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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ata on Refugees

28명의 시리아난민은 왜 반년째 인천공항에?

1. 28명의 시리아 난민들은 왜 반년째 인천공항에?

 


   28명의 시리아인들이 난민임에도 불회부결정을 받고 인천공항에 갇힌 지 6개월입니다. 작년 11월 18일 국정원발 “시리아 난민200명”오보가 터져 나온 지도 6개월이 되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파리테러 이후 직접 테러에 대한 불안을 부추겨 난민을 테러범과 같은 것으로 인식하게 하고 반(反)난민 정서을 일으켰습니다. 정작 파리테러를 일으킨 범인 중 시리아 난민은 없었음이 밝혀졌음에도, 국정원의 이런 시도는 사회전반의 불안감과 공포를 조성하는 데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이는 테러방지법 제정을 위한 물밑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와중에 가장 큰 피해자가 된 것은 시리아 난민들이었고, 비슷한 시점에 입국을 불허 받았던 28명의 난민들은 아직도 공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이후 시리아 국적자들의 입국에 별다른 제재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표1] 2015.11월 이후 시리아 국적 입국자 통계 

2015.11

2015.12

2016.01

2016.02

2016.03

입국자()

190

166

133

81

115


* 공항에서의 불회부 결정 

  2013년 시행 된 난민법은 출입국항에서의 난민신청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입국이전에 공항이나 항만에서도 난민신청의사를 표하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나 난민여부를 심사하기 이전에 ‘난민인정심사에 대한 회부/불회부 결정’절차가 있어 여기에서 회부되지 못한 사람은 입국하지 못합니다. 이 ‘난민인정 심사 회부’에 대하여는 난민법 시행령 5조에서 정하고 있는데,[각주:1] 해당하는 경우에는 입국 및 난민인정심사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난민인정심사 이전에 또 한번의 심사가, 난민여부를 파악하는 것과 관련 없는 사항들로, 7일이라는 짧은 시간 이내에 이루어지고, 불회부 사유가 되는 각각의 항목들이 재량권 남용의 여지가 많다는 점은 이 글에서 따로 짚지 않더라도, 내전을 피해 와 인천공항에서 난민신청의사를 밝힌 시리아 난민 28명이 왜 불회부결정을 받아야 했는지는 의아합니다. 이들의 난민 신청이 ‘명백히 이유 없는 경우’ 였을까요? 이들이 ‘안전한 국가출신’이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누군가 이들을 테러범으로 몰아갔기 때문일까요?



* JTBC, 시리아 난민 28명, 창 없는 방서 5개월째 햄버거로 끼니

  Workers, 인천공항 시리아 난민 잔혹사…반년 가까이 구금


*시리아 난민 28명 공항구금 성명 바로가기
 공항만 난민신청 실태조사 보고대회가 오는 5월 26일에 있습니다. 안내 바로가기 



2. 누가 그들을 테러범이라 했나

1) 내전 이전부터 활발했던 시리아국적자의 입·출국

  시리아 국적자의 체류자격 별 입국 현황은 [표2]과 같습니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관광통과B-2, 단기상용C-2, 단기방문C-3를 통한 입국입니다.[각주:2]

  총 입국자 숫자를 보면 내전이 일어나기 전과 후의 차이가 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통계연감의 7년 치(2009~)입국 월별현황을 보아도 갑자기 200명을 넘는 달이 손에 꼽을 정도이고, 변동폭이 적은 일정한 흐름을 보입니다. 

 ▼(사진) 다마스쿠스 국제박람회에서의 한국자동차부스, 출처: 사진에표시

  내전 이전 대부분의 시리아인은 단기상용(C-2)비자를 통해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단기상용(C-2)은 외국기업 국내지사, 외국인 투자기업등의 설치 준비를 위하여 활동하는 자, 구매활동을 하는 자영업자, 국내 공사기관의 초청으로 입국하여 상담/계약등의 활동을 하는자, 수출입기계등의 수출입업자, 관련자에게 주어지는 비자입니다.  2009~2011년에는 단기상용C-2비자로의 입국이 평균 63%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이는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기 전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한국과 시리아간 교역은 2009년에 10억 5천만 달러를 기록했고, 2010년에는 12억 5천달러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한국은 2010년까지 매년 두 자리수 이상의 수출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시리아 정부의 적극적인 대외 개방 조치로 향후 양국간 교역규모도 크게 신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양국간 교역에서 시리아에 대한 수출 증가로, 무역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유지했습니다. 2009년 말 기준 시리아에 수입된 자동차 중 2/3이 한국산이었고, 2008년에는 전체 수출의 60%가 자동차이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다음으로는 자동차 부품, 폴리에스테르 직물, 합성수지 등의 순서로 수출량을 기록했는데, 내전으로 2011년도 2012년도에는 각각 전년대비 33%, 48% 감소했습니다. [각주:3]


  내전 이후 2012년도에는 입국시의 주된 체류자격이 단기상용C-2에서 단기방문C-3로 옮겨간 것을 볼 수 있고, [표3]의 체류 시리아인 중 G-1비자의 비율이 2012년도부터 늘어난 것을 보아 2012년도를 기점으로 주된 입국목적에는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관광통과 B-2는 관광/통과 등의 목적으로 입국하는 것으로 72시간 이내의 체류를 허가 받습니다. (시리아는 제주도 무사증입국 불허국가 11개국 중 하나입니다.) 

-단기방문C-3는 관광, 통과, 요양, 친선경기, 각종 행사나 회의 참관 등의 목적으로 단기간 체류하려는 자에게 90일의 체류기간을 허용해주는 비자입니다.  

[표2] 시리아 국적의 체류자격 별 입국 
(단위:명)

연도

총계

공무

A-2

관광통과
B-2

일시취재
C-1

단기상용
C-2

단기방문
C-3

단기취업
C-4

구직
D-10

유학
D-2

일반연수
D-4

주재
D-7

기업투자
D-8

무역경영
D-9

교수
E-1

회화
E-2

연구
E-3

특정활동
E-7

방문동거F-1

거주
F-2

동반
F-3

영주
F-5

결혼이민
F-6

기타
G-1

06

1,267

 

 

 

 

 

 

 

 

 

 

 

 

 

 

 

 

 

 

 

 

 

 

07

1,325

 

 

 

 

 

 

 

 

 

 

 

 

 

 

 

 

 

 

 

 

 

 

08

1,566

 

 

 

 

 

 

 

 

 

 

 

 

 

 

 

 

 

 

 

 

 

 

09

1,605

1

153

1

1,258

146

2

 

2

 

 

32

 

 

 

 

1

 

2

7

 

 

 

10

1,723

4

383

4

1,101

170

 

 

1

 

 

42

6

 

 

 

1

 

3

8

 

 

 

11

2,118

 

578

6

1,182

75

4

 

4

2

1

29

3

 

 

 

 

 

 

17

1

 

 

12

1,868

 

508

9

 

1,308

1

 

3

1

1

20

 

2

 

1

4

 

 

8

 

2

 

13

1,416

1

365

2

 

978

1

 

3

 

5

13

12

3

1

3

2

 

 

7

 

1

19

14

1,540

3

262

6

 

825

1

1

7

3

 

37

19

 

 

1

 

 

2

22

0

5

205

15

1,711

0

185

3

 

932

1

0

10

4

0

46

12

1

0

2

1

1

4

30

1

0

343

출처 :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연감(2006~2014) 및 통계월보 (2014년 승무원 142, 2015년 승무원 125, 기타 2명은 생략)


[표3] 시리아 국적의 체류외국인 체류자격 별 현황 

(단위:명)

연도

총계

관광통과
B-2

일시취재
C-1

단기상용
C-2

단기방문
C-3

단기취업
C-4

구직
D-10

유학
D-2

기술연수D-3

일반연수
D-4

주재
D-7

기업투자
D-8

무역경영
D-9

교수
E-1

연구
E-3

특정활동
E-7

방문동거
F-1

거주
F-2

동반
F-3

재외동포F-4

영주
F-5

결혼이민
F-6

기타
G-1

11

345

76

 

116

95

 

 

3

 

3

1

23

 

 

 

1

 

1

24

 

1

 

1

12

445

81

 

 

169

1

 

3

 

1

 

22

1

1

1

2

2

 

20

 

1

4

138

13

633

39

 

 

75

 

 

4

 

 

1

20

10

2

3

1

 

 

51

 

1

5

421

14

758

17

 

 

50

 

1

6

 

1

 

26

11

3

1

1

1

10

61

 

0

6

560

15

1,125

5

 

 

59

 

 

8

 

4

 

29

12

3

 

1

 

12

85

 

2

8

894



2) 입국 시리아 국적자의 13%만 난민신청, 전체 난민신청자의 7%


  내전을 기점으로 무역이 불가해지며 주된 입국 비자타입에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모든 시리아 국적자가 입국 후 난민신청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리아 국적자의 입국·체류·난민신청 현황을 모아보면 [표4]와 같습니다. 시리아 국적으로 한국에 입국하는 사람들 중 평균 13%정도만 난민신청을 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다만 2013년에는 입국하는 시리아인의 20%가, 체류 시리아인의 46.6%가 난민신청을 하여 당시 시리아의 급박했던 상황을 짐작해 보게 합니다. 


[표4] 시리아 국적자의 입국·체류·난민신청 현황

연도

시리아 국적
입국자 ()

시리아 국적
체류자 ()

시리아 국적
난민신청자 ()

입국 대비
난민신청 비율

체류 대비
난민신청 비율

2011

2,118

345

3

0.14

0.86

2012

1,868

445

146

7.8

32

2013

1,416

633

295

20.8

46.6

2014

1,540

758

204

13.2

26.9

2015

1,711

1,125

404

23.6

35.9

자료출처 :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연감(2011~2015) 및 정보공개청구내역 

 

 한국의 난민신청자 숫자는 전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체 난민신청의 60%를 접수하고 있는 독일, 미국, 터키, 스웨덴, 이탈리아도 매년 신청자 수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전이 여전히 계속됨에 따라 시리아 국적 난민신청자 숫자도 2012년 급격하게 늘어난 후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표6]를 보면 2015년도 하반기에 시리아국적의 난민신청자 수가 늘 상위권을 차지하던 네팔,나이지리아 국적의 난민신청자수를 뛰어넘었는데, 이는 시리아 내전의 영향이 한국에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시리아 국적의 난민신청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신청자의 7%입니다. ‘난민’하면 ‘시리아’가 되어버린 지금의 상황과, 수 없이 많은 시리아 난민들이 한국을 향해 오는 것처럼 과장하여 공포심을 조장한 시도들 때문에 한국에 오는 난민의 대부분이 시리아 난민일 것이라는 오해에 미치기에는 적은 수치입니다.


[표5] 난민신청자 대비 시리아국적 난민신청


연도

전체
난민신청자
(
)

시리아 국적
난민신청자
(
)

전체 신청

대비
시리아 국적
비율(%)

2011

1,011

(1994~2011) 3

0.29

2012

1,143

146

12.7

2013

1,574

295

18.7

2014

2,896

204

7

2015

5,711

404

7

자료출처: 난민인권센터 통계(2012~2015)


[표6] 국가별 난민심사 현황(1994년~2015.12)  *괄호는 2014.12.31 기준치와 증감비교

국가

신청

인정

파키스탄

2,792

(+1143)

 41

(+18)

이집트

1,501

(+812)

7

(+4)

중국

1,319

(+555)

7

(-)

시리아

1,052

(+404)

3

(+1)

나이지리아

1,021

(+265)

3

(-)

네팔

850

(+236)

0

(-)

스리랑카

725

(+66)

0

(-)

기타

5,990

(+1,686)

515

(+62)

합계

15,250

 

576

 


















3. 시리아 난민에 대한 한국의 지원, 과연 충분한가?


1) 한국에 머무는 시리아 난민은 전체의 0.01%


  2015년 12월 말 기준, 한국 내 시리아 국적 난민신청자의 누적 명수는 1,052명입니다. 1994~2011년 누적 3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2012년도 이후 신청자로, 최근 시리아의 문제로 난민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시리아 난민 전체의 0.02%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한국은 보호를 요청한 0.02%의 난민들 중 단 세 명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하고, 644명에게 인도적 체류지위를 부여했습니다. 난민지위와는 성격을 달리하는 인도적 체류지위를 받은 사람까지를 포함한다 치더라도, 한국은 전체 시리아 난민의 0.01%만을 한국에 머물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주:4]


  시리아 난민을 대하는 각국의 분위기는 한국과는 사뭇 다릅니다. 2015년에 유럽에서는 총 333,350명이 난민지위를 얻었고, 이 중 반은(166,100명) 시리아인이었습니다. 


  2011년에는 전체신청자가 30만이었던 유럽이, 2015년 한해 동안에만 30만 이상을 난민으로 보호할 만큼 상황은 심각해졌습니다. 아래 표는 2012년부터 작년까지 유럽에서 난민으로 보호받는 시리아인의 수입니다. 심각해지는 상황에 발맞추어 시리아난민을 보호하겠다는 정책적 결정과 의지가 숫자로 드러납니다.


[표7] EU 연도별 시리아국적 난민 인정자 수 (Asylum seekers granted protection status in the EU)


연도

총계

2012

2013

2014

2015

288,930

18,725

35,830

68,320

166,055

*출처 : Eurostat, Protection Status에는 난민 인정자, 보충적 보호지위를 얻은 자, 인도적 사유로 체류 허가 받은 자 포함

  2014년에 25,735명의 시리아인을 보호했던 독일은 작년에는 103,975명의 시리아인을 받아들였고, 이는 유럽이 받아들인 시리아난민의 62%정도를 차지합니다. 스웨덴도 작년 18,655명의 시리아난민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는 스웨덴이 받아들인 전체 난민의 54%를 차지합니다. 난민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 오스트리아도 2013년에 1,015명, 작년에 8,255명의 시리아 난민을 인정하고 보호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현재 1차심사에서 97.2%의 인정율로 시리아 난민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후 절차까지 포함할 경우 인정율은 더 높아집니다. [각주:5]

  미국은 재정착으로 올해 9월까지 시리아 난민 만 명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9월까지 매 달 1,500여명씩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실질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는 가 보아야 알겠지만,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시리아 난민문제를 간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의지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UN에 따르면 캐나다는 시리아 난민48,000명 이상에게 자국비자를 발급했고, 민간단체가 시리아 가족을 재정지원하는 것도 허용하는 등 다방면에서 이 문제를 다루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브라질은 시리아 난민 10만명 수용을 시사하며 EU와 협의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4월 말 기준으로 브라질에 정착한 난민은 8천여명으로, 이 중 2,298명이 시리아 난민입니다. 2013년도부터 브라질 당국은 시리아 난민을 위해 특별비자를 발급중이고 이는 9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시한이 2017년으로 연장되었습니다. [각주:6]  

  이는 이 국가들이 시리아인을 “난민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작년까지 한국은 “내전으로 인한 난민신청은 난민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시리아 난민들에게 난민지위가 아닌 인도적 체류지위를 부여한 것인데, 이는 한국정부가 얼마나 협소한 기준으로 난민을 바라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표8] 한국 연도별 시리아국적 난민신청 및 인정 현황 (2015.12.31기준) 출처: 난민인권센터 통계(2012~2015)

연도

총계

2012이전

2012

2013

2014

2015

난민신청

1,052

3

146

295

204

404

난민인정

3

0

0

0

2

1

인도적체류부여

644

0

0

0

502

142


  시리아 내전이 심화되면서 한국은 2012~2014년도에 시리아 국적 난민신청자 대부분에게 인도적 체류 허가지위나마 내 주었습니다. 그러나 2015년에는 그 비율이 줄어들었고, 2015년 말 파리테러 이후에공항에서 난민신청을 한 시리아 국적자 28명은 아직도 인천공항에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인도적 체류지위는 난민으로 인정받는 것과는 다른 지위이고, 그 처우 또한 난민인정자와 매우 다릅니다. 그간 인도적 체류 지위를 얻은 난민신청자 숫자가 많지 않아 보이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시리아 난민들을 통해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이조차도 거두어 버린 한국정부가 시리아 내전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일 취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태도가 의아할 뿐입니다. 


2)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한국의 지원


  지난 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은 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중동의 불안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 등을 위해서도 관련국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라는 소극적인 말로나마 한국도 시리아 난민사태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해외에 비치는 한국의 모습은 어떨지 몰라도, 국내 시리아 난민들은 이 연설 이후에도 심각한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이미 한국에 발을 디딘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지원 없이 관련국에 대한 지원을 하는 것은 책임 회피에 가깝습니다. 국내에 입국한, 공항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한국의 지원은 “없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3.8%의 난민인정율과 행정소송 승소율 0%, 법무부 심사를 통한 인정율은 사상 최저’ 라는 분석결과를 보면(출처: 난민인권센터 통계2015), 올해도 한국에서 난민들이 얼마나 부대끼며 살아야 했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난민인정도 아닌 인도적체류지위로 체류만 겨우 인정된 채 지내야 했던 시리아 난민들, 정부가 나서서 조장한 공포로 아직까지도 테러범으로 오인 받으며 마음 졸이는 이들은 여전히 불안한 미래에 갇혀 있습니다.

  시리아와의 무역이 활발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와 내전 이전에도 많은 시리아인들이 한국을 오갔음을 보여주는 숫자, 시리아에 수입되는 자동차 2/3가 한국 자동차였다는 기록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먼 길 돌아 한국으로 오는 시리아 난민들이 한국에 가졌을 기대를 생각하면 한국정부가 보이는 냉랭한 태도가 절로 부끄러워집니다. 사업으로, 무역으로 그렇게 활발히 오가던 시리아인들을 한 순간에 테러리스트로 만들어버린 한국정부는 시리아의 참상 앞에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시리아 난민들은 한국정부가 원하는 테러방지법 제정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고, 그 이후에는 정부 어느 누구도 이들을 책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이스탄불에서는 UN창설 71년만의 첫 인도주의정상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한국의 황교안 총리도 참석하여 난민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분쟁 취약국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규모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우리 정부의 지원규모 확대’에는 마땅히 국내외의 상황들이 포함되어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지원보다 국내에 이미 와 있는 난민들에 대한 지원과, 아직 공항에 있는 28명의 시리아 난민에 대한 보호가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를 촉구합니다.



  “시리아 내전의 또 하나의 슬픈 기점을 지나고 있는 갈림길에 선 지금, 전 세계가 단기적인 관심, 용기의 부족, 그리고 부담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싶은 반사반응 때문에 협력에 실패한다면 언젠가 인도적 연대와 공유를 바탕으로 행동할 기회를 놓친 것을 후회할 것입니다.” UNHCR 그란디 고등판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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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대한민국의 안전 또는 사회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2. 인적사항 관련 질문 등에 응하지 아니하여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3. 거짓서류를 제출하는 등 사실을 은폐하여 난민인정을 받으려는 경우 4. 박해의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국가출신이거나 안전한 국가로부터 온 경우 5. 난민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 또는 난민인정이 취소된 사람이 중대한 사정의 변경 없이 다시 난민인정을 받으려는 경우 6. 그 밖에 오로지 경제적인 이유로 난민인정을 받으려는 등 난민인정 신청이 명백히 이유 없는 경우 [본문으로]
  2. http://www.immigration.go.kr/HP/IMM/imm_04/imm_0401/imm_040103/1175539_20881.jsp#title [본문으로]
  3.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22757&cid=44497&categoryId=44498 [본문으로]
  4. 시리아는 2014년도부터 줄곧 최대난민발생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체 시리아 국민 2,300만명 중 약 490만 명이 난민이 되었고 660만명은 국내실향민이 되었습니다. UN조차 접근성의 문제로 2014년부터는 사망자 집계를 중단하여,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가 몇 년간 난민 발생국 Top3에 들었다면, 2012년만해도 Top20안에도 들지 않았던 시리아는 이제 언제 1위의 자리에서 내려올 지 모릅니다.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이런 급격한 전환은 시리아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심각한 사태로 빠져들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시리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난민국가가 되었습니다. 난민 네 명중 한 명은 시리아인, 95퍼센트의 시리아 난민들은 인접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약 275만명이 터키에, 105만이 레바논에, 65만이 요르단에 머물고 수십만은 유럽으로 피신했습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약 백 만이 터키, 403,600명이 레바논, 119,000명이 요르단에 난민으로 등록했던 것을 보면, 2015년 한 해 동안에도 얼마나 많은 난민이 시리아에서 도망쳐야 했는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5. Eurostat, Asylum decisions in the EU 2014,2015 [본문으로]
  6.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60511_0014076578&cID=10101&pID=10100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5/12/0200000000AKR20160512002700094.HTML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