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난민 인권침해 사건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대한
난민인권네트워크 입장문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24. 9. 4. 법무부장관 및 출입국에 대하여 공항에서 난민신청을 하였지만 난민인정심사불회부결정을 받은 외국인이 이에 대한 불복의사를 밝힌 경우 불복절차 신청이 가능한 기간 동안 당사자 의사에 반하는 송환집행이 되지 않도록 제도개선하고, 출국대기실 송환집행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 매뉴얼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다(첨부 권고문). 이번 인권위의 제도개선 권고는 난민협약 제33조와 난민법 제3조가 천명하고 있는 강제송환금지원칙을 준수하여야 할 당국의 의무를 재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 사건의 피해자는 난민인정심사 불회부결정에 대해 불복하고자 하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출입국의 송환지시에 따라 항공사 직원에 의하여 강제로 송환될 위험에 처하였고, 그 과정에서 항공사 직원은 피해자에 대하여 “너희네 나라 가서 죽어 씨발”, “병신같은 년”, “왜 여기 와서 지랄이야” 등의 심각한 폭언과 모욕을 가하였다. 소제기 기한 내에 무리하게 이루어진 당국의 송환지시가 있었고, 이를 항공사가 이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혐오공격을 당하였음에도 이를 마땅히 관리·감독하여야 할 당국의 인권침해를 인정하지 않은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지난 2022. 8. 18. 부터 출국대기실의 외국인 처우개선과 인권 보장을 위하여 출국대기실을 국가가 관리와 운영하기 시작하였는데 그렇다면 출국대기실에서 송환의 공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위법하게 이루어진 인권침해에 대하여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였어야 마땅하다.
나아가 이 사건의 피해자는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았지만 위험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출국하게 되었다. 지금의 출입국항 난민인정신청제도는 도입취지와 맞지 않게 불회부결정이 남용되고 있어 공항에서 난민신청을 한 대부분의 난민신청자가 정식으로 난민인정심사 절차에 접근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법무부 정보공개청구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난민인정심사 회부율은 25.7%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행정절차는 실무상 사문화된 행정심판뿐이고 유일한 불복수단은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마저도 공항에 억류되어 있기 때문에 우연히 운이 좋아 변호사를 찾은 극소수의 신청자만이 소송을 통해 위법함을 다툴 수 있고, 변호사가 없이는 소장을 제출할 수도 재판에 출석할 수도 없다(출입국항은 소장 등의 발송 요청 시 우편 발송을 지원하고 있다고 하나 외국인 신청자의 소장 제출, 소송비용 납부 내지 소송구조신청, 준비서면 및 서증 제출 등은 현실적으로 실행이 불가능하다. 출국대기실이나 불회부결정통지 등에 당사자 스스로 불복절차를 실행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나 지원도 전무하여 신청자 자력으로 불복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현실화 되기도 어렵다). 심각한 제도적 결함이 있음에도 단순히 피해자가 단체 등에 연락을 취하였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권리구제 신청을 방해하였다는 진정을 기각하고 이에 대한 아무런 정책권고를 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
법무부는 이번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출입국항 난민신청자에 대해 강제송환금지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송환의 시도를 중단하여야 하며, 송환집행 과정에서 더 이상의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불회부결정을 남용하는 위법한 관행을 중단하고, 모든 신청자가 불복기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난민인권네트워크는 난민에 대한 부당한 인권침해에 맞서고, 공항난민의 당연한 권리가 제대로 보장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난민인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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