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활동 Activities

[공동성명]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의 백신 접근권을 보장하라

[공동성명]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의 백신 접근권을 보장하라

1.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2021. 6. 17.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3분기 시행계획(이하 ‘3분기 시행계획’)에서 2021년 9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인 3,600만명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추진단이 수립한 3분기 시행계획에는 누구보다 감염에 취약한 환경을 마주하고 있는 교도소·구치소·치료감호소 등 교정시설 수용자들과 소년보호시설, 외국인보호소 등 보호시설에 수용된 보호시설 수용자들(이하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에 대한 접종계획을 찾을 수 없다.

2.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의 접종률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75세 이상인 교정시설 수용자 207명만이 2차 접종을 마쳤을 뿐, 그 외 5만명 이상의 교정시설 수용자들과 보호시설 수용자들은 백신을 한 차례도 접종받지 못했다. 

이는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코로나19 예방접종 2분기 시행계획에서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들을 제외한 채 종사자들만을 접종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들과 대비하여 교정시설 종사자들 중 30세 이상 96%는 2차 접종을, 30세 미만 99%는 1차 접종을 마친 상황이다. 그리고 교정시설 담장 밖에서는 60대, 50대의 접종이 진행되고 있으며, 12-17세 청소년에 대한 접종도 지속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3. 국제인권기준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차별없는 백신 접근권의 보장을 요청하고 있다.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권리에관한국제규약 제12조는 수용자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도달가능한 최상의 수준으로 건강권을 보장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유엔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 제24조는 수용자들에게 사회에서 제공되는 동일한 수준의 보건의료서비스가 제공할 것을 국가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2020년 12월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접근성 가이던스’에서 차별없는 백신접근권의 보장을 강조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위 가이던스에서 취약한 사람들에게 백신 접근에 대한 우선성을 고려할 것과, 외국인보호소, 교정시설 수용자와 같은 취약한 사람들에 대한 특별한 보호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고문방지위원회 소위원회에서도 2021년 7월 8일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같은 취지에서 각 국가에게 백신접종 프로그램에 수용자들을 포함시키고 우선권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들은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다. 우리는 이미 지난 12월 서울 동부구치소 집단 감염 사태를 통해 그 위험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이러한 위태로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3분기 시행계획에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들의 접종계획이 수립되어 있지 않은 것은 취약집단에게 필요한 접종의 우선성을 외면하고,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들을 위험에 방치하는 것으로 앞서 살펴본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4.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 수립과 추진이 시급하다. 한국의 교정 및 보호시설은 대체로 정원보다 현원이 많은 과밀수용 상태에 있고, 2020년 12월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에서 확인된 이른바 3밀(밀폐·밀접·밀집) 환경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들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관심의 부족으로 인하여, 자체 의료인력과 시설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기저질환자 등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에게 필요한  외부 의료시설로의 이송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들을 후순위에 두는 것은 부당하다. 정부는 연령별 위중증 비율을 고려하여 고령자에게 접종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복지시설 등 다수인이 거주·이용하는 시설 이용자들의 감염 확산 위험이 높음을 고려하여 접종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위와 같은 우선순위의 고려가 코로나19 감염에 특히 취약한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들에게는 없었다는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앞서 살펴본 국제인권기준을 고려햇을 때, 최소한 사회와 동일한 기준에 따라 연령대별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에 대한 접종계획이 수립되는 것이 필요하다.

5.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세계보건기구가 2020. 3. 27. 발표한 국제인권기준인  ‘COVID-19 수용자 인권 지침’은 “국가가 자유가 박탈된 사람들이 공동체에서 이용 가능한 것과 동일한 기준의 보건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며, 이를 시민권, 국적 또는 이주민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위와 같은 인권의 원칙을 외면한 채, 취약한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들에 대한 접종을 후순위에 두었다.  “누구도 뒤에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는 비차별의 원칙이야말로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백신이다. 정부가 신속하게 교정 및 보호시설 수용자들에 대한 접종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길 바란다. 

2021년 7월 25일

난민인권센터,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서울인권영화제, 화성외국인보호소방문 시민모임 마중, 움직이는청소년센터EXIT,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인천인권영화제, 원불교인권위원회,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 홈리스행동, 화성외국인보호소방문, 형명재단,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수원이주민센터

난민인권센터,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서울인권영화제, 화성외국인보호소방문 시민모임 마중, 움직이는청소년센터EXIT,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인권교육센터 '들', 인천인권영화제, 원불교인권위원회,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 홈리스행동, 형명재단,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수원이주민센터,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광주인권지기활짝,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빈곤사회연대, 생명안전 시민넷, 서울인권영화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시민건강연구소, 언론개혁시민연대,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사람, 장애여성공감, 재단법인 동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게이운동단체 친구사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