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떼


난민인권센터 활동가 네 명은 올해 5월 27일 부터 6월 8일까지 인도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왜 인도냐구요~~?


인도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난민에게 피난처를 제공해온 조금은 특별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손님을 신처럼 대접하라"라는 격언이 인도 문화에 있어서 아주 핵심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만큼 인도 사람들은 박해를 피해 온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다양한 커뮤니티들(예를 들면, 유대인들, 파시교도, 2차세계대전 당시 폴란드 난민들 등)에게 머물 안식처를 제공해왔습니다.


오늘날 인도는 극심한 분쟁과 정치적 불안이 만연한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기에, 남아시아 지역 난민이동 역학의 심장부에 위치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현재 인도에는 약 11만명의 티벳트 난민과 6만명의 스리랑카 타밀 난민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소말리아, 이라크와 같은 국가에서 온 3만명의 난민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는 한국처럼 난민에 관한 국내법도 제정된 바 없고 난민지위에 관한 1951년 협약 및 1967년 의정서 가입국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티벳 난민들은 자신들과 너무나 다른 문화적, 사회적, 종교적 전통을 가진 인도라는 사회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이어가며 경계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지, 또 티베트 난민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온 난민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난민 지위를 얻을 수 있는지 그 과정을 함께 만나보시죠 :) 




인도의 유일한 난민 법률지원 단체인 아라(Ara Trust)의 멋있는 변호사님들을 만났습니다~


아라는 2013년에 처음 세워져 현재까지 약 1000명을 지원해 왔을 정도로 열정적인 단체입니다. 총 4명의 여성 변호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두 함께 UNHCR에서 일하던 동료들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종 난민불인정 이후에 도움을 줄 수 없는 UNHCR 역할의 한계를 느끼고 특별히 보다 취약한 여성과 아이들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단체를 세우셨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라는 국내법에 이미 있는 여러 인권적 조항들을 난민에게까지 폭넓게 확장시켜 적용시킬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으며 한국과 같은 난민법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합니다. 한국의 황필규 변호사님을 알고 계시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답니다 :)


그럼 인도의 난민에 대해 개괄적으로 한 번 알아볼까요? 인도의 난민은 크게 세 카테고리로 분류 됩니다. 첫째로 티베트 난민 그리고 스리랑카 난민은 정부에서 인정하는 난민이기 때문에 인도에서 완전한 보호를 받을 수 있지요. 난민법이 없기에 인도에서는 UNHCR에서 난민 지위를 전적으로 부여하는데 두번째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난민이 바로 이 UNHCR에서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사람들입니다. 여기에는 버마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이들 등이 속합니다. 이들은 강제송환의금지 원칙 아래 보호받습니다. 세번째 난민들은 정부 혹은 UNHCR 그 어느 곳으로부터도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지만 인도 특정 지역 사회에 스며들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얀마 친족 등이 이에 속합니다. 


아라는 바로 이 UNHCR에서 난민지위를 받고자 하는 난민들을 지원하는 단체로 보통 3~5회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준비된 자료와 준비된 상태로 난민지위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또 그 과정에서 제대로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법률적 지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상냥하고 차분하게 질문에 답해주던 바슈다(Vasudha)변호사(왼쪽)님, 그리고 열정적으로 말씀해주시던 함사(Hamsa)변호사님(오른쪽)




난민인권센터 얼굴 최 준 활동가, 난민 요정 이다은 활동가, 그리고 제제가 많이 필요한 김지예 활동가 열심히 듣고 있답니다~




아라에서 일하는 인턴 및 자원활동가분들은 독립된 방에서 업무를 수행중이시구요~ 서로 다른 지역에서 온 난민을 위한 다양한 언어로 쓰인 사려 깊은 안내문도 보입니다. 또 사진에는 없지만 인터뷰룸에는 둥근 탁자가 있었는데요~ 둥근 탁자는 난민들이 보다 평등하고 편안한 입장에서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신경써 가져다 놓으셨다는 말씀에서 아라분들의 난민을 향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 )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많은 지점에 대해서 공유하며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문제를 고민하며 나아가다보면 언젠가 어디에서는 한 번 더 만날날이 있기를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헤어졌답니다. 맛있는 인도 비스켓과 음료를 준비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기차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을 합니다. 10시간을 기차에 있다보니 해가 밝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해발 2000미터의 맥그로드 간즈(Mcleod Ganj) 입니다~ 이곳은 1950년대 이후 중국 공산당의 침략과 박해를 피해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망명해온 티베트 난민들이 정착한 곳입니다. 인도 정부는 티베트 사람들의 정신적인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게 이곳을 피난처로 삼을 것을 제안했고 이후 이 곳에는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들어서 티베트의 독립을 위해 싸우며 동시에 자신들의 독자적인 문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단체 록빠에 드디어 도착합니다~


록빠는 티베트 난민 사회가 경제적, 문화적으로 자립하여 궁극적으로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따라서 록빠는 일방적이고 물질적인 지원 방식을 지양하고 티베트인들의 참여기회를 만들어가는 지역 사회 순환방식의 사업을 해나가고 있답니다. 사업은 크게 네 가지로 무료 주간 탁아소, 여성기술교육, 작은도서관, 그리고 어린이 도서 출판이 진행 중입니다. 





오은영 매니저님을 만나서 이곳을 둘러보았습니다~ 록빠 탁아소에는 현재 약 40명의 아동이 있습니다. 이곳은 일하는 티베트 난민 부모를 도와 티베트 난민 사회의 자립을 지원하고자 2005년에 문을 연 이 지역 유일의 무료 탁아 시설입니다. 이곳에 아이를 맡기는 분들은 주로 아버지가 해외에 먼저 혼자 가서 정착 준비를 하고 있거나 아버지 없이 어머니 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티베트 여성들은 주로 공장이나 노점에서 일을 한다고 합니다.


탁아소를 돌아보며 놀랐던 점은 보통 난민지원시설을 떠올리면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방적인 긴급구호 방식의 지원이 떠오르는데 이곳은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삶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스스로가 지역사회 안에서 최소한의 안전망을 구축해주며 난민들의 보다 장기적인 자립을 응원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고무적인 공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도록 깔끔하게 정리된 어린이 도서관입니다~ 이곳을 기획한 매니저님은 도서관을 통해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




티베트 난민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배경과 뿌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티베트어로 된 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린이 동화책이 등장한 것은 근대 이후부터이기에 티베트에도 동화책이 많지 않고 대부분 이야기는 입을 통해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구전을 '동화책화'하고 티베트다움을 살리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 담긴 책이 바로 위에 있는 책으로 소수의 책이 출판되어있답니다~


한쪽에는 영어가, 한쪽에는 티베트어가 적혀 있는 점이 눈이 띄었는데요~ 티베트아이들은 티베트어는 물론 인도의 공용어인 힌두어와 영어까지도 함께 배운다고 합니다



이곳은 여성 수공예 작업장입니다~ 상대적으로 교육의 혜택과 가족 및 사회의 지원이 부족한 난민여성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또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나아가 능력에 맞는 일과 정당한 댓가를 받는 건강한 노동을 통해 티베트 여성들이 자존감을 갖고 사회, 경제, 정치적 지위를 향상시켜 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록빠 수익의 과반이상을 담당하는 물품 판매 수익을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텐진라&오은영 매니저님들의 환대에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사진도 한 장 남기고~


투제체~




록빠 가게에도 들려봅니다~ 차 한잔과 여러가지 예쁜 수공예 물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손으로 한땀 한땀 만든 티벳 야크가 보입니다~




△ 길가 상점 철문에 쓰여진 문구 '티베트는 자유로워지리라'



인도에는 아직도 많은 수의 인구가 절대빈곤선 아래에서 신음하며 살아갑니다. 게다가 인도는 난민지위에 관한 1951년 협약국도 아닐 뿐더러 티베트, 스리랑카 난민을 제외한 난민들은 UNHCR로 부터 난민지위를 인정받을지라도 인도 국내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인도 사회에 편입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며 생을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속에 놓이게 됩니다. 아직도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가 산재한 곳이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부는 수만의 난민들에게 국경을 열어주었습니다.


반면 난민법을 제정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홍보하여 마치 한국이 난민들을 위한 최후의 안식처인 것 마냥 희망을 심어주고도 그것을 보고 한국행을 택한 난민들을 체류목적으로 제도를 남용한다는 식으로 판단하거나 혹은 잠재적 테러리스트라는 의심을 안고 이들을 대하는 한국 정부의 이중적이며 기만적인 태도는 인도정부와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인간은 모두가 저마다의 숨죽인 절박함을 안고 살아갑니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타인을 마주해야할 필요도 여기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티베트인들의 염원을 담은 저 문구처럼 한국의 난민들 또한 자유로이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사람들 속에서 존중받을 수 있기를, 편안해질 수 있기를, 어디를 가더라도 보호받을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인도방문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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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난민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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