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비로 추위가 한층 꺾인 11월 14일,
난센의 모든 활동가들은 ‘난민의 재정착과 사회통합에 관한 한·미·일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10시부터 국회 본관에서 시작한 라운드테이블은 정부관계부처와 국제기구들 그리고 저희를 포함한 시민단체의 참여로
‘재정착난민제도의 일반적인 이해’라는 오전 주제부터 ‘난민의 사회통합과 재정착’이란
오후 주제까지의 프레젠테이션 및 토론을 마치고서야 끝이 났습니다.
> 여기서 재정착난민제도란?
재정착이 필요한 난민의 수는 약 70만 명인데 한해 약 7만 명만이 재정착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이 제도를 통해 대한민국
밖에 있는 난민 중 대한민국에서 정착을 희망하는 외국인을 받아드리는 것입니다
> 난민의 사회통합이란?
말 그대로 재정착한 난민이 사회에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지원을 해주는 것입니다
오전 시간엔 재정착 난민 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되는 우리나라를 위해 각국 재정착난민 수용제도뿐만 아니라
이미 그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선진 사례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후 시간엔 재정착난민의 생계취업과 교육에 관하여서 우리나라에서 난민으로 인정 받으신 두 분의 증언을 듣는 시간과
사회단체가 생각하는 재정착난민 수용정책의 방향에 대해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장시간에 걸친 회의에도 불구하고 난민에 관한 여러 분야의 관계자들의 정보 공유와 토론을 통해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는 무엇이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할 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후에 가진 저희 난센 활동가들끼리의 대화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활동가 부엉이
전체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던 좋은 기회였어요. 다양한 단체들의 의견을 들으며 정보 공유면 에서 좋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적인 부분에서 재정착난민 수용의 시기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들었어요. 당연히 한 명의 난민이라도 올바르게 정착 시키자는 취지 자체는 좋지만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난민들 조차 사회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외국의 좋은 선례만을 가지고 이론적인 정책만을 바라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의 나무가 온전히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한데 하물며 영양분이 부족한 토양에 또 다른 아기 나무를 심는 듯한 기분이라고 할까요? 시각적으로는 좋을 수 있으나 나무들이 목적대로 잘 자랄지는 의문입니다. 어쨌거나 이 시간을 통해 이론적인 부분의 정책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실용적인 방법으로 현실적 대안을 협력적으로 마련해 나가는 시초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활동가 니콜
재정착난민과 사회통합은 무엇인가, 각국가들이 시행한 재정착 모델이 우리나라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이 라운드테이블의 주요 토론 주제 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행 난민법 아래 기본 생존권보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이 시점에 재정착난민수용정책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는 회의적인 또는 현실적인 (?) 시각도 보였다. 내가 느낀 이번 라운드 테이블은 반대로 긍정적이였다. 한국에 사는 한국정책을 바라보고 활동하는 입장에서 여러가지 문제점도 많이 보여 그 분들을 오시라고 하기엔 너무 무책임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다르다. 해외난민들과 캠프난민들은 잘차려져있는 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박해로부터 벗어나게 해 줄 곳을 일차적으로 원한다. 시행착오는 제대로 된 정책으로 가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그리고 그 요소는 시작하지 않으면 겪을 수 없다. 한국은 국제적 부담 및 책임 부담을 나눌 수 있는 나라로 성장하였다고 믿는다. 그리고 아시아에서의 한국의 위상은 더이상 경제적뿐만 아니라 인도적으로도 반드시 시행되어야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토론의 장을 개최하면서 한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게 한국이란 재정착난민수용과 사회통합의 모델을 제시하고 그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활동가 로빈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사람들과 "난민"이라는 단어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회 통합"을 논하는 자리였다. 대한민국도 머지 않아 재정착난민의 수용을 향해 한걸음 나서려는 그 취지와 희망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아직은 먼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바깥의 선진사례들을 보며 추상적인 이상향을 그리는 것이 아닌, 어느 때보다 현실적이고 철저한 내면의 성찰이 필요한 것 같다. 즉 대한민국이 현 시대의 난민문제에 있어서 어느 위치에 서있는지, 난민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어떠한지, 그리고 대한민국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적 배경 안에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난민들과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더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델들을 창출하거나 좋은 선례를 외국에서 도입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현재 우리 안에 이미 자리잡고 있는 기반을 더욱 다지는 것 자체가 훗날 재정착 난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첫걸음이지 않을까.
그 다음 날은 이번 회의 차 외국에서 방문한 관계자 분들께서 난센을 방문해 주셔서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회의 때 듣지 못했던 여러 현실적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일본난민지원협회(JAR)의 관계자분들로 부터 듣는 일본의 난민 제도와 난민을 향한 사회의 반응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난민 문제에 대해서 가장 큰 주도권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정부와 시민단체 간의 소통 부족이며 이로 인해 난민의 재정착 프로젝트를 시행함에 있어서도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착난민을 수용하기 시작한 이래에 나타난 변화는 일본 사회안에서 난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일본 사회가 난민들을 향해 호의적으로 변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점차 난민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수록
현재 난민지위 인정률이 1%밖에 되지 않는 일본에도 조금씩 긍정적인 발전들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갖고 계셨습니다.
또한 이 날 우리는 난민을 소극적인 대상이 아닌 독립적인 주체로서 바라보는 관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며
단순히 물질적인 지원을 하는 것을 넘어 그들에게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야함에 함께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이틀간에 걸친 라운드 테이블동안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오고 갔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충돌하기도 했지만 공통적으로 난민들의 더 밝은 미래라는 한가지 목표 아래 이루어진 이번 한미일 라운드테이블이 탁상공론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우리 사회 가운데 실현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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