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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

[후기] 시리아의 비극, 끝나지 않은 이야기(참여연대 이야기마당)


지난 10/12(월) 참여연대에서는  "시리아의 비극,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이야기 마당이 열렸습니다. 유럽의 난민문제, 시리아 내전의 원인과 현황, 시리아 난민캠프, 국내 난민문제 등 시리아 내전과 난민 문제를 다각도에서 살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야기 패널>

   유럽의 난민위기, 어떻게 볼 것인가 / 송영훈(강원대 교수) 
   시리아 내전의 비극과 돌파구 / 김재명(국제분쟁 전문가, 성공회대 겸임교수)
   시리아 난민의 못다한 이야기 / 압둘와합(헬프시리아 사무국장)
   우리안의 시리아, 국내 난민의 현황과 그 해결방법 / 김종철(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1]국제난민 문제의 특징과 경향: 인도적 위기, 정치적 무관심

 송영훈: 강원대교수


 

가장 먼저 송영훈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정치적차원에서 난민문제의 특징과 경향을 설명했습니다. 난민문제는 일반적으로 인도주의, 규범적 문제로 비춰지만 정치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2014년 말 기준 강제이주민은 5,950만명이며 매일 42천명이 집을 떠나고 있습니다. 2014년에 가장 많이 난민을 발생시킨 나라는 시리아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콩고, 소말리아 등이 뒤를 잇습니다. 난민발생국은 또한 주된 난민 수용국이기도 합니다. 구매력을 기준으로 하면 난민 수용 1-30위는 개발도상국이며 미국, 영국 등은 모두 30위 밖으로 밀려납니다.

 

대부분의 난민들은 주변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냉전기에는 선진국에서 자국에 난민들을 데려와 정착시켰지만 냉전 후 난민의 정치적 가치가 감소했고, 90년대에는 유럽 내에서 코소보 사태 등이 발생함으로써 유럽국가들이 유럽 내 난민문제 해결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선진국들은 난민들을 자국으로 데려와 수용하기보다는 주변국가에서 수용하도록 난민캠프를 설치하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난민위기: 안보와 주권, 그리고 정치의 문제

난민문제는 법적, 인도적 차원의 문제일 뿐 아니라 정치적 문제입니다. 난민 개인의 법적보호 뿐 아니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정치적 현상을 이해해야 난민문제에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정치적 속성으로 개인중심의 난민지위인정과정, 발생국 정부의 주권문제, 수용국의 안보문제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난민문제가 복잡한 이유: 개인에게 난민지위가 주어짐.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특정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 국경을 떠난 개인들이며, ‘개인별로 난민임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시리아 난민 문제에 이를 적용하면 시리아 출신이라고 모두 난민지위를 인정받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별로 난민 요건을 심사해 수용국 정부에 의해 난민지위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난민문제가 복잡한 이유: ②난민발생국의 주권과 정통성

난민신청자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한다는 것은 난민을 발생시킨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셈입니다. 이는 외교적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에 특정국가에서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을 꺼릴 수 있습니다. 또한 난민지위의 인정은 국제사회가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9월 말 유엔난민 특별회의에서 글로벌 쿼터제와 시리아 내 안전지대 설치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유엔과 국제사회가 유럽 국가에 난민수용을 강제하지는 못합니다.

 

난민문제가 복잡한 이유: ③안보의 문제

많은 나라들은 난민의 대량유입을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여깁니다. 케냐에서 소말리아 테러리스트에 의해 총기사건이 발생했을 때 케냐정부는 이를 테러리스트 개인에 국한시키지 않고 난민캠프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했습니다. 대규모 난민 유입은 정주민들과의 제한된 자원과 일자리 확보 경쟁, 정부재정의 악화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 확산 우려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난민이슈를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에 맞추어 이용하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정치적의지에 달린 난민 문제의 해결


UNHCR 대표 사다코 오가타는 "난민은 죄인이 아니다. 난민을 만든 정치와 국가, 정부의 책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난민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모두가 동의하고 있습니다. 난민문제 해결은 각 국가 지도자들의 정치적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이는 먼저 난민들을 보호하고 이들의 재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하며, 난민문제를 발생시키는 근본원인의 해결을 위해 필요합니다. 시리아 내전은 정부군 반군, IS 때문이아니라 국제사회의 공조 속에서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되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정치적 의지가 필요합니다.




[2]시리아 내전의 비극과 돌파구

김재명: 국제분쟁전문기자, 성공회대 겸임교수



시리아 내전의 발발 원인

한반도보다 조금 작은 시리아는 종파적인 분열, 지역적인 분열이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 국가입니다. 아랍어를 사용하고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이 열에 아홉이지만 서로 같은 아랍인은 아니며, 수니파가 다수이지만 독재자 바사르 알아사드는 소수인 시아중에서도 알라위라는 소수종파에 속합니다. 2011년 초 아랍민주화 영향으로 시리아 국민들도 45년 간 지속된 독재체제에 대항해 민주화를 요구했습니다. 2011315일 처음으로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일어났고, 이후 정부군과 반군사이 갈등이 격화되었습니다. 이슬람국가 (IS)가 가담하면서 내전의 양상이 더욱 복잡해져 온 가운데 현재까지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24만명의 사망자와 40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기나긴 내전 속에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군사적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국제사회
(UN)는 무능에 가까운 소극 대응을 하고 있고, 강대국들은 타산적으로 개입하거나 방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동의 복잡한 정치 지형과 종파 간 갈등이 더해져 내전의 종식이 더욱 가로막히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전은 시리아정부군 대 반정부군, 친서방반군 대 반서방반군, 이슬람국가(IS) 대 반 IS진영, 사우디 대 이란의 대리전쟁이라는 4가지 복합적인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시리아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시각차이

미국과 연합국은 20148~9월부터 IS를 공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가장 수혜를 본 것은 시리아 독재정권입니다미국의 중동정책의 두 축은 이스라엘과 석유이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보와 중동 석유산유국들의 이해관계에 초점을 두고 시리아 내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4차례 중동전쟁리아와 전쟁을 치러왔기에 시리아 내전이 지속되어 안보걱정을 덜기 원합니다. 그러나 IS가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면 이스라엘은 바샤르 알 아샤르에게 느낀 것보다 훨씬 더 큰 안보 불안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아프간에서 아직도 전쟁을 수행중인 미국입장에서는 새로운 전쟁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정황으로 인해 미국은  직접적인 개입에는 몸을 사리면서도 시리아의 친서방 반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입을 시작했습니다.


러시아는 옛 소련시절부터 시리아에 무기를 공급하는 등 오랫동안 시리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시리아 타르쿠스 항구에는 러시아 해군기지가 있는데, 옛소련 지역아 아닌 곳 중 러시아 해군이 주둔하는 유일한 지역입니다. 시리아는 러시아의 무기를 수입해왔고, 러시아는 시리아에 연간 200억 달러를 투자해왔습니다. 모호한 무력개입을 시작한 러시아는 IS를 공습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알아사드 정권에 우호적인 면모를 보이며 반군과 이슬람국가IS를 함께 공습하고 있습니다.

주변국의 대리전이 된 시리아 내전

시리아전쟁은 이익을 꾀하는 주변국가들의 대리전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중동의 시아-수니 종파 간 대립 가운데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습니다. 사우디와 카타르는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시리아의 반서방 반군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란은 아프간, 이라크에 들어선 친미정권을 견제하고 지정학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같은 시아파의 소수 종파인 알라위트파에 속하는 시리아 독재정권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R2P(보호책임)의 진실

R2P(보호책임, Responsibility to Protect)란 주권국가가 반인도적 범죄로부터 자국민 보호에 실패할 때 국제 사회가 개입할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가 축출될 수 있었던 이유는 R2P를 근거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됐고, 그에 따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비행금지구역을 설치하고 군사적 압박을 가했기 때문입니다. 시리아 내전에서도 정부군과 반군사이의 충돌이 격화되어 왔으며, 리비아 사태보다 더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적극적인 개입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개입하는 것은 각자의 이익 때문입니다. 이익이 있으면 개입하고 없으면 개입하지 않는 현실속에서, R2P란 결국 허울 뿐인 이중잣대에 지나지 않습니다.


시리아 내전을 끝장낼 해법은?

시리아 내전 종식은 군사적 해법으로는 불가능하며, 정치적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전세계적인 압력이 가해지는 가운데 국제기구의 역할이 강화돼야 합니다. 사우디와 이란 및 세력확장을 추구하는 주변국들의 화해도 필수적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아샤드 정권을 교체하고 아샤드를 전범재판에 넘겨야 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식으로 이러한 해결이 이루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3]시리아 난민의 못다한 이야기 

압둘 와합: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압둘와합 헬프시리아 사무국장은 시리아 및 주변국 난민캠프를 방문하고 느꼈던 것들을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그는 직접 겪어본 캠프의 상황은 매체로 전달되는 것보다 훨씬 열악했다고 말했습니다.


시리아 내 난민캠프

폭격이 이루어지면 가장 먼저 파괴되는 곳은 병원과 학교입니다. 반군들이 있는 지역에서는 90%이상의 병원이 무너졌습니다. 폭격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일반 질병을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게 됩니다. 응급실의 상황은 열악합니다. 응급실이라고 해봐야 그냥 일반집에 조성되어 있으며 문이 없어 누구나 들어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경험이 많지 않는 비전문의들이 수술을 집행하며, 마취약이 부족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고통속에서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압둘와합 사무국장이 병원에 방문했을 때 한 꼬마아이가 엄마와 함께 4일 동안 병원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마지막 날에 그 아이의 어머니에게 왜 이곳에 앉아있냐고 물어보았더니 편도문제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길이 멀어 왔다갔다 할 수 없어 그 곳에서 잠을 자며 기다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폭격 때문에 심각한 상해를 입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일반적인 질병을 가진 사람들은 치료를 받을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국제 단체들은 직접 시리아에 들어가지 지원물품을 전달하지 못합니다. 물품이 없기에 시리아 물가는 거의 15배나 상승했습니다. 원래 시리아는 가난한 국가가 아니었는데, 갑자기 음식과 물건이 부족해지니 사람들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헬프시리아에서 물건을 전달할 때, 행복해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압둘와합 국장은 슬픔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다른 단체들은 국경 넘어 물건을 전달할 수 없으므로 앞으로 누가 올 수 있을까하며 말입니다. 시리아 내 난민캠프에 살고 있는 이들은 시리아 밖에 있는 난민들도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다른 나라에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집이 무너져서 여권, 신분증 등의 서류가 모두 다 다라져 버려 다른 나라에서 받아주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몇 년 간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헬프시리아에서 동화책을 번역해서 가져갔더니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 자체를 신기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물품, 약품도 필요하지만 따뜻한 마음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처음 외국인을 본 아이들은 왜 그렇게 생겼는지, 눈은 왜 작은지 등을 신기해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집 밖 세상에 대해 알지 못한 채 그곳에서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레바논 캠프

난민생활하기 가장 힘든 곳은 시리아 내 난민캠프이며 그 다음이 레바논의 캠프입니다.  레바논의 난민캠프는 난민캠프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텐트를 돈주고 임대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팔레스타인 난민캠프로 인해 문제가 많이 발생했기에 레바논 정부는 시리아 난민캠프를 설치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UN은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난민캠프 설치하지 말라고 하며 레바논 정부에 텐트만 제공해주었습니다. 텐트를 받은 일반 레바논 시민들은 집 근처 땅에 텐트를 설치했고, 이를 시리아 난민에게 임대해주고 있습니다. 레바논도 가난하고 어려운 나라이기에 이를 제대로 이용하려 합니다. 살 곳이 없는 난민들은 그 곳에서 살아야 하며 한달100~150달러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텐트는 난민캠프가 아니라 관리가 어렵습니다. 난방시설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눈길을 슬리퍼 차림으로 다녀야 할 정도로 상황은 열악합니다. 반군들이 모여사는 난민캠프는 헤즈볼라가 폭격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레바논 캠프의 또 다른 문제는 국제단체들이 난민들에게 직접 지원금을 전달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지원금은 텐트 관리자를 통해서 전달되는데, 지원금의 전달 정도는 전적으로 텐트 관리자의 양심에 맡겨져 있습니다. 다수의 관리자들은 지원금을 많이 챙기고 있으며 난민들에게는 소량만이 전달되고 있습니다. 레바논은 가난한 나라라 일자리가 없고 시리아 사람들 일을 하는 가운데 억압을 받고 있습니다. 레바논 사람들이 10달러 받는다면 시리아 사람은 3달러만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텐트 관리자는 난민에게 자신의 일만을 도우라고 하며 그렇지 않으면 추방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합니다.


여성에 대한 문제도 심각합니다.
레바논 안에서도 정부군과 반군간의 갈등이 있으며 정부군을 지원하는 레바논 사람들은 독재자의 친구라며 시리아 난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가난한 여성들 잡아서 이상한 곳으로 보내거나 억지로 결혼을 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여성이 있는 난민 가정은 안전상의 문제로 인해 레바논으로 가지 못합니다.

 

터키 난민캠프

터키로 가려면 브로커에게 돈을 내고 어렵게 넘어가야 합니다. 터키에서는 시리아 난민캠프를 깨끗하게 운영하고 있고 레바논 난민캠프보다는 훨씬 상황이 낫습니다. 터키국민들은 시리아 난민들을 환영합니다. 같은 무슬림이며, 같은 지역에 살았고, 오스만시대부터 관계가 있었기에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난민들을 잘 대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난민캠프이기에 난민들의 생활이 쉽지는 않습니다. 터키에 390만명 정도의 난민이 있는데, 난민신청을 한 사람이 200만명이고, 하지 않은 사람들이 170만명 정도 있다고 합니다. 이 중에는 길거리에 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터키에서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교육은 터키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받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일도, 공부도 못한 채 안전하게만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시리아 국경 근처는 쿠르드와, IS의 공격이 이루어지는 등 사실상 안전하지 조차 못한 상황입니다.


캠프 안에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설치되어 있지만, 실제로 그 학교에 다니고 있는 이들은 지원이 필요하지 않은 잘 사는 아이들 뿐입니다. 일반아이들을 위해서는 교육이 전혀 제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한 마음으로 그곳에 가서 사람들을 돕고 있지만, 사람들의 도움보다도 더욱 절실한 것은 바로 '나라'입니다.


요르단 자타리 난민캠프

자타리 난민캠프에는 8만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 중 50% 이상이 10살 이하의 아이들입니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오며  2년 전에는 폭우로 30명이 사망했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합니다. 물이 맥주나 와인보다 비쌀 정도로 귀해서 더운 날씨임에도 물을 조금밖에 마실 수가 없습니다. 전기는 밤 8시부터 새벽2시까지 들어오기에 낮에는 전기제품을 일체 이용할 수 없습니다. 주거공간인 철로 된 컨테이너박스는 낮에 너무 뜨거워 사람이 들어가 있을 수가 없으며, 냉장고를 이용할 수 없기에 물도 뜨겁게 마셔야 하고 음식도 보관할 수가 없습니다.


난민캠프 안에 학교가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학교는 감옥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학교에 있는 요르단 선생님들은 경력도 없을 뿐 아니라 학교에서 제대로 수업을 진행하지도 않습니다. 한 교실에는 100명 정도 아이들이 있고, 전기가 들어오지도 않아 매우 덥습니다. 선생님은 한시간 정도 애들을 학교에 머물게 한 후에 집에 돌아가라고 함. 그러다 행사나 홍보촬영이 있을 때에만 아이들에게 미리 깨끗하게 오라며 선물을 줍니다. 선물을 받으려 일찍 온 아이들은 외국손님들과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삼사일 후에는 며칠 쉬라고 할 정도로 학교 상황이 답답합니다. 초등학생들이 글을 쓸 수 없는 상황이며, 아이들은  3-4년 간 한번도 공부를 하지 못한 채 난민캠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50년 이후에 영향을 미치게 될 문제입니다. 아이들이 교육받지 못하면 전쟁이 끝나도 시리아를 다시 세울 수 없습니다.



압둘와합 사무국장은 발표의 말미에 시리아 난민들에게는 후원금보다도 우리의 관심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시리아 난민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인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했습니다. 아이들이 시리아의 미래인 만큼 어른들보다도 아이들에게 신경써야 한다는 점을 다시한 번 언급했습니다. 그는 관심은 행동으로 온다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줄 것을 참가한 이들에게 요청했습니다. 

 

 


[4]우리안의 시리아, 국내 난민의 현황과 그 해결방법 

김종철: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아일란쿠르디의 사진으로 폭발적인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난민협약 상에 보면 민족, 정치, 종교. 사회적인 이유로 본국에 돌아가면 박해를 받을 위험이 큰 사람들이 난민입니다. 그리고 난민을 보호해야할 이유는 인도적일 뿐아니라 법적 의무이기도 합니다. 헌법 6조에의하면 국제 비준동의를 받아 비준한 국제협약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1992년에 비준한 난민협약을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처음 난민제도를 운영할 때 일본제도를 따라 출입국관리법에 난민관련조항을 두고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출입국관리법의 목적은 출입국을 통제하는 것이고, 난민제도는 인도적인 이유로 보호를 제공하는 것으로 둘의 목적이 전혀 달랐습니다. 이에 시민사회에서는 난민법을 독자적인 법으로 만들어야한다는 운동을 2006년부터 계속해왔고 결국 2012년에 난민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2013년 여름부터 시행됐습니다.


한국의 난민보호에 대한 평가

한국의 난민보호현황을 평가하는 데에는 ①얼마나 많은 숫자를 보호하고 있는가 난민들이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가 이 두가지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인정받는지는 난인정절차, 난민 정의의 해석문제와도 연관됩니다. 협약에 부합할수록, 절차가 투명하고 신속할수록, 인정률이높을 것입니다. 그 반대라면 인정률이 낮을 것이고요. 보호의 문제는 난민신청자, 인정자, 인도적체류지위(보충적보호)를 받은 이들 기준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는 난민에 대한 공무원의 인식, 대중의 인식과도 연관이 됩니다.

 

①한국의 난민인정률5%정도 입니다. 캐나다는 난민신청자의 35%정도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요즘 특이한 부분난민인정자는 줄이면서 인도적 지위자를 늘리는 것입니다. 자유권규약, 고문방지협약등을 보면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이 있는데 난민이 아니더라도 고문 굴욕, 비인도적인 처우를 당할 경우 본국으로 돌려보내지 못하도록 규정 되어있습니다. 난민은 박해사유가 민족, 정치적견해, 종교,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 등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은 사유를 따지지 않고 그런 처우를 받게 될 경우 돌려보내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난민의 박해 사유에 해당하지 않지만 인도적인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경우 보충적 보호라는 이름으로 인도적체류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난민으로 인정해야하는데도 보충적지위를 준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시리아난민 중 오직 3명만 난민지위를 인정받았으며 대다수인 786명이 인도적체류지위를 받았습니다. 인도적체류자의 권리는 체류를 할 수 있는 것과 취업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것 뿐입니다. 그러나 인도적체류지위자는 난민인정자에 비해 권리가 제한되며 처우가 전혀 인도적이지 않습니다.


인정률이 낮은 것은 난민의 정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와도 관계 있는데 난민법도 그렇고, 법무부도 그렇고, 난민협약에 따른 난민정의를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난민인정절차 상의 문제로는 심사의 장기화, 심사의 불투명성, 심사공무원 부족. 낮은 전문성 등이 있습니다.  난민의 경우 자신의 케이스를 입증하기 힘들고,  사회심리적 취약성이 있어 난민을 심사하는 사람이 '공동으로 증거를 찾아서 입증해보자', 이래야 하는데, 손발다 묶어놓고 '어디 한 번 입증해봐라'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난민소송을 해보면 입증정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모든 걸 다해봐도 입증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난민의 권리와 관련해본다면 난민인정자의 처우는 난민법 제정 이후 예전보다 형식적으로는 나아졌습니다. 난민법 초안을 작성할 때 북한이탈주민 지원 및 정착에 관한 법률의 지원을 차용했는데, 난민의 경우도  전혀 네트워크가 없고 이주자로서의 취약성이 있기에 권리를 제대로 누리기가 어렵습니다. 사례관리공무원을 붙여서 당사자의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해주지 않는다면 종이에 적힌 권리는 보장되기 힘듭니다.


난민신청자는 난민법이 제정되면서 취업허가, 생계지원을 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차별적으로 생계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원을 받아야 할 이들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공항에서 신청하는 경우 일반적인 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 있습니다. 구금된 상태에서 난민신청절차를 진행하는 경우 변호인과의 접견이 제한되고, 외국인에 대해서는 이주구금에 대한 구금상한이 없기에 장기구금의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는 공무원들의 인식, 대중의 인식 등 난민인식문제와도 연결이 됩니다. 아일란쿠르디 사진과 관련해 미디어에서 집중적으로 난민이슈를 조명했지만, 우호적으로 접근하는 미디어와 달리 인종차별적악성 댓글이 다수 달렸습니다. 약자가 약자를 더 괴롭히는 형국이었습니다.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이 충격적인 이유는 그 사진의 평범성에 있습니다. 더 끔찍하게 죽은 아이는 많지만, 마트에서 산 듯한 옷을 입고 언제든 깨어날 수 있는 모습으로 자는 것 같았기에 더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멀지 않은 과거에 한국전쟁, 독재정권 등으로 난민이 발생하는 국가였는데 그런 것을 쉽게 잊습니다. 난민은 평범한 사람인데 평범하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입니다. 난민보호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일어진 질의응답시간에는 난민을 지원하는 재정확충이 가능할지, 난민협약을 개정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전쟁을 종식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열띤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야기 마당의 말미에 사회를 맡았던 정재원 교수는 우리 사회에 난민에 대한 혐오적인 댓글들이 많음을 언급했습니다. 헬조선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각박한 한국의 현실 속에서 약자가 약자를 공격하는 양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주민과 여성 등에 대한 혐오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리아 문제, 난민문제, 이주자 문제 모든 영역에 있어 필요한 것은 공감할 수 있는 여유를 회복하는 것 같습니다.각 영역에서의 많은 운동을 통해, 아직은 요원해 보이는 난민 문제가 하루 속히 해결되기를 바래봅니다.


자세한 발표 내용 및 참고 자료는 참여연대 홈페이지(http://www.peoplepower21.org/PSPD_press/1369949)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