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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ata on Refugees

태어났지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


Ⅰ. 논의의 출발점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부부가 자녀를 출산하였을 때, 자녀에 관한 출생신고를 하는 방법은 자국의 대사관을 찾아가는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관공서가 외국인 부부의 자녀에 대한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에 대한 관공서의 공적인 출생증명을 받을 방법도 없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병원에서 발급받은 출생증명서에 외국인 부모 본인이 작성한 출생신고 서류만 있으면 구청에서 출생신고 수리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출생한 자녀에 대한 자국의 출생신고를 하는 것과 출입국관리소 비자 발급 받는데 이용이 가능하게 된다.


우리나라 제도의 경우 기존의 법체계하에서 자국의 보호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외국인 부부의 경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고국의 박해를 피해 온 난민이 우리나라에서 출산한 자녀의 경우 출생에 대한 공적인 기록을 남겨두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Ⅱ. UN 협약과 난민협약의 관련 근거 조문

UN 아동권리협약
제 7 조
1.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되어야 하며, 이름과 국적을 가져야 하며, 가능한 한 부모가 누구인지 알고 부모에 의해 양육 받아야 한다.
2. 당사국은 국내법 및 관련 국제문서상의 의무에 따라 아동이 이러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며, 국적 없는 아동의 경우 보다 특별한 보장을 해아 한다.
제 8 조
1. 당사국은 이름과 국적, 가족관계 등 법률에 의해 인정된 신분을 보존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2. 아동이 자신의 신분요소 중 일부나 전부를 불법적으로 박탈당한 경우 당사국은 해당 아동의 신분을 신속하게 회복하기 위해 적절한 원조와 보호를 제공해야 한다.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제 25 조
1. 난민이 그의 권리행사를 위하여 통상적으로 외국기관의 원조가 필요한 경우 그 기관의 원조를 구할 수 없는 때에는, 그 난민이 거주하고 있는 체약국은 자국의 기관 또는 국제기관에 의하여 그러한 원조가 난민에게도 제공되도록 조치를 취한다.
2. 제 1항에서 말하는 자국의 기관 또는 국제기관은, 난민에게 외국인이 통상적으로 본국의 기관으로부터 또는 이를 통하여 발급받는 것과 유사한 문서 또는 증명서를 발급하거나, 또는 그 감독하에서 이들 문서 또는 증명서가 발급되도록 한다.
3. 상기와 같이 발급되는 문서 또는 증명서는 외국인이 본국의 기관으로부터 또는 이를 통하여 발급받는 공문서를 대신하는 것이 되고, 또한 반증이 없는 한 공신력을 가진다.



Ⅲ. 실제 사례
A씨는 본국에서 UDPS(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을 위한 연합)의 언론 담당자이자 LINAPACO(애국국민연맹)이라는 NGO의 활동가로서 일해왔다. 2009년 7월 내전 발생 이후, 정부에 반하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기관으로부터의 수차례 체포되어 심각한 육체적, 심리적 폭행 및 협박으로 인해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가족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본국을 탈출한 A씨는 2010년 5월 21일 한국에 입국하였고, 그 해 8월 3일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난민지위인정을 신청하여 현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B씨는 2003년부터 학생 정치운동을 조직하고 정치, 경제, 사회 관련 토론 모임 등을 개최하면서 이로 인해 경찰, 군대 등과 갈등을 겪었고 2004년엔 대학생들의 전국적인 반정부 행진 중에 경찰에 체포되어 이틀 동안 심문과 고문, 구타등을 당하기도 했으며 2004년 대학교 졸업 후 2005년 6월 대규모 반정부 행진을 조직한 뒤 정부의 추적을 받기 시작했고, 결국 2005년 10월 10일 모로코로 탈출한 이후 본국에 있는 정당 지도부의 도움으로 주한ㄱ국대사관에서 일하는 사람의 도움으로 2006년 8월 13일 한국에 입국하였다.


이들 사이에서 생긴 아이가 2011년 3월 6일 새벽 ㄴ대학교 ㅇ병원에서 태어났다.

이 아이에 대하여 우리나라 관공서에서 출생신고 및 출생증명과 관련하여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위험에 놓여있다.

우리나라에서 공적으로 이 아이에 대한 증명을 남겨놓을 수 있는 방법은 외국인등록증 발급이 유일한데, 이를 위해서는 아이의 여권이 필요하나

여권의 발급 역시 자국의 박해를 피해온 난민의 지위에선 여의치 않은 것일 뿐만 아니라 여권을 발급받기 위해서라도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에 대한 공적인 출생증명을 요구한다.

결국 현재로선 병원에서의 출생증명서를 가지고 법무부의 심사를 통해 호의적인 외국인등록증 발급을 받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고 이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Ⅳ. 우리나라 법체계
우리나라는 가족관계의 등록에 관한 법률에서 출생신고 시에 자녀의 모가 한국인임을 증명하는 서면을 제출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 44조 제4항, 제71조 제 3호)
사실상 외국인에 대한 출생신고는 수리의 대상으로 규정해놓고 있지 않다.
또한 공적인 출생증명의 제도를 규정해놓은 법은 없는 실정이다.



Ⅴ. 해결방안
우리나라 땅에서 난민 혹은 난민신청자가 자녀를 출산하면, 그 자녀들은 피와 살로 현존하는 존재인데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 즉 무국적자가 된다. 현재 국내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법적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난민 혹은 난민 신청자가 출산한 자녀에 대한 외국인 등록 여부와 별개로 공적인 출생증명(부모가 누구이며, 어느 나라 국적을 가지고 있는지, 언제 우리나라 어디서 출생했는지에 대한)을 해주는 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

이는 가족관계의 등록에 관한 법령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의 개정을 통하여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이를 통해 최후의 수단으로 자국 내 국적취득의 길을 가질 수 있으므로 무국적자가 될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부모의 난민신청인정 여부에 따라 자녀의 출생증명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난민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이주아동권리보장법안이 통과되어

난민이 우리나라에서 출산한 자녀에 대한 우리나라의 국적취득을 용이하게 해 난민과 그 가족이 우리사회의 일원이 되는 과정의 어려움을 줄여 나가야 한다.

이 경우에도 국가적인 공적인 출생증명은 난민이 출산한 자녀의 최종적인 우리나라 국적취득을 위한 필요요건으로서의 의미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