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법률지원 변호사단의 구성
지금의 난민법률지원 변호사단이 구성된 것은 2017년 8월 로펌공익네트워크 소속 로펌들과의 만남으로 시작되었다. 로펌공익네트워크 소속 9개 로펌(광장, 김앤장, 동인, 대륙아주, 원, 율촌, 지평, 태평양)에서 난민인권센터의 활동가 1인의 인건비 지원, 그리고 그 중 6개 로펌 및 로펌 설립 공익재단(광장, 동인, 두루(지평), 동천(태평양), 대륙아주, 화우공익재단(화우))에서 난민인권센터에서 의뢰하는 난민사건 법률지원 협력의 업무협약을 맺게 되었다. 이후 2018년 6월 정(바른)과, 2018년 7월 경 디라이트에서도 함께 하게 되었고, 2019년 3월 경 서울지방변호사회 프로보노지원센터를 통해서도 합류하게 되었다.
난민법률지원 변호사단의 시작
최근 불안정한 국제정세, 유럽 등 주요 난민수용국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등의 원인으로 한국을 찾는 난민신청자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의 낮은 난민인정률, 엄격하고 불충분한 난민심사, 공정성 및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는 난민인정절차, 전문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이의신청 절차 및 과정에서의 청문 기회 결여 등은 난민신청자로 하여금 법원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게 하였고, 법원의 난민불인정결정 취소소송의 건수도 과거에 비하여 증가하게 되었다.
법원은 2015년 이후 난민소송의 증가로 이전에는 재정적인 상황이 열악한 대부분의 난민신청자에게 공평하게 보장되었던 소송구조제도의 문을 닫아버렸다. 주장과 증명을 필요로 하는 소송과정에서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의 제한은 소송절차에서 무의미하게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난민소송에서 의미 있는 판결은 그 하나하나가 이후의 난민사건들의 난민요건, 판단기준, 심리방법 등의 해석에 있어서 가이드가 되고, 유사한 상황에 놓인 난민신청자의 사건들의 판단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난민심사, 난민정책 나아가 사회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는 등 영향력이 매우 크다. 따라서 ‘좋은 선례’를 만들어 내는 것은 난민법률지원에 있어서 중요한 활동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한편, 난민법은 제12조에서 “난민신청자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행정심판(이의신청)·소송 과정 뿐 아니라 난민심사 과정에서도 변호사 조력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난민심사 단계에서의 변호사조력은 충분한 사건의 준비와 절차적 보장의 강화로 보다 신속하게 난민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사실상 정보부족 · 비용 등으로 변호사 접근이 쉽지 않은 난민신청자에게 이 규정은 유명무실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보편적인 변호사 조력권의 보장’과 ‘전문적인 법률지원의 필요성’은 중요한 개선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필요성에 대한 공감으로 난민법률지원 변호사단의 활동이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난민법률지원 변호사단의 활동
난센은 난민상담을 통해 사례를 발굴하여 2017년 9월부터 현재까지 난민법률지원 변호사단에 법률지원을 의뢰해 왔다.
변호사단 소속 변호사들은 직접 사건을 맡아 수행하거나, 소속된 또는 연결된 법무법인의 변호사에게 프로보노 활동으로 사건을 의뢰해 가며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나이지리아, 르완다, 미얀마, 예멘, 이란, 이집트, 우즈베키스탄, 중국, 파키스탄 등 난민발생국 출신의 정치적의견, 종교, 소수민족, 특정사회집단 구성원 등의 사유로 하는 다수의 난민신청자를 대리하여 난민신청·이의신청·난민소송을 진행해 왔다. 조력을 통해 난민(재)신청 및 이의신청 단계에서 난민인정 또는 인도적체류허가를 받기도 하였고, 오랜 소송과정을 거쳐 난민불인정결정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받아내기도 하였다.
또한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난민신청자를 대리하여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소송을 조력하면서 이 과정에서 출입국관리법의 위헌성을 제기하기도 하고,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집행정지 결정을 받기도 하였다.
그밖에도 출입국관리법 위반을 이유로 체류를 제한하고 범칙금을 부과하는 등의 각종 출입국관련 사건에 개입해 조력하고, 보호일시해제 연장 과정에 개입하기도 하고, 미등록 체류의 난민신청자를 도와 체류를 회복할 수 있도록 조력하기도 하였다. 난민이 억울하게 연루된 형사사건을 조력하고, 불기소결정에 대한 헌법소원을 진행하였으며, 공항에서 난민신청한 자의 불회부결정 취소소송 사건을 조력하기도 하였다.
한편 난민변호사단은 2018년 말 경부터 1-2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난민사건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사건 관련 교류 및 상의를 하는 정기회의를 꾸려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이집트 케이스스터디 등 공통된 이슈에 대해 관련사건 경험이 있는 강사를 초대해 효과적인 케이스 지원방안에 대해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그밖에도 국제사회에 로펌의 사회공헌과 시민단체와의 난민사건 법률지원 협력의 좋은 예로 난민변호사단의 활동을 소개하고 알리고자 하는 노력도 있었다.
난민사건 법률지원 보고회를 개최하면서
처음 변호사단의 활동이 시작된 시점으로 볼 수 있는 2017년 말부터 지금 약 2년의 시간이 지났다. 물론 실제 법률지원을 수행하는 참여자의 규모가 아직 그렇게 크지 않고, 한 사건 마다 소요되는 시간이 1-2년을 넘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난민법률지원 변호사단의 활동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진행한 법률지원의 사례를 나누고 향후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 법률지원의 방향을 고민하고자 작은 자리를 준비하였다. 이번 ‘난민사건 법률지원 보고회’를 통해 난민법률지원 변호사단의 활동을 잘 공유하고, 보다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활동을 해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들어가며_난민법률지원 변호사단의 소개 (난민인권센터 김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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