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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난민네트워크 제1회 수다회
‘AIDS/HIV감염과 난민’ 참가 후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김지림
  

 

들어가며

성소수자인 난민의 경우 자신의 성정체성 ·성적지향이 난민신청 과정에서의 핵심적인 사안이 아닌 이상 이를 스스로 드러낼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불과 몇 달 전 공감에서 실제 사례를 접하기 전까지, 제 머릿속의 난민은 ‘이성애자’이자 ‘건강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왜, 나는 난민 중에도 우리와 똑같이 성소수자가 있으며 우리와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걸까. 내 안의 편견에 또 한 번 놀라고 말았습니다.

게이/레즈비언/트렌스젠더인 난민, HIV/AIDS 감염자인 난민. 한국사회에서 ‘이중의 소수자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도대체 누가 어떻게 돕고 있는 것인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소수자인권운동가들과 난민인권운동가들이 모여 각자 겪은 사례를 공유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함께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의 권미란 활동가가 힘찬 첫 발걸음을 내딛어 주었습니다.

 

2. 수다회 스케치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는 2004년에 결성되어 13년 동안 활동해 온 에이즈인권운동단체입니다. 지금까지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전면 개정을 위한 활동, 에이즈환자 건강권과 국리요양병원 마련을 위한 활동 및 감염인 의료차별 실태조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감염인인 난민이 의료현장에서 배제되는 경우에 사건마다 즉각적으로 자체 해결 혹은 단체 연결을 해 왔으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해결은 장담할 수 없으나) 함께 할 의지도 인력도 준비되어 있다(^^) 고 하셨습니다.

수다회의 주제는 ‘감염인 난민’이지만 아직까지 공식화되어 알려진 사례가 없기에, 미란님의 발제는 난민과 그 결을 함께 하는 ‘감염인 이주민’관련 운동의 역사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미란님이 소개해 준 여러 사례 중, E-2(회화지도) 비자로 한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마약·에이즈 검사를 의무화하는 것은 국가에 의한 차별에 해당한다는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결정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UN의 그러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아무런 후속조치도 없는 상태입니다.

 

행성인에서 이루어진 첫 수다회의 모습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비자는 그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인데, 각 비자가 에이즈 검진을 요구하는지는 그 해당 법률로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관련된 어느 법에 (눈에 띄지 않게 조그맣게) 규정되어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를 위해서는 일일이 관련 당국에 문의를 해 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준비한 발제 후 실제 나누리+에서 지원한 감염인 난민 사례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은 후, 본격적인 난장(!) 수다가 시작되었습니다. 각 난민들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자세히 기록으로 남기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감염인 난민을 지원하기 위한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사례별로 급하게 모금을 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사례를 대상화하여 모금을 하는 데 대한 우려와 반성. 하지만 질병이 알려질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은 감염인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모금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면 감염인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

이주민의 경우에는 상호공제조합의 운영 및 여러 의료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어느 정도의 의료지원이 가능한 데 비해 난민신청자나 미등록이주민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사소한 질병에도 약값이 매우 높다는 점, 그리고 결핵이나 HIV/AIDS의 경우에는 위 이주민의 경우에도 의료 지원 제한 대상이라는 점에 대한 지적.

정부는 ① 감염이주민/난민의 증가로 인한 내국인의 감염, ② 이주민이나 난민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지원을 할 경우 치료받기 위해 입국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제도 남용의 문제를 우려하고 있는데 이는 최대한 난민인정에서의 소극적인 입장과 같은 논리로서, 남용을 우려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문제가 아니라 ‘보호제공’에 초점을 맞춘 후 남용적 신청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을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의견.

다국적 제약회사의 특허비용으로 인해 에이즈 약값이 높다는 점에 대한 지적 및 결국은 혈세로 다국적 제약회사의 주머니를 불려 준 후, 그에 대한 부담은 감염인에게 지우는 행색이라는 지적.

국내 외국인감염인에게 어느 정도의 의료적 지원을 하는지, 미등록외국인감염인에게는 지원을 하고 있는 지 여부 등을 외국(일본) 사례 등을 통해 리서치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

질병의 특성상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므로 감염인이 치료를 시작할 때는 장래 꾸준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약을 처방하게 되는데, 난민의 경우 이주민과 비교할 때도 그 지위가 불안정(재정착으로 제3국에 가게 되는 경우, 귀국으로 돌아가는 경우, 아예 다른 나라로 가버리는 경우 등)해서 지원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 등.

 

3. 나가며

입국, 난민신청, 소송의 전 과정에서 난민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이야기가 진실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난민들은 고국에서의 박해를 증명할 자신의 진술· 자료들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결국에는 ‘가짜 난민’으로 ‘결정’되어 버리는 경험을 합니다.

이렇게 가짜 난민으로 결정되고 임시로 주어진 체류자격의 기간이 만료된 후에 이들은 당장 미등록외국인의 신분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대한민국으로부터 어떤 의료적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지요.

저 스스로가 난민지원과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함께 하면서도 이 둘을 연결시키지 못하였기에 할 말은 없습니다만 ‘난민인권운동’과 ‘소수자인권운동’에서도 ‘소수자(성소수자 혹은 HIV/AIDS 감염인)난민’에 대한 관심이나 인식은 높지 않습니다. 일단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들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가능한 지원을 고민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에서 고통 받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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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난민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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