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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

[난민미술심리상담 4회] 가면만들기-2


지난 주에 이어 오늘은 가면과 어울릴만한 작품들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body-tracing작업을 먼저 하고- 그리고 커다란 도화지를 마음껏 꾸미는 것이 오늘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l  참여자들에게 주어진 오늘의 방침:

 1) 갖은 재료들을 마음껏 사용하세요!


2) 종이에 그려진 자신의 몸은 더 이상 자아(self)가 아닙니다. 단순한 도화지 + 단순한 shape으로 보시고 꾸미세요.

3) 마음과 손이 가는 데로 마음껏 표현하세요!

 

이후 참여자들은 집중하여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과 음악이 주어졌습니다. 감미로운 재즈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몰두하여 작업하는 참여자들의 모습에는 단연 개개인의 색과 개성이 보였습니다.

 

                               
                              
도화지를 미술 작품처럼 표현한 N

            

            단색으로 시작하여 물감이 마르자, 마른 물감 위로 색색을 덮어 칠한 D

사용 공간 부족으로 아예 작품을 위한 모든 도구를 가지고 옆방으로 옮겨 작업했던 김인턴,
 

                             고개도 들지 않고 작업에 열중한 오인턴,

 

                           그림을 통해 막강한 에너지를 발산한 유인턴

각자 열심히 했으나, 오늘 프로그램을 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프로그램이 끝나가는 시점이었습니다. Z씨는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며 본인이 표현한 붉은 심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겉모습은 다르지만 색이 다른 피부 내면에 위치한 심장은 모두에게 동일하다며- 모두의 심장은 좌측에 붉은색으로 뛰고 있다며 말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좌측 흉부에 뛰고 있는 붉은 색 심장- 숨을 쉬고 있는 (거의) 모든 이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심장을 인류는 공유하지만, 우리의 공감대는 그 심장을 기점으로 끝나는 것일까요? 붉은 심장, 붉은 심장나와 다른 너. 너와 다른 나. 그래서 힘든 사람과 사람간의 상황을 경험할 때 나와 상대방의 좌측가슴에 뛰고 있는 붉은 심장을 떠올려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어서 D씨 또한 제안을 합니다: “외국인또는 난민으로 대한민국에 사는 이들과 한국인들과의 대화의 장을 부탁합니다. 디베이트 형식으로 한 자리에 모여 다름(differences), 같음(similarities), 차별(discrimination) 등에 대한 대화를 하자고, 난민인권센터가 그런 을 마련하는 facilitator가 되어주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제안이었습니다.

 

D씨께서 내주신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어떤 방법으로 진행을 해 갈지- 그것은 아직 난센의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당장 좋아 보이고 좋게 들리는 생각들을 현실로 즉각 옮길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때로는 지혜로운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어느덧 난민미술프로그램을 시작한지 4주가 흘렀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질병, 불편한 교통, 언어의 장벽, 시간적인 제한 속에서도 참여하신 난민분들, 진행하시는 왕선생님 그리고 난센 식구들도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그러나 이 과정의 순간순간이 개인들의 내면을 조금이나마 비춰 내었다는 사실-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현재붙잡아야 할 순간이 아닐까요.

 

아쉽게도, 정말 아쉽게도, 미술프로그램은 이로써 1회기만을 더 남겨두고 있습니다. 참여자들이 완성한 작품을 감상하시면서 다음 주에 있을 마지막 프로그램도 많이 기대 해주세요.

 

l  특별순서: 미술프로그램의 또 다른 주인공!

매주 화요일, 엄마 아빠가 열심히 미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열심히 자고, 먹고, 놀고, 울고, 웃는 이들이 있었으니- 사실, 미술프로그램에 참여하기보다는 비니(beanie)를 푹 눌러쓴 W, 말괄량이 픽시(pixie)를 연상 시키는 H, 그리고 이날 프로그램 내내 아파서 고생했던 O- 이들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

 

엄마 아빠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이들의 놀이동무가 되어주는 A center 놀이방 모두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소개하지 못한 주인공 –“우리는 누구?”>

<엄마의 작품 감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