나 대통령 행정 명령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많다”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미국 내 이민자 사회를 초조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그의 강경 정책들 때문이 아니라 “고조된 반 이민자 감정”의 위협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러브 또한 이에 동의하며 “만약 트럼프가 승리하면 많은 이들이 두려움을 느낄 것이며 갑자기 대통령의 힘을 등에 업고 증오를 품은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며 우리 사회의 이주자들을 향한 폭력이 자행될 수 있다”고 IRIN에 말했다. 이민법 변호사인 그녀는 또 “내 고객들은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토론은 이주자들을 혐오하는 발언을 정당화하고 정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점점 양극화되고 있는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진보적인’ 개혁을 수행하겠다는 공약을 클린턴이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 토론은 누가 승자가 되든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본 게시물은 미대선 하루 전인 11월 7일자 IRIN기사를 번역한 글이며 IRIN은 번역의 정확성에 책임이 없습니다.
원문기사: 크리스티 시그프리드(Kristy Siegfried)
원문링크: https://www.irinnews.org/analysis/2016/11/07/migration-what-if-trump-does-win
번역: 장유진(난민인권센터 통번역 자원활동가)
감수: 김지예(난민인권센터 활동가)
'자료 Data on Refugees > 난민관련 뉴스 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4월 첫째 주 난민 관련 국내외 언론보도 (2018.3.18~2018.03.31) (0) | 2018.04.03 |
---|---|
[기고] 성소수자 난민, 한 톨의 의심 없이 존재를 증명하라고? (0) | 2018.01.17 |
[FMR]나눔의 대가 : 방콕의 딜레마 (0) | 2016.10.13 |
[FMR]핀란드에서의 여성 할례에 대한 태도 변화 (0) | 2016.09.30 |
[FMR]강제이주에 내몰린 동아프리카 성소수자 (0) | 2016.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