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활동 Activities

난민신청자의 구금과 강제송환의 문제_ 서울행정법원 2015구단52114 판결 후기

난민A씨의 이야기 


난민 A씨는 세네갈 카자망스 지역에서 반군으로부터 가입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위협 등을 받고 한국으로 피난을 온 사람입니다. 세네갈 카자망스 지역은 이전부터 카자망스 지역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반군세력들과 정부군 사이의 분쟁이 매우 왕성하였고 현재는 좀 감소하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부 반군세력들의 활동은 계속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A씨는 반군세력의 활동에 가담하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가입을 지속적으로 요구받았고, 그 과정에서 A씨의 동생이 살해되기도 하여 세네갈로 돌아가기를 두려워하였습니다. A씨는 단기체류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하여 난민신청을 하였습니다. 



                                                   카자망스 반군 출몰 지역 (출처 : 외교부 홈페이지)



난민신청을 하기 전 당장의 생계가 막막해서 약 2주간 취업활동을 하던 중 출입국에 의해 단속이 되어 벌금을 납부하였습니다. 난민신청 후 A씨는 6개월 동안은 취업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6개월 간은 한국에서 사귄 친구의 신세를 지고, 또 이리저리 돈을 빌려가며 어렵사리 살았습니다. 그런데 A씨는 6개월 간 취업을 하면 안된다는 사실은 인지를 하였지만 본인의 체류자격인 G-1으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라는 것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습니다. 한국인으로서도 그 절차를 완전히 이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는데 한국어도 영어도 못하고 불어만 구사할 수 있고, 한국에 유학 온 친구 외에 다른 NGO 단체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던 A씨가 이 절차를 이해하고 사장님의 이해를 구해 이 절차를 밟은 후에 취업을 온전히 합법적으로 할 것을 기대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난민신청 후 약 8개월이 경과한 뒤 A씨는 취업자리를 구하였고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체류자격외 활동허가"라는 행정절차를 지키지 않은 그 댓가는 매우 혹독하였습니다. 





A씨가 일을 시작한지 약 2주 후 A씨는 출입국에 의해 재차 단속이 되었습니다. 2회 체류자격외활동을 하였다는 출입국관리법 위반이 있는 경우 강제퇴거명령 발부라는 출입국의 기계적인 지침에 의하여 왜 체류자격외활동허가를 받지 못했는지, 출입국으로부터 안내는 제대로 받았는지, 고의가 있는지, 취업한 기간은 얼마나 된 것인지.. 이런 구체적인 사실조사는 전혀 없이 강제퇴거명령이 내려졌습니다. A씨가 난민신청자의 지위에 있었고 아직 난민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일체의 사실조사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출입국관리법 2회 위반이므로 강제퇴거명령을 내리는 데에는 문제가 없고, 다만 송환을 안 시키면 되지 않느냐”는 입장으로 강제퇴거명령과 보호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A씨는 외국인보호소에서의 구금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외국인보호소 접견을 갔다가 A의 상황을 알게 되었고, 강제퇴거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으나 법무부장관은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대해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소가 접수된 후 한 달쯤 뒤 법무부 난민과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난민과에서는 난민신청하고 외국인등록까지 한 다음 자격 외 위반 출입국관리법 위반에 대해서는 사실상 강제송환을 할 수없는 규정을 적용해서 보호를 하지 않도록 지시하고 있는데, A씨는 그 전에 단속되어 보호가 되었지만 구제받을 수 있도록 지금 검토 중에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습니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A씨에게도 이와 같은 가능성을 전했고, 피고인 출입국관리사무소장 측 소송수행자가 이와 같은 사항이 검토 중이므로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재판기일을 한차례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에도 기꺼이 응했습니다. 신원보증을 해줄 수 있느냐는 난민과의 요구에도 기꺼이 신원보증을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약 두 달이 지났는데 법무부 난민과에서는 아무 연락이 없었고, 연락을 해도 회의 중이라는 등 쉬이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겨우 연락이 닿았을 때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던 담당자는 본부의 결제가 나지 않아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허탈하고 화도 났지만 소송에 집중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당사자에게 어렵게 통역을 통해 설명을 하였으나 이와 같은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힘들었을 것입니다.


                                                 (출처 : 공익법센터 어필 홈페이지)



법정에서 피고 소송수행자는 “강제퇴거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은 행정심판이 아니기 때문에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을 지키지 않았다는 본안 전 항변부터, 출입국관리법은 강제퇴거명령과 강제퇴거집행을 이원화하고 있기 때문에 집행만 하지 않으면 강제퇴거명령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난민협약상 난민신청이 명백히 남용적인 것이라고 증명되지 않는 한 심사기간 동안 국가에서의 체류가 허용되어야 하고, 당장 집행가능성이 없는 난민신청자를 장기간 구금하는 것은 신체의자유에 대한 과도한 침해이며, A씨의 경우 정확한 안내를 받지 못해 행정절차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고, 취업기간도 매우 짧은 점 등을 고려하면 강제퇴거명령은 과도하다”는 반박을 하였습니다. 마지막 변론기일에 판사는 피고 소송수행자에게 "난민소송까지 하게 되면 통상 2년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데 그 기간동안 A씨를 굳이 외국인보호소에 수용할 필요가 있나요. 설령 강제퇴거명령이 적법하다 하더라도 보호명령만 취소하는 것으로 조정권고를 하는 것은 어떨까.." 이런 취지의 말을 하였습니다. 이에 왠지 희망이 있겠다는 기대를 하며 한달 후에 잡힌 판결선고를 기다렸습니다. A씨에게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긴장되는 마음으로 판결선고 결과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원고 패소”



3일 여가 지나서 나온 판결문은 피고의 주장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외국인의 국내 체류에 관한 사항은 주권국가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므로 엄격히 관리되어야 하는데 A씨는 출입국관리법을 2회 위반하였기 때문에 강제퇴거명령은 적법하고, 난민신청자이지만 강제퇴거를 집행하지 않으면 강제송환금지원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다"는 취지였습니다. 외국인보호소에 난민신청자를 난민심사가 계속되는 동안 구금을 시키는 것이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 제 주장이 설득력이 없었던 것일까요. 정말 화도 나고 속상하고 소송수행을 잘 못해서 진 것만 같고, 힘들었습니다. 판결선고가 날 때까지 보호소에서 나오게 해달라고 집행정지 신청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후회가 되고 무력해졌습니다. 이 힘든 소식을 A씨에게 전하였습니다. A씨가 꼭 항소를 해서 부당한 판결을 고등법원에서 꼭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거의 1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호소에서 구금되어 있던 A씨는 “보호소에 몇 달을 계속 이렇게 있어야 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원하지 않는다. 날씨가 추워져서 정말 힘들다. 다른 길을 찾아보겠다.”며 더 이상 불복하기를 포기하고, “세네갈에서 도망하여 인근의 다른 지역으로라도 가서 살아갈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출국하는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난민신청자의 구금의 위법성에 관한 앞선 판결들


난민신청자에 대한 강제퇴거명령과 보호명령 발부에 대하여 법무부의 기본적 태도는 출입국관리행정 중 외국인의 입국․퇴거에 관한 사항은 주권국가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것으로 행정청의 폭넓은 재량권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출입국관리법이 강제퇴거명령과 집행을 이원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강제퇴거명령의 집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그 전제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을 발령하는 것은 적법하며, 난민인정여부에 대한 심사가 확정될 때까지 강제퇴거의 집행을 하지 않으면 강제송환금지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에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5. 10. 20. 선고 2015누51448 판결, 2015. 7. 9. 선고 2014누59773 판결 등도 이와 같은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난민기구의 난민지위의 인정기준 및 절차편람과 지침 제192항(ⅶ)에 따르면, 난민신청자의 경우 난민인정결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일응 난민협약상 난민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설령 체제국에서 난민인정결정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난민인정절차 또는 불인정결정에 대한 소송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그 신청이 명백히 남용적인 것임이 당국에 의해 규명되지 않는 한, 그의 최초의 신청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동안 그 국가에서의 체류가 허용되어야 합니다. 2012년 9월 유엔난민기구에서 발표한 난민신청자에 대한 구금 지침 UNHCR Detention Guidelines : Guidelines on the Applicable Criteria and Standards relating to the Detention of Asylum-Seekers and Alternatives to Detention 에서도 “난민신청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나기 전까지 난민신청자들을 추방할 수는 없으므로, 난민심사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난민신청자를 추방을 이유로 구금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하다. 다만, 예외적으로 난민신청자가 단지 추방이나 이송결정을 늦추거나 피하기 위하여만 난민 신청을 하거나 결과에 불복한 것이라고 믿을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당국은 난민심사가 계속되는 동안 그들의 도주를 막기 위하여 개별적인 사례에서 필요하고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한 구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UNHCR Detention Guidelines



앞서 유사한 사안에서 서울행정법원 2013. 10. 10. 선고 2013구합13617 판결에서는 “피고로서는 원고가 난민인정 신청을 남용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원고의 난민신청에 대한 심사결정 및 이에 대한 구제절차가 종료될 때까지는 원고가 인간다운 삶을 누리며 국내에 체류할 수 있도록 배려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며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난민신청자에 대해 취업허가를 받지 않고 취업하였다는 이유로 일률적으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또한 서울고등법원 2014. 10. 7. 선고 2013누52638 판결은 난민협약 제33조 및 위 유엔난민기구의 해석을 적용하여 “본국을 떠난 후에 난민인정요건이 발생하는 이른바 ‘체제 중 난민’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난민신청자의 경우 난민인정결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일응 난민협약상 난민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설령 체제국에서 난민인정결정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난민인정절차 또는 난민불인정결정에 대한 소송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그 신청이 명백히 남용적인 것이 아닌 경우에는, 그 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그 국가에서의 체류가 허용되어야 하고, 난민인정결정을 받은 경우와 동일하지는 아니하더라도 난민신청자의 궁박한 처지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보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하면서 마찬가지로 취업허가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취업을 하였다가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을 받은 난민신청자에 대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와 유사한 취지에서 서울고등법원 2014. 9. 19. 선고 2013누49861 판결 역시 체류자격외 활동허가 규정을 위반하여 취업한 난민신청자에 대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의 비례원칙 위반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 서울행정법원 2015. 6. 18. 선고 2015구단50576 판결에서는 “강제퇴거명령의 집행이 보류된다고 하여 강제퇴거명령 자체의 위법성이 치유된다거나, 강제퇴거명령 발령단계에서는 비례의 원칙이 특별히 완화되어 피고의 재량권이 무한히 증가한다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강제퇴거명령은, 비록 관계법령에서 집행을 금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사유로든 일단 집행되어버리면 그 위법성을 더 이상 다툴 실익이 없어지므로 명령 단계에서부터 그 적법성 여부를 엄격히 심사하여야 한다.”고 보았고, 서울고등법원 2014. 10. 7. 선고2013누52638판결에서는 “피고 주장과 같이 난민 지위에 관한 행정소송 등이 종료될 때까지는 강제퇴거명령을 집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더라도 강제퇴거명령을 즉시 집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제퇴거명령의 요건에 대한 심사가 완화되어도 무방하다고 할 수는 없고, 강제퇴거명령의 발령이 정당화되거나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의 적법성에 대해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위 서울고등법원 2014. 10. 7. 선고2013누52638판결에서는 강제퇴거명령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공익과 이로 인하여 침해되는 난민신청자의 불이익을 구체적으로 형량하면서 “피고의 주장과 같이 난민지위에 관한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강제퇴거명령의 집행을 실제로 하지 아니한다면 소송 종료 전에 강제퇴거를 명할 당장의 실익을 찾기 어렵고, 다만 이를 전제로 보호명령을 발령하여 난민신청자가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난민으로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정된 경우 강제퇴거의 집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장래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난민인정신청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강제퇴거명령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보다 침해되는 난민신청자의 불이익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시하여 난민신청자에 대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은 비례원칙을 위배하여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난민신청자에 대한 장기구금의 문제


형식적으로 출입국관리법 위반이 존재하더라도 출입국이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의 발부에 대해 보다 엄격하고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위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신체의 자유의 정도가 상상 이상으로 과도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보호소는 냉난방이 제대로 가동이 되어 있지 않고 침구류로 얇은 모포가 지급되고 있는데 이 모포만으로 겨울을 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겨울 옷은 라운드 긴팔 티셔츠가 하나 지급되고 있고, 신발도 슬리퍼만 지급되고 있습니다. 양말을 살 돈이 없으면 맨발로 겨울을 나야 합니다. 면회는 1일 2회, 30분으로 제한되고 식비 예산은 1식당 1300~1400원 정도여서 음식도 열악하고, 유일하게 바깥 공기를 쐴 수 있는 운동시간은 평균 20~30분정도 인데, 이동시간을 제외하면 실질적 운동시간은 10분 정도에 불과합니다. 


외국인보호소 일반 면회실. 하루 30분만 가능하고, 수화기로만 대화가 가능하다  


출입국관리법의 '외국인 보호'는 ‘수용’의 형식으로 ‘신병을 확보’하는 제도로 사실상 ‘구금’의 성격을 가지며, 국제법적 기준에 따르면 인신의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구금(detention)에 해당합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또는 UN Refugee Agency)가 2012년에 발간한 구금가이드라인(Detention Guideline)상의 구금의 개념 정의에 따르면 ‘비호신청인의 자유의 박탈이나 폐쇄된 장소에 갇혀 자의로 떠나는 게 허락되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교도소나 특별한 의도로 건설된 구금센터, 폐쇄적 수용 (reception) 시설 등을 포함할 수 있으나 이런 장소에 한정되지는 않음.’ 이라 하여 구금을 형식이 아니라 ‘자유의 박탈’, ‘자의로 떠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 것’과 같은 실질적인 기본권 침해의 존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 이해하고 있습니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국내의 여러 외국인 보호시설은 이처럼 실질적으로 보호외국인들에게 자유의 박탈이 이뤄지고 자의로 떠나는 것이 허락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형식적으로도 형사절차에 따라 운용되는 구치소 또는 교도소와 사실상 동일한 구금시설로 존립 및 운영되고 있으므로 구금이 집행되는 시설에 해당합니다


                                                                                                (출처 : 이주노동자 후원회 홈페이지)



현행 출입국관리법 제63조(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의 보호 및 보호해제) 

①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 

②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제1항에 따라 보호할 때 그 기간이 3개월을 넘는 경우에는 3개월마다 미리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보호제도는 보호의 개시부터 보호의 연장까지 모두 행정청의 재량판단에 따른 결정에 의해 이뤄지므로 영장주의, 법관유보원칙, 독립기관결정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고, 구금의 종기 및 정기적인 사법심사 제도가 없어 위헌의 소지가 있는 출입국관리법상 보호명령으로 인해 보호외국인들, 특히 난민인정절차가 종료될 때까지 퇴거집행을 할 수 없는 난민신청자인 보호외국인들에 대해서 보호명령의 법적 한계를 벗어난 심각한 장기구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금을 중단시키는 방법도 사실상 구금의 주체인 출입국의 재량에 의존하는 것뿐이어서 한번 구금이 개시되면 위법·부당한 구금이라 하더라도 이를 신속히 종료시키기 어렵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2항에서는“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제1항에 따라 보호할 때 그 기간이 3개월을 넘는 경우에는 3개월마다 미리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외국인이 보호된지 3개월을 넘기게 되는 경우 3개월이 되기 전 보호명령서를 발급한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해당 외국인을 보호하고 있는 보호소에 계속 보호되어야 하는 사유를 문의하고 보호소에서 이를 소명하면,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는 해당 보호외국인을 보호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판단하는 절차(보호외국인에 대한 면담 등)없이 형식적으로 법무부장관의 승인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보호외국인에 대한 의견청취절차라던가 보호담당 공무원의 의견청취절차, 보호외국인의 신체 및 정신 건강에 대한 의사의 소견청취절차 등 구금의 계속성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거쳐야 하는 절차 규정이 전혀 없으며, 구금을 계속해야 하는 사유가 법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난민소송의 계속 등 외국인의 강제퇴거집행이 불가능한 사유만 있으면 구금의 계속성의 적정성에 대한 별도의 판단 없이 구금기간이 무한정 연장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참고 : 대한변협 외국인보호소실태조사 보고서)


                                                                          (출처 : 공익법센터 어필 홈페이지)


최근 2015. 10. 22.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자유권규약 위원회에서는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구금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의견을 표명 하였습니다. 


“이주구금의 기간에 법적 상한이 없는 것과 이주 아동의 구금, 그리고 이주 구금 시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우려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주구금의 기간을 제한해야 하며, 구금이 최단 기간 동안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되도록 보장해야 한다. (중략) 이주구금시설의 생활 조건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하며, 정기적이며 독립적인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난민 A씨는 물리력을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지 강제송환된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한국에 비호를 요청하여 난민신청자의 지위에 있는 A씨에 대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강제퇴거명령을 내리고 장기구금한 출입국행정과, 이에 대해 출입국 행정의 재량만을 일방적으로 존중하여 당사자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침해를 간과한 행정법원의 판결과, 그 과정에 개입하였음에도 A씨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조력자의 부족함에 분노가 자꾸만 이는 연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