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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

화성 외국인 보호소를 다녀왔습니다

9월 11일 김성인 사무국장님, 김다애, 허현 인턴이 화성 외국인 보호소를 다녀 왔습니다.
이제 2주차 인턴의 시각으로 본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 되어 있는 두 명의 난민, 화성 외국인보호소 이야기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9:00 am 화성 외국인 보호소 가는 길...

대야미에서 사무국장님을 만난 똘망똘망한.. 그러나 유난히(?) 이 날 아침 잠이 덜 깬 부시시한 우리 인턴 두 명은 정말 원초적인 질문을 시작했다. 쉬지 않고 물어 보는 호기심 많은 인턴들과 친절하게 상황을 알려 주시는 사무국장님. 우리는 이 날 아침 차 안에서 기초적인(?) 그러나 매우 심도있는 교육을  했다. 


"난민이 왜 구금 되어 있는 거예요?"  

물론 난민 신청을 하는 사람들을 다 구금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난민을 신청 하는 중에 불법적으로 일을 한 사람들이나, 미등록 노동자, 유사한  행위를 한 외국인들이 외국인 보호소로 와서 그 후에 난민 신청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들은 난민 지위를 받거나 고국으로 돌아가기까지 이 곳에서 생활하게 된다. 

"언제까지 구금이 되어야 하나요?" 

구금된 사람들은 난민 지위를 받을 확률이 희박하다. 또 기간이 명확하게 지정되어 있지 않다. 내가 아는 어떤 난민 신청자는 3년 넘게 살고 있다. 우리가 만날 한 명의 난민은 5개월 째, 또 한 명은 3개월 째 구금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들은 나올 수 있는 방법은 고국으로 돌아 것이다. 그러나 출국 비용이 국비로 지원이 되는 예산이 너무 적어서 출국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구금된 외국인들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보호가 장기화가  되기도 한다.

"외국인 보호소 생활은 어떤가요?" 

외국인 보호소는 일시적으로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가 고국으로 돌아가기까지 일시적으로 보호하는 곳이지 난민들을 위한 인도적 보호 시설이 아니다. 보호 시설에는 쇠창살이 있고, 식단, 의료, 위생면에서 열악하다. 또 통역이 없어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의 한계가 있다. 생활이나 권리 구제 등이 언어의 문제로 잘 전달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유가 제한되어 있어 인간의 기본적 인권을 위협하는 곳이다.

"쇠창살, 열악한 인권 상황.. 보호소가 아니라 감옥 같아요.." 

2006년도에 여수 외국인보호소에서 큰 화재가 났을 때 자물쇠를 너무 많이 채운 것 때문에 신속하게 대피하지 못해 많은 인명 피해를 내기도 했다. 곳곳에 감시 카메라와 철창에 둘러싸인 생활...특히 면회는 주중에만 가능하고 주말은 허용되지 않는다. 면회실도 아크릴판을 사이에 두고 전화로 통화를 해야 되서 교도소의 면회시설처럼 느껴진다.


10:00 am 고통을 호소하는 P국에서 온 A씨와의 만남

어떤 여자분이 센터에 찾아 와서 자신의 남편이 구금 되었는데 많이 아프다고 도와 달라고 요청 했었다.
얼마나 아프신 거지?.. 
그가 먼저 헬로우라고 인사를 건네면서 옅은 미소를 보여 주었다. 마음이 조금 놓였다. 다행이다.
그러나 우리와 그 사이에 투명한 두꺼운 벽이 존재한다. 그가 감옥에 갇힌 수감자처럼 느껴진다. 
그의 목소리는 한 대의 전화기로만 흘러 나온다.
옆에 앉아 있는 우리 인턴들은 희미하게 그의 힘 없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어떻게 난민 신청을 하게 되었어요?"

그는 탈레반의 무장 괴한 침입을 피해 한국으로 왔다.
비자가 만료 되고 나서도 불법적으로 일하다가 화성 외국인 보호소로 오게 되었고 난민 신청을 했다. 

" 아픈 건 괜찮으세요?"
 
그는 지금 많이 아프다. 이빨 전체에 통증이 있어서 밥을 잘 못 먹을 정도고 계속 피도 나온다. 
의사가 2명이 있지만 진통제 정도만 받았다.
허리 디스크로 인해서 다리까지 통증이 이어져 잠을 잘 때 눕는 것도 힘이 들다. 20명이 함께 자는 방에서 그는 개인 생활을 할 수가 없다. 심지어 너무 덥고 비좁아서 그는 그 방에서 나와 복도에서 잔다.


"음식은 어때요?"

그는 무슬림이다. 음식은 매일 한식으로 나오고 그가 먹을 수 없는 반찬들이 나온다. 
그가 채식만 한다고 요청한 다음 날에도 그의 식단에 고기가 있었다. 
  
"....최대한 도와 드릴게요. 힘내세요.. " 


10:30 am 절망에 가득찬 E 국에서 온 B씨와의 만

그는 사무국장님께서 몇 개월 전부터 연락을 해 온 난민신청자다. 처음에 그는 우리 단체와 유엔에게 희망을 걸었으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점점 심리적 불안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그가 오랫동안 더 이상 난센에 전화를 해 오지 않았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 잘 지냈어요?" 

그는 건강하다고 한다. 다만 그의 눈빛은 살아 있지 않다. 아니 분노로 타오르고 있다. 
그는 빨리 보호소를 나와 어디든지 가고 싶다고 한다. 
그 곳을 감옥으로 표현하고 자신이 왜 그 곳에 있는지 이미 이성적인 판단은 흐려져 있다.
사무국장님에게 자신의 상황을 호소한다. 우리를 무능력함을 비난한다.
그리고 점점 그의 분노의 눈에 연약한 눈물이 맺혀진다.
대화를 중단해 버리고.. 덩치가 커다란 그는 뒤돌아서며 눈물을 훔친다. 


11:00 am 난민 담당 공무원과의 만남

우리는 자세한 의료 진료 상황과 그 두 분의 생활을 물어 보고자 2달 전에 새로 부임한 담당자 분을 만났다. 
이 분은 우리가 만난 난민 두 사람의 고통을 알고 있는 걸까? 그 분은 선한 미소를 가지신 분이었다.

" 저희가 만난 난민 분이 많이 아프신데 외부 병원에 데리고 갈 수 있나요?" 

우선적으로 내부에 의사 두 명이 상주해서 난민들의 건강을 체크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자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하는데에 한계가 있다. 외부 치료의 경우 일인당 오만원이 지원되고 나머지 금액은 환자의 몫이다. (오만원이면 진료 한 번 받으면 끝인데 돈이 없는 사람들은 치료를 못 받는 것이다. )상태가 심각하면 외부 병원에 갈 수는 있다. 보호소가 지정한 병원이 아니면 진료가 다르게 나올 수도 있고 앰블런스로 이동하는 문제가 있어서 내부적인 회의가 필요하다. 

" 언제까지 구금 되어야 하나요?" 

외국인 보호소의 목적은 불법 외국인 노동자나 난민 지위를 박탈당한 사람들을 고국이나 3국으로 보내는 것이다. 오랫동안 구금 하는 것은 보호소에서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국가의 세금 문제이다. 자국민의 세금으로 외국인을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지원을 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가 만난 두 명의 난민 신청자들도 이미 난민 지위가 거절 된 상태이기 때문에 돌아 가도록 권고 해야 한다.  

" 고국이 아직 위험하다면 제 3국으로 갈 수 있나요?
 
가능하다. 그도 최대한 난민들의 여권이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다. 여권이 나오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그러나 불법으로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여행증명서만이 발급되어서 고국으로 돌아 가야 한다. (즉 대부분의 구금된 난민 분들은 불법 노동을 해서 잡혔기 때문에 여권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갈 가능성이 없다.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돌아 오는 길....

나는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열악한 인권 상황과 난민 문제에 대한 답답함이 밀려 왔다.
그들이 한국 정부를 향해 품을 분노와 세상을 향한 비난과 삶을 포기 해 버릴 것이 두렵기까지 했다.
점심 식사 중 우리에게 원망의 말을 하며 등을 돌렸던 E국의 B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자신을 기억해 주고 걱정해서 찾아와 주었는데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했다.
 
......
우리가 미안하다. 
......
지금 미안하다고 말 하는 것 밖에 해 줄 수 없는 것이 미안하다. 
인턴을 하기 2주 전까지 당신의 삶에 무관심 했던 것이 미안하다.
꿈을 찾아 용기를 내어 한국으로 온 당신들 앞에 한국인으로 서 있는 것이 미안하다.

무언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함께 웃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난센 인턴 2주만에  큰 거 한 방 맞은 것 같다. 무책임한 우리 사회와 이기적이었던 나를 깨운다.  
난센 6개월 인턴 기간 동안 난민에 대해 더 배우고 고민하며
치열하게 함께 웃는 길, 좁지만 단단한, 아름다운 그 길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 


2기 인턴 허 현
   
  
     
   
 














  
  

   

  • 박채리 2009.09.16 17: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아프네요

  • 갈월동 김 2009.09.16 2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채리씨 다음엔 함께 갈 기회를 만들어 볼께요

  • 주혜 2009.09.21 1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발.

  • 김형준 2009.09.29 08: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은 환경적 동물이라 본인의 처지에 따라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나도 태국에 있을 때 수용소 안에 있을 때 모습과 3국으로 가실 때 모습은 천지차이거든요. 그들의 분노와 답답함에 너무 상처는 받지 마시길. 우리가 무능하기보다는 시스템의 부재니까. 그 부재를 잘 보고 채워나가는 것이 해결책일 뿐.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김인혜 2009.10.23 2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실이 와 닿는 글이었습니다.. 자유를 닫아 걸고 왔던 길을 돌아보게 만드는 아픔을
    그들은 하루 24시간동안 이겨내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말았으면.. 늦지 않았다면..

  •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이 나아질 수 있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