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R] 난민캠프에서의 예술활동이 갖는 좋은 이유 10가지

난민캠프에서의 예술활동이 갖는 좋은 이유 10가지

난민들이 음악, 연극, 시, 미술 등을 통해 예술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이들에게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서적, 영적인 부분에서의 생존 능력에까지 지대하게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자주 목격된다.

                                                  이라크 폭력사태를 피해 온 다마스커스에서 만난 한 이라크 출신 난민 트리

                                                 오는 2011년 그들의 첫 앨범을 내놓았다. 수익은 망명한 동포들 가운데 경제

                                                 적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 데 쓰일 예정이다. 트랜지션스(Transitions)

                                                 에는 총 15곡이 수록되었으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카눈을 연주하는 압델 

                                                 모우넴 아흐마드(Abdel Mounem Ahmad), 네이를 맡은 파디 파레스 아지

                                                 즈(Fadi Fares Aziz), 우드를 담당한 살림 살렘(Salim Salem)이 함께 연주

                                                 하였다.

 

분명, 예술활동이 모든 문젯거리에 대한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니며 빠르게 풀어낼 수 있는방안을 제공하게 되지도 않는다. 또한, 대부분의 예술행위가 시간과 영감 이상의 것을 요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경우에는 캠프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장비와 훈련을 요하기도 한다. 그러나 예술 분야에서 훈련을 받았거나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만일 당신이 난민 캠프에 살고 있다면, 음악, 시, 춤, 미술, 혹은 여타의 창의적인 활동 중 어느 무어에라도 이러한 예술활동에 참여할 만한 긍정적인 이유가 다수 존재한다. 필자가 캠프에 사는 난민들이 예술활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 10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예술활동을 통해 시간을 창의적,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캠프에서 다수 난민들에게 주어진 풍부한 자원은 바로 시간이다. 고용될 기회가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예술활동은 시간을 생산적이고 창의적으로 보낼 수 있는 한 방법이 된다. 이를 통해 에너지와 재능을 의미있는 데에 쏟아낼 수 있다. 아울러, 세계난민의 날, 종교기념일, 명절과 같은 축제의 날들을 예술 공연을 통해 기념하는 것 또한 캠프 생활을 잠시 잊고 절기의 흐름에 맞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2. 예술활동은 난민캠프에서 생활하는 데서 오는 심리적, 정서적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캠프에 사는 난민들 사이에 트라우마가 만연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에 대처하고 치유하는 체계는 난민 개개인과 공동체의 안정에서 주된 우선 순위를 점한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예술활동이 전문 심리 치료와 관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이와 같은 활동 –개인적인 것이든 공적인 것이든, 공식적인 것이든 비공식적인 것이든- 에 참여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감정과 기쁜 감정을 모두 표출할 수 있게 하고, 힘든 기억들을 마주하게 하며, 때로는 삶의 버거움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도움을 준다.

 

3. 예술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스스로의 역량과 주도성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는 당신이 추진하거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때 더욱 그러하다. 나아가서, 예술이 포함하는 놀이라는 요소가 성인과 아동 모두에게 공히 전반적으로 풍요로움을 더해주고, 심지어 난민캠프라는 여건 속에서도 즐거움을 선사할 가능성을 품게 하며, 빈곤, 강제이주, 그리고 규범적 부당함을 수용해야 하는 아픔을 경감시킨다.

 

4. 예술행위를 통해 영적 공동체와 연결될 수 있다.

종교적 활동과 의식에 참가하는 것은 영적 생활에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의식이 포함하는 예술적인 요소, 즉, 성가, 시상이 담긴 기도, 영적인 춤, 종교적인 장식 도구 등이 우리의 감각을 예배와 명상에 참여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종교적 기념일을 창의적인 표현과 축제의 행진으로 기념하는 것은 현재 참여하고 있는 종교의 전통이나 과거에 떠나 온 종교 공동체와 자신을 연결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5. 예술행위는 고향을 떠나있는 동안 전통문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유의 가락으로 노래를 부르고, 전통 수공예품을 만들고 고향 땅의 언어로 창작 활동을 하는 것은 문화적 관습을 이어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본국을 방문한 적이 없거나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하는 자녀 또는 캠프의 다른 아이들에게 문화적 유산을 전수해 줄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6. 예술행위는 다른 난민들과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난민캠프에서 집단 간의 차이를 지나치게 부각하는 것은 불화와 분열을 조장하지만, 예술행위는 우정의 제스처를 취하면서 다른 집단과 문화를 공유하게 되는 기회를 제공한다. 타 집단의 문화적, 예술적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캠프에 존재하는 이웃 집단에 대해 배우며, 캠프생활에서 그들이 기여하는 부분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할 수 있다.

아울러 예술행위는 공동체 일원들이 난해하고 불편하며 금기시된 사안을 공론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타인에게 무엇을 하거나 하지 말 것을 명령하는 대신, 예를 들어, 해가 되는 특정 행위와 그에 따른 영향을 관련된 이들에게 극을 빌어 보여줄 수 있다. 이는 해당 이슈에 대한 대화를 유도하고 공동체 일원들이 연극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된 사안을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일단 해당 이슈에 관한 침묵이 깨지기만 하면, 사안은 더욱 직접적으로 다뤄질 수 있다. 예술가들은 이야기, 노래, 춤, 시각 예술과 다른 수단들을 동원해 민감한 사안을 언급하고 공적인 고찰과 담론으로 이어가게 할 수 있다.

 

7. 예술행위는 난민과 수용국 공동체 사이에 다리를 잇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난민과 수용국 공동체 간 관계는 복잡하기도 하고, 종종 경직되어 있다. 전통 문화로서의 예술 관습을 수용국 공동체 사람들과 공유하고 수용국의 예술활동과 문화생활을 익히는 과정을 통해 연결 다리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개인적인 문화 교류는 상호 간 존중을 불러 일으키고, 서로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협력적인 도전을 자극하는 데 보탬이 되게 된다.

 

Arts in camp. Photo by Qaabata Boru              

8. 예술행위는 아동의 학습에 도움이 된다.

노래, 그림, 그리고 여타의 예술적 도구를 활용함으로써 어린이들은 상상력과 오감을 복합적으로 동원해 창의성이 떨어지는 학습 도구를 사용했을 때 가능한 것보다 효과적으로 정보를 익힐 수 있다. 시와 노래의 형태로 제시되었을 때의 정보가 습득하고 암기하기에 보다 쉬워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연극을 하는 등 참여적인 활동들을 통해 학생들에게는 생동감 있는 학습의 경험이 이루어지며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학습이 갖는 흥미진진함은 다른 형태의 교육 활동들보다 아이들의 집중력을 장기간 유지시키곤 한다. 특히나, 강제 이주에 따른 트라우마로 삶이 굴곡진 아이들은 그냥 넘겨서는 안 되는, 예술이 교육과 치료의 도구로 적절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특별한 학습 과제를 안고 있을 수도 있다.

 

9. 예술행위는 성인의 학습을 돕고, 이들이 육체적, 사회심리적, 그리고 공동체적인 건강과 안위를 증진시키는 행동을 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학습은 학문적 주제에 국한되지 않으며, 교육이라는 것은 아동에게만 적용되지도 않는다. 예술행위가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여러 가지 이유에서 예술이라는 영역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계발에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난민들은 사회 또는 건강에 대한 관심에 관하여 중요한 정보를 예술(음악, 길거리 연극, 시, 포스터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특히 문맹률이 높은 난민 공동체에서는 팜플렛이나 활자화된 소통 수단이 아닌 다른 방식들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예술은 보통 공적으로 논의하기에는 무례하고 당황스러울 수 있는 사안을 다루는 데 특히 도움이 된다. 민족 간 갈등, 가정 폭력 혹은 수위 높은 성적 행위와 같은 이슈는 길거리 연극 등을 통해 짚어볼 수 있다. 사람들이 덜 방어적인 입장에 서서 야기될 위험을 절감시키는 방식으로 말이다. 공동체적 담화는 새로운 사회 규범, 사회적으로 보다 유익한 행동을 장려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음악과 시, 시각적 이미지는 기억에 남게 되기에, 전하고자 하는 것과 이상의 새로운 사회 규범은 예술적인 수단으로 강화될 때 사람들의 뇌리에 보다 오랫동안 남게 되는 것이다. 더욱 장기간, 더욱 강렬히 기억할 수록 개개인의 행동과 사회집합의 표준은 더욱 그에 걸맞게 변화할 확률이 높다. 또한 생활 습관과 태도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도록 하는 일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10. 예술활동은 캠프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비록 당신이 문학, 시각, 공연 예술 등에서 전문가로서 활동하게 되지는 못할지언정, 자기 훈련, 창의력, 인내심과 같이 예술활동을 통해 습득한 기술은 캠프를 떠나 새로운 삶을 구축할 때 유용하게 지지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국제 비정부기구에서 마련한 지침에 따르면 예술은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데 필수적인 인도주의 목표를 장려하기 위한 잠재력 있고 바람직한 수단으로 지목된다. 예술적 표현과 문화적 표현은 세계인권선언(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과 아동권리조약(the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을 통해서도 보호받는다. 이와 같은 권리를 누릴 자유와 이를 행사할 수많은 이유들이 있기에 예

술활동과 창의적 표현의 유익함은 누구에게나 손 닫는 거리에 존재하며 이는 난민캠프라는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그러하다.

아웻 안데미카엘(Awet Andemicael)

(예일대학교 신학박사. 음악가. 작가)

원문출처: Forced Migration Review (Issue 43)

Awet Andemicael-The arts in refugee camps, ten good reasons.pdf

번역: 김지혜(난민인권센터 통번역 자원활동가)

감수: 김한나(난민인권센터 상근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